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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대한 불편한 진실김상범<세종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국민경제정책연구소 소장>
김상범<세종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국민경제정책연구소 소장>

높은 지위에 올라가게 되면 주위에는 아첨꾼이 생기게 마련이다. 아첨꾼은 지도자가 좋아하는 말만을 알려 주고, 자신을 돋보이게 하며 자신에게 적합한 것만을 전달하여 결국에는 상황을 호도하게 만든다.

제나라의 추기라는 키가 2미터 40센티미터가 넘는 신하가 있었다. 건장한 체격에 용모가  훌륭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제나라에 서공이라는 미남이 살고 있었다. 어느 봄날 추기는 옷을 잘 차려입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으쓱한 마음에 아내에게 물었다. “서공하고 자신 중에서 누가 더 잘 생겼는가?” 아내가 대답하기를 당신이 더 미남이라고 했다.

기분이 좋아진 추기는 옆방에 있는 그의 첩에게로 갔다. 똑같은 질문을 했다. 첩은 '서공이 어찌 당신과 비교할 수 있겠느냐'며 애교를 부리며 대답했다.

그를 찾아온 손님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손님은 정색을 하며, '서공이라는 사람은 당신의 용모를 절대로 따라 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세 사람이나 추기의 용모를 칭찬하니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며칠이 지났다. 서공이 우연히 추기의 집에 들게 되었다. 추기는 서공의 용모를 보자마자 아내와 첩, 손님이 말한 것들이 죄다 거짓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아내는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첩은 나를 무서워하기 때문에, 손님은 나에게 뭔가를 바라는 바가 있었기 때문에 거짓을 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당시 조정의 실세였던 추기는 이 일로 인간관계에 대해 큰 지혜를 얻게 되었다. 그는 왕을 찾아가서 이 같은 사연을 알렸다.

왕의 주위에는 왕을 지극히 사랑하거나, 두려워하고 아첨하는 사람들만 있기에 실상이 항상 왜곡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간언했다.

왕은 추기의 말을 듣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곧바로 어명을 하달하였다. 왕의 면전에서 허물을 지적하면 1등상을 내리고, 상소를 올리면 2등상을, 궁중이나 시장에서 왕을 비판하는 말을 하여 그 말을 왕이 듣게 되면 3등상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어명이 세상에 퍼지자 처음에는 허물을 지적하는 수도 없이 많은 간언들이 생겨났지만, 몇 개월이 지나자 사람들은 더 이상 왕의 허물을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이로써 제나라가 부강해짐은 물론 주위 나라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되었다.

미국의 작가 스티븐 킹은 우리 주위에서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오히려 적들뿐이라고 했다. 적들이야 말로 그 사람의 허물을 진정한 자세로 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적들이 주위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스스로의 방어막을 친다. 일상적으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친구나 배우자, 애인이며 직장에서는 부하나 아첨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우리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듣기 좋은 말로서 끊임없이 거짓말을 만들어낸다. 친구나 배우자의 거짓말은 아첨하는 자의 거짓말과는 다르다. 단지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싶지 않아서 하는 거짓말일 것이다. 반면 아첨하는 자들의 거짓말은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거짓말이다. 공통점은 이러한 거짓말들이 결국에는 진실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우리에 대한 진정한 평가를 듣고 싶으면 우리의 적으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들만이 우리가 실수하는 것에 대하여 한 치의 아량도 없이 불편한 진실만을 말하려고 한다.

진실을 얻는답시고 친구나 배우자를 어찌 내다 버릴 수 있는가? 그러나 아첨꾼들은 멀리해야 한다. 아첨꾼들을 멀리하고 진실을 듣는 방법은 단 한가지이다. 제나라 왕이 한 것과 마찬가지의 방법이다. 자신의 허물을 듣게 되면 화를 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까지 내리는 것이다. 군주론의 마키아벨리도 비슷한 논리를 제시했다.

“당신 자신을 아첨으로부터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을 듣더라도 당신이 결코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 나아가서 군주는 그의 조언자들로 하여금 말하는 바가 솔직하면 할수록 더욱 더 그들의 말이 받아들여진다고 믿도록 처신해야 한다. ... 이러한 식으로 처신하지 않는 군주는 아첨꾼들 사이에서 몰락하거나 아니면 그가 받는 상반된 조언 때문에 결정을 자주 바꾸게 된다. 그 결과 그는 존경을 받지 못하게 된다.”

문득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이 오버랩 된다. 정치역학관계에서 서로의 적이 될 수밖에 없는 여·야 이지만 그들은 결코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진실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불편한 진실을 듣더라도 결코 화를 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지도자들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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