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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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투
  • 정성은 기자
  • 승인 2018.05.3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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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 세종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김상범 / 세종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오늘은 질투에 대해서 얘기 하고자 한다. 사랑에 대한 질투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사촌이 땅을 사면 부러워 한다는 것에 대한 질투이다.

인간은 공평하기를 원한다. 공평에 대한 추구는 인간만의 성질이 아니다. 동물들도 공평하게 대우받기를 원한다는 원숭이의 실험도 있지 않은가. 공평을 원하는 것은 인간의 본질임을 의미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인간은 공평하기를 원하면서도 본능적으로 공평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인간에게 시기와 질투가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 공평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성경의 잠언에서도 '돌은 무겁고 모래는 짐이 되지만 어리석은 사람의 분노는 그 둘을 합친 것보다 더 무겁다. 화내는 것이 무섭고 진노가 폭풍 같다지만 질투 앞에서는 누구도 당해낼 수 없다'고 적고 있다.

인간의 이런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알아차린 중세의 현자가 있었다. 바로 몇 세기 동안  이탈리아의 정치와 경제를 이끌었던 메디치가문의 조반니 디비치이다. 재산으로 말하자면 삼성가문의 곱하기 10배 정도라고 하겠다. 그는 아들 코시모 데 메디치에게 유산으로 은행을 물려줄 때 자손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유언으로 남겼다.

"사업상 볼 일이 있는 것처럼 하면서 공연이 시뇨리아궁 주위를 어슬렁거리지 마라. 시뇨리아궁에서 소환장이 왔을 때만 그곳에 가고, 가더라도 소환된 사무실만 방문하고 다른 곳은 절대로 출입하지 마라. 다른 사람들이 널 주목하게 만들지 말고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라. 만약 사람들 앞에서 한다면 꼭 필요한 곳에만 너의 모습을 보여줘라. 대중들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절대로 대중들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지 마라."

메디치가의 사람들은 일반 시민들이 얼마나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서 시기와 질투를 가지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질투는 물 안줘도 잘 자라는 잡초라는 말을 코시모가 주위 사람들에게 자주 했다고 후세는 기록하고 있다.

거대한 부를 쌓은 코시모 가문의 주택을 건축할 때도 엄청난 규모의 저택을 만드는 대신에 작고 겸손한 건물을 원했다. 코시모는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피렌체 시내를 거닐 때도 절대로 말을 타지 않았다고 한다. 말을 타게 되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시민들을 내려 보아야 하고, 시민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어 질투심을 유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장거리를 이동해야 되는 경우에는 말을 타지 않고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의 탔던 것처럼 당나귀를 이용했다고 한다.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대중 앞에 나타나는 것을 삼갔다. 언제나 뒤에서 머물러 있기를 좋아했다. 이런 코시모의 생활태도는 청년시절의 고난 속에서 길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그는 매우 사려 깊었고 매사에 관대한 성향으로 모든 정적을 누르고 백성의 큰 인기를 얻었다고 마키아벨리가 코시모를 평가했었다. 하지만 코시모의 이러한 조언을 잊어버렸을 때에 그들은 결국 멸문의 운명을 맞이하고 말았다.

대한항공의 사람들이 메디치가문의 교훈을 진즉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문득 뇌리를 스친다. 질투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겸손이다. 겸손은 다른 사람의 시기를 없애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분쟁을 끝내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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