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신축건물 지하1층 전체에 서울 최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12일(수) 개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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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신축건물 지하1층 전체에 서울 최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12일(수) 개관식
  • 이원주 기자
  • 승인 2018.09.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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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세기 가옥 실제크기, VR영상 등으로 복원, 조선시대 골목길 직접 걷는다

- '15년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굴된 집터‧골목길과 생활유물 1,000여 점 원위치 보존
- 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개발과 보존의 공존 유도 첫 사례… ‘공평동 룰’ 확산
- 관람시간 평일 오전 9시~18시(매주 월요일, 1월1일 휴관), 관람료 무료

전동 큰 집

서울 종로에 올해 6월 들어선 26층 건물(종로구 우정국로 26 센트로폴리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옛 서울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투명한 유리바닥과 관람데크를 걸으면서 발 아래로 생생하게 펼쳐지는 16~17세기 건물 터와 골목길을 관람할 수 있다.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수백년 간 사용된 골목길 42m는 실제로 걸을 수 있다. 가상현실(VR) 영상기기로 그 당시 가옥 안으로 들어가 볼 수도 있다. 청동화로와 거울, 일제강점기 담배가게 간판 등 그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물 총 1,000여 점도 만날 수 있다.

땅 속에 묻혀 있던 조선 초기~일제 강점기 600년 역사가 서울 종로 한복판인 공평동에서 깨어났다. 서울시가 이 건물의 신축 과정에서 발굴된 108개 동 건물지 일부, 골목길 등 유구와 1,000여 점이 넘는 생활유물을 전면 보존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3년 준비 끝에 12일(수) 개관했다고 밝혔다.

연면적 3,817㎡로, 서울 최대 규모 유적전시관이다. 이 건물 지하 1층 전체가 조선 한양부터 근대 경성에 이르는 역사의 흔적과 유구‧유물을 원 위치에 고스란히 보존한 살아있는 ‘현장 박물관(on-site museum)’에 해당한다.

골목길 ㅁ자 집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은 그동안 다양한 전시를 개최하면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학예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발굴조사가 완료된 2015년 10월부터 전기 기본계획 수립~전시 콘텐츠 구축~전시관 조성‧개관에 이르는 전 과정을 주도했다.

특히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개발과 보존의 공존을 유도한 민관 협력 보존형 정비사업 모델의 첫 사례다. 2015년 사대문 안 공평동 정비사업 중 대단위로 발굴된 도로와 골목, 집터 같은 매장문화재를 원 위치에 전면 보존하면서도 용적률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 사업시행자의 손실을 보전했다. 서울시는 이렇게 개발과 보존이 공존하는 방식을 일명 ‘공평동 룰(Rule)’로 이름 붙여서 앞으로도 도시개발에서 발굴되는 매장문화재에 대한 관리 원칙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문안길 작은 집

서울역사박물관은 12일(수) 14시30분 개관식을 갖고 내부 공간을 소개했다. 개관식에는 박원순 시장, 승효상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위원회 위원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전시관의 핵심 콘텐츠는 각각 다른 형태의 가옥 3채(▴전동 큰 집 ▴골목길 ㅁ자 집 ▴이문안길 작은 집)를 각각 다른 방식으로 복원, 조선 한양의 집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남은 건물 터와 과거 실제 가옥을 비교해보고 당시 모습도 상상해볼 수 있다.

전시관 입구에서 바로 만날 수 있는 ‘전동 큰 집’ 터 앞에는 1/10 크기로 축소한 모형과 영상이 있어 당시 모습과 현재 집터를 비교해가면서 볼 수 있다. ‘골목길 ㅁ자 집’ 터에서는 가상현실(VR) 영상기기(총 10개 비치)를 착용하고 디지털로 복원된 집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마치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문안길 작은 집’은 집터 내에 실제와 동일한 크기로 재현했다.

핵심 콘텐츠를 포함한 전시관 내부 전체는 4가지 주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①개발과 보존의 상생(보존과 공평동 룰) ②조선시대 견평방(수도 한양의 중심) ③근대 공평동(공평동으로의 변화) ④도시유적 아카이브(도시유적 발굴지도)다.

전시관 평면도

각 전시 구역별로 마련된 진열장과 유구 위에는 2015년 당시 발굴된 유물 총 1,000여 점이 총 망라돼 있다. 인근 청진동 유적에서 발굴된 유물 20점도 함께 전시된다. 청동으로 만든 삼족화로, 중국 명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매병 조각, 청동거울, 조선 전기 무신인 구수영(具壽永)의 패찰 등이 당시 생활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한 곳에서 다량 출토된 ‘참조기 이석’ 등 생선 유체(遺體)를 통해 당시 한양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즐겨 먹었는지도 알 수 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의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9시~18시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 1월 1일은 휴관한다. 관련 문의는 전화(☎02-724-0135)로 하면 된다.

한편, 서울역사박물관은 12일(수) 오전 9시30분 개관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서울의 도시유적과 박물관’이라는 주제로 관계 전문가 5인의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된다.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별도 참가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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