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18.09.24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중략).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중략).
이준관의 시〈구부러진 길〉이다.
이 시를 읽노라면 구불구불한 에움길이 있는 넉넉한 풍경이 떠오른다. 시인의 고백처럼 아름다운 것은 곡선이다.”
한재욱 저(著) 「인문학을 하나님께」(규장, 198-19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나무가 더 멋스럽습니다. 곧은 나무의 그림자보다는 굽은 나무의 그림자가 더 사랑스럽습니다. 새들도 곧은 가지보다 굽은 가지에 더 많이 날아와 앉고, 함박눈도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입니다. 비단 나무뿐만이 아닙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굽이굽이 휘어진 강줄기가 더 정겹습니다. 길도 그렇습니다. 미끈하게 일직선으로 뚫린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구불구불 가는길이 더 눈물 나게 아름답습니다.
직선으로 나는 새는 총으로 쏘아 떨어뜨 리기 쉽지만, 곡선으로 나는 새는 겨누기조차 어렵습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둥글둥글한 사람,넉넉한 사람이 좋습니다. 어머님의 얼굴을 보면,그 짙은 주름이 어머님이 살아오신 생의 길 같습니다.
누군들 직선으로 반듯하게 펴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이리 구부러지고 저리 구부러졌습니다. 그 구불구불한 주름 길이 우리를 살려 왔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가장 닮은 어머님의 구불구불한 사랑. 감사합니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엡6:2)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