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극으로 꽃피운 인생 2막 ‘해바라기 인형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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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극으로 꽃피운 인생 2막 ‘해바라기 인형극단’
  • 강서양천신문 남주영 기자
  • 승인 2016.12.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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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째 인형극 봉사활동 펼치는 어르신들, 전문가급 실력에 입소문 솔솔

벌써 10여 년째, 봉사정신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서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인형극 공연을 선사하는 어르신들이 있다.

신정종합사회복지관(관장 원치민)의 어르신재능나눔 실버봉사대 해바라기 인형극단(단장 권복순)이다. 2005년 창단 이후 2007년 춘천인형극제 특별상 수상, 2015년 양천구 우수자원봉사단체상 수상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주 1회 연습의 끈을 늦추지 않는 부지런한 어르신들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연습 준비가 한창인 신정종합사회복지관의 한 사무실에서 해바라기 인형극단을 만났다. 총 9명의 여성 어르신으로 구성된 극단에서 단장을 맡고 있는 권복순 어르신은 창단 시절부터 꾸준히 활동해온 ‘전문가’다.

“10여 년째 인형극을 계속 하다 보니 안팎으로 전문가라는 평을 들어요. 극단에 대해 입소문도 제법 나서 양천구는 물론이고 동작구나 은평구처럼 먼 곳에서 불러주는 일도 많죠.”

단원들끼리는 ‘유랑극단’이라고 한다며 유쾌하게 웃었지만, 봉사활동이 힘들 때도 많다. 가정집을 개조한 작은 어린이집에서 무대를 꾸며야 할 때는 공간이 좁아 고생을 하고, 4층 계단을 모두 걸어서 장비들을 옮겨야 할 때도 있다. 장막 위로 인형을 들어 올려 움직여야 하는 인형극의 특성상 공연을 마치고 나면 모두 어깨가 뻐근해진다.

그뿐만 아니다. 최근 해바라기 인형극단은 신작인 ‘신 흥부와 놀부’를 내년부터 공연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하나의 신작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극본을 쓰는 것부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연구하고, 서로 역할을 나눠 공연용 녹음 디스크를 만드는 것까지 모두 단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인형 하나의 가격이 30만 원선으로 한 작품당 500만 원가량의 제작비가 소요되는 만큼 후원도 절실하다. 해바라기 인형극단은 그 모든 노고를 아이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원동력 삼아 기꺼이 감내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매일 똑같은 작품만 보여줄 순 없잖아요. 그리고 우리도 매일 같은 극을 연기하려면 재미가 없거든요. 우리가 즐거워야 아이들도 즐겁죠.”

스스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오랜 봉사의 비결인 셈. 김예숙 할머니는 “원래 동화 구연에 관심이 있었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동화도 좋아하고 인형도 좋아하니까 좋은 거다. 공연을 하며 아이들과 어울리다 보면 나도 아이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 어르신 모두가 “아이들이 좋아해주면 정말 기쁘다”며 보람으로 피로를 잊는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좋아해주는 모습이 모두 힐링이고 약이에요. 극단 활동은 이제 저희에게 생활이나 다름없어요. 앞으로도 계속, 원하는 곳 어디든 달려가 봉사할 계획입니다.”

지난 19일에도 해바라기 인형극단은 양목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형극을 선보였다. 내년부터는 새로이 선보이는 ‘신 흥부와 놀부’를 중심 삼아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단원은 상시 모집 중이다. 관심 있는 어르신이라면 지금 당장 극단의 문을 두드려보시길 바란다. (02-2693-1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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