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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아름다운 벗?송란교/성동신문 논설위원
송란교/성동신문 논설위원

벗은 또 다른 나의 모습이다. 마테오리치는 벗을 '나의 반쪽'이며, '제2의 나'라 하였고, 연암 박지원은 '피를 나누지 않은 형제'라고 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나 내 편이 되어주는 단 한명의 진실한 벗만 있어도 인생을 아름답게 살고 있다 할 것이다. 또 그런 벗이 있다면 이 험난한 세상을 함께 헤쳐 나갈 지혜와 힘을 얻을 수 있고 마음이 든든할 것이다. 

'벗을 삼다', '벗하다', '벗을 트다'는 말들은 만남에서 서로 허물없이 친하게 사귄다는 뜻일 게다. 한자인 우(友)는 왼손을 나타내는 수(手)자와 오른손을 나타내는 우(又)자를 어우른 글자로, 손을 마주잡고 서로 도우며 더불어 친하게 지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벗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말로는 친구, 동무, 우인(友人), 붕우(朋友),  동료, 동지 등등이 있다.

가슴속에 오래 남아있는 벗들과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었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벗과의 참다운 우정은 삶에 동력을 준다. 그래서 우리는 벗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묻고 답을 얻기도 한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에서 '같이 있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면 좋은 친구는 아닐 것이고, 벌써 이렇게 됐어 할 정도로 같이 있는 시간이 빨리 흐른다면 그는 정다운 사이일 것'이라고 했다. 유안진 시인은 '지란지교를 꿈꾸며'에서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할 친구가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자(孔子)는 사귀어서 유익한 세 부류의 벗과 해(害)가 되는 세 부류의 벗에 대해 설파했다.

논어(論語) 계씨편(季氏篇)에 나오는 것으로 '익자삼우(益者三友)'는 우직(友直), 우량(友諒), 우다문(友多聞)이다.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 견문이 풍부한 사람을 벗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손자삼우(損者三友)'는 우편녕(友便?), 우선유(友善柔), 우편선(友便羨)이다. 구변이 좋으나 심술이 바르지 않아 아첨을 잘하는 사람, 유순한 척 하면서 성실하지 못한 사람, 탐내고 부러워만 하는 사람을 벗하면 해가 된다는 것이다. 불경에서는 선우(善友)와 악우(惡友)로 구분하기도 하였다

고전에서 자주 언급되는 아름다운 벗 이야기를 찾아보면 '관포지교(管鮑之交)', 절대적으로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 '문경지교(刎頸之交)', 잘못을 깨우친 후 목숨까지도 내어줄 정도의 우정을 말하며 육단부형(肉袒負荊), 부형청죄(負荊請罪)라는 단어와 연관이 깊다.

'제포지의(?袍之義)', 옛 정을 잊지 않고 의리가 있는 우정을 뜻하며 탁발난수(擢髮難數)와 관련이 있다. '백아절현(伯牙絶絃)', 내가 의도한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친구, '지란지교(芝蘭之交)', 향기롭고 고상한 우정을 말하며, 금란지교(金蘭之交)도 함께 쓰인다. '수어지교(水魚之交)', 매우 친밀하게 사귀어 떨어질 수 없는 사이, '송무백열 혜분난비(松茂柏悅,蕙焚蘭悲)'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친구를 말하여 토사호비(兎死狐悲)도 비슷한 뜻이다.

인생에서 허물없는 벗을 만나기도 힘들지만, 벗과 참다운 만남을 유지하면서 오랫동안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것은 더욱 힘들다. 관포지교가 지금껏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존경과 칭찬, 인정과 배려보다 경쟁과 비난, 무시와 탐욕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관중과 포숙처럼 참된 우정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오랫동안 배려해주는 친구가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차라투스트라'는 '인간의 상호관계 중에서 최고의 형태는 관계 맺는 자들을 창조자로 발전시키는 것'이라 하였다.

우정은 화분에 심어 놓은 꽃을 가꾸듯 정성을 들여 제대로 돌보아야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날 수 있다. 힘써 가꿔야 한다. 진정한 친구가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는 말은 기쁨이 두 배로 커졌을 때의 즐거움보다 슬픔을 반으로 나누었을 때의 위로감이 훨씬 더 크다는 뜻이다. 어떤 경우라도 항상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가 있어 결코 외롭지 않다.


성동신문  sdnews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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