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병(骨 뼈 “골”)이 들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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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병(骨 뼈 “골”)이 들었구나…
  • 강서양천신문사
  • 승인 2019.02.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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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상식

이대희 원장  유림한의원

동의보감 아치편(牙齒篇)에서는 이는 뼈의 나머지로 신이 그 영양을 맡고 호흡하는 문호가 된다고 했으며, 이는 뼈의 끝이며 골수가 이를 기르고 신이 주관하며, 이와 뼈는 신을 나타낸다고 이야기 했다(齒者 骨之餘 腎主營養 呼吸之門戶也<得效> ○齒者 骨之所終 髓之所養 腎實主之 故經云 腎衰則齒豁 精盛則齒堅 虛熱則齒動<直指> ○牙齒骨 屬腎之標也<入門>).

 

아내가 설 전부터 볼을 가끔 부여잡는 모습을 보였는데 물어보니 괜찮다고 하더니 설이 끝나고 나서야 이실직고한다. 1년여 전 치료했던 이가 지인과의 모임에서 뜨거운 요리를 먹는 순간 뭔가 딱 하는 소리와 함께 고장이 났다고 한다. 그 전에도 이 때문에 고생했던 일이 생각나서 이 일을 어떻게 하나 싶은 걱정도 들고, 명절 전후라 치과 방문할 시간도 여의치 않은데다 진료와 학회 업무로 바쁜 나에게 신경을 쓰게 하기 싫었나 보다. 마음이 짠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떤 병이든 아프기 시작하면 고생인 건 마찬가지지만, 치통을 겪어 본 분이라면 이와 잇몸의 참기 힘든 통증은 상상하기도 싫을 것이다.

모임 며칠 전부터 잇몸이 조금 쑤시고 아침부터 좋지 않은 컨디션에 허리까지 시큰거렸다고 했다. 평소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아내가 찬바람이 그날따라 더 꺼려졌지만 무리하게 모임에 나가서 차가운 음료와 뜨거운 음식을 입안으로 넣은 탓에 이가 견디지 못한 모양이다.

아픈 이 쪽으로 씹는 순간 몸의 잘 돌아가던 수레바퀴의 부실한 부분이 작게 “탁”하면서 부서진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다시 동의보감을 살펴본다.

이에 병이 생기면 찬 것과 뜨거운 것을 싫어한다고 하여 경락 유주상 위쪽 이가 아픈 것은 족소음 신경의 허열에 속하니 세신탕으로 치료하고, 아랫니가 아픈 것은 수양명 경락의 허열에 속하니 백지탕으로 치료한다고 하였다( 齒病惡寒惡熱 ○上片牙痛 亦屬足少陰腎經虛熱 宜細辛湯 下片牙痛 屬手陽明虛熱有風 宜白芷湯<醫鑑>). 아내의 상태는 신허로 인한 허열로부터 시작되었으리라….

명절 전후로 몸이 무리가 가고 급작스런 추위와 함께 기력이 떨어지면서 몸의 원기가 떨어짐을 알고는 있었는데 그 상태의 안 좋음이 종종 아프던 이 그 중 윗 어금니의 탈로 나타난 것이다. 한의사로서 평소 가족의 몸의 상태를 잘 살피고 거기에 대응한다고 하는데도 이리저리 바쁜 생활인의 한 사람으로 만전을 기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마침 집 근처 치과 원장님의 꼼꼼한 치료로 다행히 아픈 것은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잘 치료되었다 하지만 또 피곤해져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아플 수 있으니 한약도 드시고 하라며 함께 웃으며 치료를 마쳤다 한다.

 

아내의 치과 치료 중 그리고 치료 후에 안 좋은 몸을 체크하고 한약처방을 해서 복용하게 하고 있다. 특히 이는 앞에 언급한 동의보감에 나와 있듯 뼈의 나머지임을 기억해야 한다. 단지 근육의 통증 뿐 아니라 밖으로 드러나 있는 ‘뼈’이다. 골병이 괜히 골병이겠는가.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인 듯하다.

종종 치과 치료를 받으러 다니시면서 쉽게 몸살도 많이 하는 환자들을 자주 본다. 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내 몸의 좀 더 중심부가 약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봄이 오기 전 한겨울 추위와 또 따뜻함이 함께 있는 환절기인 요즘 가족뿐만 아니라 나도 몸을 좀 더 따듯하게 하고 한약도 먹으면서 뼈의 일부인 치아, 골병에서 벗어나도록 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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