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공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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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공리주의)
  • 서울로컬뉴스
  • 승인 2019.03.1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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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19.03.12

(2019.2.15 창경궁 춘당지) 사진: 김광부 기자

“거리에서 거지를 줄일 목적으로 나온 이 계획은 공리주의 논리를 생생히 보여준다.  벤담은 우선, 거지와 마주치면 두 가지 측면에서 행복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이 많은 사람이라면 동정심이라는 고통이, 정이 없는 사람이라면 혐오감이라는 고통이 생긴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거지와 마주치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공리가 줄어든다. 따라서 벤담은 거지를 구빈원으로 몰아넣자고 제안했다(중략).  결국 구빈원으로 끌려가는 거지들이 어떤 불행을 느끼든, 그러지 않을 경우 일반 대중이 겪는 고통의 합이 그보다 크다는 게 벤담의 결론이다.”

마이클 샌델 저(著) 이창신 역(譯)「정의란 무엇인가」(김영사, 56-57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무엇이 정의인가?  마이클 샌델이 400쪽이나 넘는 책에서 설명해야만 할만큼 어려운 문제입니다.  샌델은 이 책에서 정의를 “분배 정의”로 한정 지으며 공리주의적 정의, 자유주의적 정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공동체적 정의를 주장합니다.

공리주의자들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가져오는 행위나 결정이 정의로운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책에는 벤담이 거지에 대한 정책을 제안하면서 공리주의를 적용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거지를 포함한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거지는 모두 수용소 시설에 몰아넣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왜냐하면 거지가 아닌 사람이 거지를 길거리에서 만나는 것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라는 이유입니다.  즉, 거지가 길거리에 있음으로 해서 거지들이 얻는 행복의 합계보다, 거지가 수용소에 있음으로 해서 거지가 아닌 사람들이 얻는 행복의 합계가 더크다는 것입니다.

샌델은 이런 공리주의적 정의는 옳지 않다고 합니다. 첫째는 정의와 권리를 원칙이 아닌 ‘행복의 합계’ 라는 계산의 문제로 만든다는 점이고,  둘째는 인간 행위의 가치를 하나의 도량형으로 환산해 획일화하면서 그것들의 질적 차이를 무시한다는 점입니다.

누가복음 15장에는 ‘잃은 양 비유’ 가 나옵니다.  공리주의적 입장에서 보면 아흔 아홉마리 양을 들에 놔두고 한 마리 양을 위해 길을 나서는 목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다시 찾은 한 마리 양 때문에 잔치를 벌이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일 것입니다.  이말씀은 아흔 아홉 마리에 대한 소홀함이 초점이 아니라,  잃어버린 한 양에 대한 사랑이 초점입니다.  공리주의로는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이처럼 사랑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아내기까지 찾아다니지 아니하겠느냐” (눅15:4)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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