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촛불이 모여 세상을 비추니 지금 어두워도 내일 더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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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촛불이 모여 세상을 비추니 지금 어두워도 내일 더 밝아질 것이다
  •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 승인 2016.12.2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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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이 물러난 이후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드라마가 재미없고, 개그가 싱거울 정도다. 대통령과 그 측근의 권력남용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에만 생긴 일이 아니다.

1987년 민주화운동으로 국민들이 직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확립했다.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하는 후진국에서는 벗어났지만 제왕적 대통령을 견제하는 장치는 또 미흡했다. 권력이 사유화되면서 ‘상식이 통하는 사회’는 멀어지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쳐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대통령 한 사람만 탄핵한다고, 새로 대통령을 뽑는다고 살 만한 세상이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촛불은 이제 시작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를 불행하게 했던 그 시스템을 탄핵하기 위해 더 큰 대열을 만들어야 한다.

검찰조사에 이은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다. 특검도 시작되었다. 탄핵심판을 위한 헌재의 심리도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의 모든 사법적 장치들이 동원되었다. 검찰보다 언론이 먼저 수사하고, 무죄추정의 원칙도 없고, 수사내용도 확인되지 않은 루머수준으로 공개된다. 정파에 따라 입맛대로 떠들어도 그것이 맞는지 틀리는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을 지경이다.

대통령 개인을 욕보일 필요는 없다. 7시간 동안 뭘 했는지 물어볼 것 없이 7시간 동안 대통령으로서 아무 조치를 하지 못한 것 자체가 탄핵감이다. 대통령 지시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죽어가는 아이들도 구조하지 않는 구조를 탄핵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여성으로서 피부시술을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누구에게 시술을 몇 번 받은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 때문에 공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 변명으로 넘길 수 없는 과오이다.

나아가 여고생에게도 성형하도록 하는 사회, 속은 텅 비어 남이 써준 연설문을 더듬더듬 읽는 수준이라도 얼굴만 가꾸면 편해지는 세상, 그래서 남자들도 화장하는 세상을 탄핵해야 한다.

재단을 만들어 재벌로부터 기부를 강요해 사적 이익이 되도록 사용한 것은 반드시 탄핵되어야 한다. 더불어 재벌의 부정한 돈을 권력이 나눠 쓰는 구조가 탄핵되어야 한다. 돈을 써서 권력에 빌붙으면 더 많은 이윤을 챙길 수 있는 경제를 탄핵해야 한다. 그래야 성실히 일하고, 공정하게 경쟁하고, 더 많이 노력해서 더 나아질 수 있는 희망이 시작된다.

부모가 권력이 있어서, 돈이 있어서 입시경쟁으로부터도 자유로웠다는 것은 우리사회가 정한 경쟁의 법칙을 조롱한 것이다. 이 계급차별의 구조를 탄핵해야 한다. 스포츠 육성, 영재육성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권력의 판단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반칙하는 사람에게 그에 맞는 처벌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모든 사단의 근원이다. 불공정경쟁, 범죄행위로 인한 수익금은 몰수가 당연하다. 더불어 범죄행위로 인해 개인 및 사회적 피해까지도 보상하도록 제도화되어야 한다. 사법부의 범죄방조 행위에 대해서도 강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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