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중간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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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중간고사.
  • 강서양천신문사
  • 승인 2019.04.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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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 원유림 한의원 원장

한방상식

이대희 원장 유림 한의원

따뜻한 날씨에 꽃망울이 하나둘씩 피어나는 좋은 계절이다.

며칠 전 진료실을 똑똑하고 두드리며 모녀가 들어왔다. 허리 통증으로 추나 치료를 받고 좋아지신 환자가 딸을 데리고 내원한 것이다. 출근길에 본 꽃망울 같이 고운 고등학생이었는데 중간고사를 앞두고 걱정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총명탕이나 체력보강을 원하나 했는데, 그게 아니라 학기가 시작하면서 이제 곧 중간고사가 앞으로 다가오는데 평소 생리통 때문에 너무 힘들어 한다고 했다.

공부 머리도 있고 의지도 있어 열심히 하는데 이 기간만 다가오면 본인도 어쩔 수 없는 몸 상태에 아랫배 통증과 두통으로 속상해 한다고 한다. 진통제 한두 알로 진정되고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래서 생리 기간에 학교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바로 한의원으로 내원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이런 부분은 한의학적인 치료가 아주 잘 듣는 분야 중 하나이다.

 

동의보감에 보면 ‘월경부조’라 해서 설명이 나온다.

‘월경이 고르지 못하다는 것’은 날자가 앞당겨지거나 늦어지는 것과 양이 많아지거나 적어지는 것을 말한다. 월경이 끝난 다음 배가 아픈 것은 허하기 때문이며, 양이 적고 색이 연한 것은 혈이 허하기 때문이며, 양이 많은 것은 기가 허하기 때문이다. 월경이 있으려고 할 때 아픈 것은 피가 모였다가 흩어지지 못하고 덩어리가 되어 막혔기 때문이며, 월경색이 검붉은 것은 월경이 막힌데 열이 겹쳤기 때문이다(月候不調之由或前或後或多或少凡行後作痛者虛也小而淡者血虛也多者氣虛也其將行作痛及凝塊不散者滯也紫黑色者滯而狹熱也<丹心>).

월경이 고르지 못하면서 아프거나 열이 겹치는 것도 있으며 또한 월경날짜가 앞당겨지거나 늦어지는 것이 있는데, 앞당겨지는 것은 열이 있기 때문이고 늦어지는 것은 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늘 아픈 것이 있고 월경 전후에 아픈 것이 있으니 늘 아픈 것과 월경 전에 아픈 것은 혈이 몰렸기 때문이고, 월경이 끝난 뒤에 아픈 것은 혈이 허하기 때문이다. 늘 열이 나는 것이 있고 월경할 때만 열이 나는 것이 있으니 늘 열이 나는 것은 혈이 하하고 적이 있기 때문이며, 월경할 때만 열이 나는 것은 혈이 허하기 때문이다(月候不調之中有兼疼痛者有兼發熱者其不調之中有趲前者有退後者則趲前爲熱退後爲虛也疼痛之中有常時作痛者有經前經後作痛者則常時與經前作痛者爲血積經後爲血虛也發熱之中有常時發熱者有經行發熱者則常時爲血虛有積經行爲血虛有熱<丹心>)

 

이런 설명과 함께 그 치료법으로 월경이 있으려고 할 때 배가 아픈 것은 피가 잘 나오지 못하는 것이므로 청열조혈탕이나 사물탕에 현호색 고련근 봉출 향부자 도인 홍화 황련을 써야 하며, 월경이 끝난 뒤에 배가 아픈 것은 허하고 열이 있는 것이므로 팔물탕을 가감하여 써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臨經行腹痛此血澁故也宜淸熱調血湯又四物湯加玄胡索苦練根蓬朮香附子桃仁紅花黃連○經行後腹痛乃虛中有熱八物湯加減服).

 

생리통에는 기본적으로 아랫배의 통증부터 두통, 생리 즈음에 더 심해지는 여드름 같은 피부 트러블부터 시작해서 그 증상도 다양하다. 위의 동의보감 내용에서 보았듯이 다양한 원인 분석으로부터 다양한 처방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마침 생리통으로 항상 고생하던 딸을 둔 다른 단골 환자분이 오셔서 올해는 좀 어떠냐고 물어보니 안 그래도 원장님께 감사하다며, 작년 가을쯤 한 달 분의 약을 먹고는 그동안 고민이었던 생리통 없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다. 나 역시 학부형의 입장으로 그분의 말에 진심으로 기뻤다.

오늘 온 학생도 이 좋은 계절, 본인의 노력을 다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되길 바라며, 열심히 후회 없이 공부 하고 아름다운 계절과 꽃송이를 실컷 감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맘이 가득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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