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민들, “열병합발전소·수소생산기지 절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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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민들, “열병합발전소·수소생산기지 절대 반대”
  •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기자
  • 승인 2019.07.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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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앞 대규모 항의집회…안전성 우려 시설 설치 규탄

 

강서구 마곡·방화동 주민들이 8일 오전 강서구청 앞에서 열병합발전소 증설 및 수소생산기지 구축을 반대하는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서남물재생센터 내에 건립 중인 열병합발전소와 함께,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와 노르웨이 수소충전소 폭발사고 등으로 수소충전소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안전성이 우려되는 시설을 강서구에 잇달아 설치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해당 사업들은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사전 설명이 없었고, 강서구에 소위 ‘혐오시설’들이 집중되고 있다는 데에 주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이날 강서구민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오익건, 이하 비대위)는 “그동안 강서구민들은 김포공항의 소음 공해, 서남하수종말처리장에서 나오는 악취 공해, 방화건폐장에서 내뿜는 미세먼지 공해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환경에서 수십 년을 고통 받으며 살아 왔다”면서 “구민들이 생업에 분주해 방관하고 있는 사이에 우리 강서구는 온갖 유해물질들이 다 모여드는 쓰레기장으로 변해 버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피해 당사자가 될 지역 주민들에게 사전 설명회나 공청회도 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하는 서울시와 강서구청의 밀실 행정에 대해 강력 규탄하며, 열병합발전소 건설과 수소생산기지 구축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강서구에 따르면, 서울에너지공사는 2011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집단에너지사업(열병합발전시설) 허가를 득해 2017년 1단계 열공급시설을 준공했고, 2023년 완공을 목표로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열병합발전시설은 천연가스(LNG)를 태워 열과 전기를 생산해 마곡 등 강서지역에 열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로, 10여 년 전 마곡지구를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지역 지정을 통해 계획된 사업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이날 비대위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마곡 열병합발전소는 민선 4기인 2007년에 목동시설과 같은 소각장과 열병합시설, 일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계획됐다가, 제가 민선 5기에 취임한 후에는 여러분과 함께 그 사업에 끝까지 반대했다. 결국 소각장 계획을 철회하고 당시 친환경 방식이라고 하는 도시가스(LNG)로 1단계는 목동시설에서 열을 받아 쓰고, 2단계는 목동시설이 노후해 언제 열 공급이 멈출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마곡에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마곡시설의 설비용량이 목동시설의 12배가량으로 증설되는 데다 LNG 발전이 더 이상 청정 에너지 생산시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심각한 주민 피해를 우려했다. 이에 따라 ▲설비 교체를 통해 목동시설을 증설해 사용하거나 ▲식물원과 아파트 단지, 학교가 인접해 있는 현 위치 대신 오곡동 유휴부지에 이전 건립할 것 ▲원안대로 식물원 옆으로 옮겨줄 것 등 3가지 안을 제시했다.

비대위는 최근 개화동 강서공영차고지에 구축 계획이 알려진 수소생산기지에 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사업에 강서구가 선정된 데 대해 구는 서울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강서구를 대상지로 신청해 선정된 것일 뿐 ‘구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 같은 구의 ‘몰랐다’는 주장에 주민들은 서울시와 강서구가 ‘밀실 행정’을 하고 있다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오익건 비대위원장은 수소생산기지와 관련해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것을 왜 강서구에 놓고 실험을 하려 하느냐”며 “수소생산기지 구축을 위해 일본에서 위험성이 없는 장비를 수입한다는데, 안전하다면 이를 서울시청이나 산자부 앞마당에 설치하면 될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또 서울시와 강서구에 대한 공익 감사 청구, 서울시 항의 방문 등 주민 의견이 관철될 때까지 집단행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노현송 구청장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수소생산기지가 폭발 위험성이 있고 주민생활을 위협하는 시설이라면 소각장 설치 계획을 철회시킨 것처럼 저 역시 반대한다. 하지만 제가 파악하기로는 강릉이나 노르웨이 사고와 이번 수소생산기지에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주민들이 우려하시는 부분들과 관련해 사업 추진 기관에 공문을 보냈고, 오늘 들은 비대위 여러분의 의견도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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