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여사 뜻 기려 장학금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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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여사 뜻 기려 장학금 모금
  •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 기자
  • 승인 2019.08.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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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한달간 구민한마음장학금 집중 모집
<사진-2015년 개최된 故 황금자 할머니 1주기 추모기획전에서 노현송 구청장(가운데)와 ‘황금자 장학금’ 수여 학생들이 고인의 영정 및 유품을 둘러보고 있다.>

강서구는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故 황금자 할머니의 5주기(2014년 1월26일 소천·당시 91세)를 기리고자 8월15일부터 한 달간 ‘구민한마음장학금’을 집중 모집한다.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난 황금자 할머니는 13살 때 길을 가다가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흥남의 한 유리공장으로 끌려갔고, 3년 뒤에는 다시 간도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하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광복 후 고국에 돌아왔지만 가정을 꾸리지 못했고, 길에서 떠도는 아이를 양녀로 삼아 키웠지만 10살 때 죽는 바람에 다시 혼자가 됐다.

이후 황금자 할머니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강서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살면서 빈병과 폐지를 주워 팔아 지냈다. 할머니는 최소의 생활로 쓰고 남은 돈과 함께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지원금을 한푼도 쓰지 않고 전부 모았다. 이렇게 평생 모은 돈을 3회에 걸쳐 (재)강서구장학회에 장학금으로 기탁했으며, 2014년 돌아가시면서 유언에 따라 남은 전 재산도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황금자 할머니가 남긴 기부금은 총 1억7천만 원이다. 구는 청소년을 향한 어르신의 마음을 기리고자 전체 장학생 중 매해 1~4명을 선정해 ‘황금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2007년 처음 시작된 황금자 장학금은 지금까지 총 34명의 대학생에게 지급됐다. 강서구장학회는 황금자 할머니의 뜻을 전하고자 학생들에게 장학금의 취지 등을 설명하며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황금자 할머니의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마음을 주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황금자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한 주민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900만 원을 기부하는 등 고인의 뜻을 이어 받은 주민 기부자도 늘고 있다.

이러한 참여 덕분에 강서구장학회의 장학기금은 2006년 황금자 할머니의 첫 기부 당시 4억 원에서 현재 26억 원으로 증액됐으며, 장학금을 지원 받은 학생도 매해 50명에서 올해는 98명으로 크게 늘었다.

강서구장학회는 고인의 뜻을 이어가고자 ‘강서의 인재는 강서인의 힘으로 키우자’는 선발 취지에 따라 월 1만 원을 기부하는 ‘구민한마음장학금’ 후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장학금 기탁은 가까운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강서구장학회로 문의하면 된다. 기부된 장학금은 지역 학생들의 학비 지원에 사용된다.

황금자 할머니의 양아들인 김정환 강서구 장애인정책팀장은 “벌써 34명의 학생이 할머니 이름의 장학금을 받게 됐다”면서 “최근 기사를 보니 피해 어르신이 20분만 남았다는 소식과, 살아 생전 할머님께서 걱정하신 일본의 사과나 배상 등이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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