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몰랐던 그곳’ 지하철 타고 서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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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몰랐던 그곳’ 지하철 타고 서울 여행
  •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 기자
  • 승인 2019.08.2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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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체험이 가능한 서울 내 명소들
<양천향교>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오는 23일이면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處暑)다. 이번 호에서는 지하철을 이용해 갈 수 있는 곳 중 저렴한 비용으로 막바지 여름 더위를 피하고 특별한 체험도 할 수 있는 다양한 서울의 명소들을 소개한다.

 

서울 서남쪽 자연과 문화, 역사의 융합

5호선 방화역에서 길을 따라 걸으면 바다 같은 강, 걷고 싶은 숲이 펼쳐진다. 특히 역에서 멀지 않은 ‘방화근린공원’은 강서둘레길의 한가운데로 넓은 녹지와 휴양림을 제공한다. 강서한강공원은 도심한강공원과는 달리 그렇게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방화대교 아래로 서남물재생센터에서 쏟아지는 하수 합수부 쪽으로는 일단의 낚시꾼들이 눈길을 끈다.

이곳의 가장 아름다운 풍광은 밤에 더 돋보이는 방화대교다. 한강 서쪽 편은 방화대교로 연결되어 있는데 강폭도 넓어 반대쪽의 경기도 고양시는 마치 섬처럼 보이기도 한다. 관찰데크를 이용하면 아름다운 뷰를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다. 가족캠핑장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최근에 설치된 투금탄 설화를 본 딴 형제상이 있다.

9호선 양천향교역 1번 출구 가까이에는 진경산수화풍을 창안해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이끌어낸 화성 겸재 정선을 기리며 다양한 작품 전시와 미술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겸재정선미술관’이 있다. 그 옆에는 서울 유일의 향교인 ‘양천향교’가 위치해 봄·가을에 걸쳐 석전(釋奠)을 봉행하고 있으며, 지역주민과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문과 서예 및 사군자 등을 가르치는 등 청소년의 인성교육 및 옛 전통문화 재현에 노력하고 있다.

<서울식물원 식물문화센터>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 9호선 양천향교역 8번 출구에서 도보 5분, 5호선 마곡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는 세계 12개 도시 식물과 식물문화를 소개하는 ‘서울식물원’이 자리하고 있다. 열린숲과 주제원, 호수원, 습지원으로 구성돼 있어 식물이 주는 교육문화적 가치 뿐 아니라 쾌적한 휴식과 여가의 공간이 되고 있다.

<마곡문화관>

특히 식물원 부지 내에 있는 ‘마곡문화관’은 일제강점기인 1927~28년에 건립된 ‘서울 구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 건물로, 현존하는 한국 근대 산업 문화유산 중 유일하게 원형이 남아 있는 건축물이라 보존 가치가 크다. 복원 후 현재는 ‘마곡문화관’으로 이름을 바꿔 1층은 기획전시실, 2층은 상설전시실, 배수펌프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지하 공간으로 조성해 공개하고 있다.

 

도심 속 조용한 나만의 세계로

시끄러운 도시 속에서도 조용히 사색과 명상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스님들이 지내는 절에서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을 보내면서 스트레스를 비우고 활력을 재충전하는 ‘템플 스테이’가 그것이다.

1호선 종각역 2번 출구에서 내리면 도보 5분 거리에 ‘조계사’가 있다. 접근성이 좋아 템플 스테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곳이다. 휴식을 취하며 명상에 잠길 수 있는 ‘쉼표하나’, 조계사에서 준비한 전통 불교문화 체험에 참여할 수 있는 ‘마음산책’ 프로그램이 10월 말까지 준비돼 있다.

1호선을 타고 몇 정거장을 더 지나 동묘앞역 2번 출구에 내리면 ‘묘각사’가 있다. 묘각사 역시 ‘Where is your mind?’라는 주제로 템플 스테이를 운영 중인데, 지하철역에서 가까워 찾아가기 편하다. 근처에 위치한 서울풍물시장 및 동묘를 둘러보고 나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 적합한 곳이다.

도심 외곽의 한적한 철길을 따라 나무와 숲이 우거진 수목원을 걸으며 사색에 잠겨볼 수도 있다. 7호선 천왕역 3번 출구 인근에 ‘항동철길’이 있다. 운행을 중단한 군용철길을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항동철길 끝자락에는 수목원 중 서울시가 최초로 만든 ‘푸른수목원’이 있다. 약 10만㎡의 넓은 부지 안에 24개의 테마 정원이 조화롭게 조성돼 있다. 밤 10시까지 개장하니 더위가 한풀 가신 저녁 즈음 수목원을 천천히 걸으며 여유로운 휴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보타사의 마애보살좌상 >

예술작품 따라 걷는 산길

6호선 안암역 2번 출구에서 내려 길을 따라 걸으면 아담한 절인 ‘보타사’가 있다. 보타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보타사 마애보살좌상 및 금동보살좌상이 있다. 고려시대 때 만들어진 예술작품으로, 부피감을 강조한 당시 불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서울에는 고려시대 마애불이 총 4개 있는데, 그 중 하나로 유명하다.

보타사 뒤편으로는 미아리고개와 아리랑고개로 이어지는 개운산이 있다. 조선 건국 시 ‘나라의 운명을 새롭게 열었다’고 하는 개운(開運)사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개운사 내부에는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개운사 신중도가 있는데, 19세기 불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4호선 혜화역은 인근에 소극장이 많아 연극, 뮤지컬 등이 많이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2번 출구로 나와 낙산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또 다른 예술세계가 펼쳐진다. 낙산 산자락에 위치한 ‘이화벽화마을’이다. 마을 구석구석 골목길 벽면에 예술가들이 아름답게 그린 벽화를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올림픽공원 내에 위치한 ‘소마미술관’도 지하철을 이용해 찾아가기 좋다. 다양한 조각 작품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9호선 한성백제역과 지하로 연결돼 있어 더운 여름 땀을 흘리지 않더라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근·현대사의 중심지 서대문·독립문 일대

서대문·독립문 인근은 한국 근·현대사 속 역사적 사연이 깃들어 있는 중요한 현장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 가까운 곳에 백범 김구 선생이 집무실과 숙소로 사용했고 이후 암살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 ‘경교장’이 있다.

조금 더 위쪽에는 ‘경희궁’이 있다. 조선 후기 창덕궁과 함께 주된 궁궐로 사용됐으나 경복궁 중건 및 일제 강점기를 겪으며 훼손됐고 광복 이후 복원된 아픈 기억을 가진 장소다.

경희궁 바로 옆에는 ‘서울역사박물관’ 및 ‘돈의문박물관마을’이 자리해 있다. 서울의 유물 및 도시유적 등이 잘 보관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역사교육을 위해 찾아오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5호선 광화문역에서도 찾아오기 쉽다.

경희궁 옆길을 따라 3호선 독립문역 쪽으로 천천히 걷다보면 자주민권과 자강독립을 꿈꾼다는 의미로 세워진 ‘독립문’이 보인다. 그 안쪽에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있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3·1운동 당시 열사들이 투옥돼 모진 고초를 겪었던 현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 <사진·자료제공. 서울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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