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시민의 교양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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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시민의 교양은 과학
  • 서울로컬뉴스
  • 승인 2017.01.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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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고, 진지한 대화와 토론

매년 4월 21일은 ‘과학의 날’이다. 정부에 처음으로 과학기술처가 발족한 1967년 4월 21일을 기념하는 의미이다. 과학의 날을 전후해 과학주간과 과학의 달을 선포하고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이보다 앞서 1934년 일제강점기에 과학대중화운동단체였던 ‘발명학회’가 과학기술 지식의 보급과 계몽, 미신타파, 문맹퇴치 등 생활의 과학화를 위해 다윈의 기일인 4월 19일을 기념해 ‘과학데이’를 정하고 행사를 개최한 역사도 있다.

올해 과학의 달에는 노원구도 획기적인 전환을 맞이할 수 있다. 하계동 불암산 자락에 시립과학관이 문을 열고, 중계공원 시민천문대는 우주학교로 재탄생한다. 당현천 옆에는 수학문화관이 청사진을 마련하고 착공한다. 자연과학의 대중화가 시작된다.

지난해 1월에는 천문학자 김명현 교수의 안내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동영상을 함께 보는 프로그램을 구청에서 진행했다. 평소 ‘우주 146억년’의 역사를 이야기 하는 김성환 구청장의 제안으로 시작했는데, 굉장히 많은 우주물질이 모여 있는 특별한 공간, 그 물질이 조직화되어서 탄생한 생명, 그 존재가 바라보는 우주, ‘코스모스’를 여행하는 시간이었다.

또 9월에는 중계동 노원평생학습관에서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의 ‘호모 사피엔스씨의 위험한 고민’강연이 있었다. 천동설과 지동설의 대결을 통해 ‘과학’이 무엇인지 짚어보고, 털북숭이 티라노사우르스를 통해 공생, 멸종, 진화의 과정 속에서 살아남기를 고민하는 강연이었다.

퇴근하고 나서 늦은 밤 열리는 강연, 그것도 장기연속강연임에도 눈빛 반짝이는 초등학생과 함께 머리 희끗한 중년아저씨까지 100여명이 같이 보고, 듣고, 질문하였다. 최근 로봇공학, 알파고, 뇌과학, 우주탐사 등의 발전에 힘입어 과학의 대중화가 진전되고,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상식이 돼가는 추세이다.

주변에서 흔하게 인문학 강좌가 열린다.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을 만나는 기회들이다. 누구든지 준비 없이 참여하여 한마디 거들 수 있어 상당히 포용적이지만 때때로 화제(話題)에 머무는 것들이 많다. 문학, 예술, 철학, 역사 등을 인문학(人文學)이라고 하지만 중세 대학에서는 글쓰기와 과학을 가르치는 것을 liberal arts(인문학)라고 했다. 상대를 이해하고 설득하는 핵심교양이란 것이다.

과학이란 실험하고, 생각하고, 계산해서 결과를 얻는 과정이다. 나만의 방식이 아니라 다 같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답을 찾는다. 과학은 종교, 권력조차도 잠정적인 것으로 파악한다. 진리조차도 절대성을 부정하고 의심한다. 언제나 틀릴 수 있다고 인정하기에 비판과 견제, 새로운 사고의 자세를 유지한다.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 진지한 대화와 토론, 이것은 민주시대의 덕목이다. 지금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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