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기청, 백년을 이어갈 백년가게, 자영업 생태계의 소중한 자산
상태바
서울중기청, 백년을 이어갈 백년가게, 자영업 생태계의 소중한 자산
  • 김영미 기자
  • 승인 2019.09.16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시희 소상공인과장

얼마 전 서울 성북동의 나지막한 언덕 위에 위치한 ‘선동보리밥’에서 점심을 먹었다. 통상적인 점심시간보다 늦은 시간이었으나 10여 개의 테이블을 꽉 차 있었고, 반찬 하나하나에서 주인의 남다른 정성이 느껴졌다. 바쁜 서울 생활에 찌든 직장인이 모처럼 고향에 내려와 엄마가 해준 집밥을 먹는 느낌과도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가게의 입구에는 ‘백년가게’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백년가게란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 오래도록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도·소매 및 음식점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하는 평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은 점포이다.

소상인은 주로 음식점 및 도·소매업 등 생계형 업종의 자영업자가 과밀하게 분포되어 있어, 창․폐업이 빈번한 게 현실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런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차별성과 경쟁력을 가지고 30년 이상 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는 모범적인 소상인을 격려하고, 이들이 백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하여 백년가게 사업을 2018년부터 시작하였다.

2019년 7월 기준으로 전국에 156개소, 서울은 18개 업체가 백년가게로 지정되어 있다. 올해 1차로 백년가게 현판식을 진행한 선동보리밥은 1988년 대흥식당으로 창업하여 30년 이상 해당 지역에서 보리밥 맛집으로 자리 잡은 곳이다. 기본 식재료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여 대표자가 직접 관리하고 있으며, 식사 후에도 속이 편안한 성북구의 ‘건강한 음식점’으로 소문이 나 있다. 이렇듯 30~40년의 긴 세월을 버텨온 점포에는 대표의 독자적인 계승정신과 남다른 노력이 담겨 있다.

백년가게로 선정된 점포는 취약한 영업 분야를 분석해주는 맞춤형 컨설팅, 혁신역량 강화교육, 보증 및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시 우대, 또한 웹사이트· 매체 광고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 홍보를 지원받는다. 백년가게는 음식점업이나 도·소매업 같은 영세업종에 해당하다보니, 세금 및 여타 사유로 도중에 사업자를 변경(가족명의로 신규 재등록)하거나 하여 현재 시점 사업자등록증상의 업력이 자격요건인 30년에 못 미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폐업된 사업자등록증 및 가족관계증명서 등의 자료를 제시하여 실제로 사업을 영위한 기간을 합리적으로 증명할 수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음식점, 도소매업을 백년 동안 이어가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제적 사회적 난관들도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이미 정부에서도 임대차보호기간 10년 연장과 보증금 상한 확대 등을 담은 자영업자 대책을 발표하여 소상공인 경영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는 점,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백년가게가 향후 보완될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은 우리나라에도 외국의 사례처럼 오랜 기간 존속하여 문화재와도 같은 역사성을 가진 점포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감을 준다.

전통성과 차별성을 인정받아 백년가게로 선정된 업체들이 정부의 지원 및 격려를 자양분 삼아 훗날 우리에게 의미 있는 문화유산이 되고 수백만 자영업자들의 교과서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