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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세로 21줄로 사고의 영역을 넓히다‘21로바둑’ 최초 개발…이종우 세계21로바둑협회 회장
  •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 기자
  • 승인 2019.11.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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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이세돌 9단이 펼친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5회의 대국 결과 인공지능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세돌은 승패를 떠나 겸손한 자세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투지를 보여줘 더욱 빛을 발했다.

하지만 세기의 대국 이후 그에 따른 과제도 남았다. 인공지능은 더이상 인간을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점차 생각을 덜 하게 된 인간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의 사고력을 뒤따라가야 할 지경에 놓인 것이다.

이종우 회장은 기존의 바둑이 인공지능에 뒤지어 이를 모방하는 등 직면한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새 판으로 ‘21로바둑’을 개발했다. 그와 함께 지난 10월 ‘세계21로바둑협회’를 창립하고, 누구나 쉽게 21로바둑을 경험할 수 있도록 9호선 염창역 인근에 협회 부속 ‘청구기원’을 개업했다. ‘21로바둑의 선구자’로서 협회를 만들어 보급에 나서는 건 그가 세계 최초다.

 

19로의 한계점 보완한 ‘21로바둑’

21로바둑은 기존의 19로바둑보다 2줄씩 추가돼 가로, 세로 각 21줄로 되어 있으며 19로바둑보다 80집이 크다. 그만큼 기존의 심오함에 사고의 영역을 넓혀주고, 보다 깊이가 있으며, 보수적인 사고를 깨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19로는 좁고 판에 박힌 수가 많이 나오는데, 21로는 200수는 돼야 승패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은 5~10분 더 걸리지만 생각의 폭을 넓혀 좀더 확장된 사고를 할 수 있고, 처음에는 생소할 수 있지만 새롭고 창의적입니다. 분명 21로가 19로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바둑을 둬 왔던 그는 이미 1991년에 ‘아마 5단’의 기력을 보유한 실력자다. 19로의 한계를 느껴 오래 전부터 21로바둑을 구상해 왔고, 자비를 들여 원목으로 된 21로 바둑판 10개를 새로 제작했다. 그러다 21로바둑의 접근성 향상과 협회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 10월14일 기원의 문을 열었다.

“19로는 귀 싸움이 많았는데 21로는 네 변의 땅을 누가 더 많이 차지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특히 21로는 변과 천원(天元)을 사이에 두고 한 칸씩이 더 많아 도망갈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으므로 천원을 중심으로 한 중앙을 염두에 두면서 바둑을 둬야 합니다. 또한 바둑은 포석을 잘해서 자기 집의 확보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마지막에는 집을 누가 더 많이 냈느냐가 관건인데, 21로바둑은 80집이 더 많아 그만큼 다양한 승부가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바둑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조차도 스마트폰이나 온라인으로 공간 영역이 대체되는 추세다. 과거 유소년을 대상으로 했던 바둑교실이나 기원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종우 회장은 기원을 이용하는 주된 연령층이 60~70대인 점을 언급하며, “이 세대가 지나면 바둑 문화도 묻히게 될까 안타깝다”고 했다.

바둑은 고도의 집중력을 통한 두뇌 개발과 인내와 끈기를 키우고, 많은 수를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두뇌 스포츠다. 유소년 때부터 바둑을 두면 성격이 차분해 지고 사고력이 깊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내심과 집중력 향상으로 부정적인 사고보다는 긍정의 에너지를 가질 수 있어 청소년이나 성인들에게도 유익하다.

 

내달 7~8일 첫 ‘21로바둑대회’ 개최

이종우 회장은 세계21로바둑협회의 사단법인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가고 있다. 이를 위해 2~3개월에 한 번씩 대회를 열어 21로바둑의 안정화와 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오는 12월7일부터 8일까지 청구기원에서 ‘제1회 센타투어배 21로바둑대회’도 개최한다. 대회는 1회전 임의 대국으로 진행되며 2회전부터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러진다.

내년 후반기에는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경기를 일부 유치해 ‘농심배 21로바둑대회’를 치르는 것이 목표다. 우선은 이번 센타투어배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 이어 협회장기 대회를 준비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일본, 중국, 유럽 쪽과 교류를 맺어 21로바둑을 보급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간 다수의 논문과 시집을 펴내며 글을 써온 만큼 ‘21로바둑 입문’ 책도 쓰고 있다.

“바둑을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들 합니다. 바둑 안에 일희일비(一喜一悲)가 있고, 바둑 위 돌의 효용성에 따라 바둑판세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바둑이 재충전의 기회가 될 수 있고, 바둑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과 사고의 힘이 길러지기도 합니다. 보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21로바둑의 참된 맛을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 기자  gsyc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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