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찬 서울특별시의회 예산결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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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찬 서울특별시의회 예산결산위원장
  • 강서양천신문사
  • 승인 2019.11.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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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다수의 시의회…형식적 예산심의 있을 수 없는 일”

내년도 서울시·시교육청 편성 예산 52조592억 ‘슈퍼 예산’

‘재정의 파수꾼’으로서 한 푼의 예산도 허투루 볼 수 없어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서의 소감은?

=이번에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예산과 기금을 합해 서울시의회에서 이번에 심사해야 될 재정 규모는 52조 원이 넘습니다.(※ 2019년 재정 심사 규모 : 48조2500억 원) 이렇게 방대한 규모의 예산을 심사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민의 세금에 기반한 예산을 심사하는 것이 합리적인 결과를 발생시킬지 고민도 많습니다.

52조 원이 넘는 예산 규모를 심사한다는 것은 ‘예산 심사의 권한’을 생각하기에 앞서 한 푼의 예산이라도 허투루 편성되고 집행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는 ‘재정의 파수꾼’으로서 그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재선 의원으로서 예결위원만 열 차례 경험하고 있습니다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서 책임감을 깊이 인식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에서 재원이 합리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내년도 서울시와 교육청의 재정 규모, 그리고 서울시 예산안을 총괄적으로 평가한다면?

=서울시의회에서는 서울시 예산과 기금뿐만 아니라 서울시교육청의 예산과 기금도 심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심사하는 서울시와 교육청의 재정 총규모는 52조592억 원입니다.

서울시 재정은 총 42조229억 원으로 예산안 39조5282억 원, 기금안 2조4947억 원입니다. 교육청 재정은 총 10조363억 원으로 예산안 9조9730억 원, 기금안 633억 원입니다.

2020년도 서울시 예산안은 서울시 사상 최대 규모이고 금년도(2019년)에 비해 10.6%(3조7866억 원)가 증가한 규모입니다. 최근 8년간 평균 7% 정도 증가했는데, 2019년 예산이 12.6% 증가한 데 이어 2020년 예산안도 10.6% 큰 폭으로 증가하였습니다.

회계 간 전출입을 제외한 순계 기준 사업비를 보면 사회복지, 일자리, 주택·도시계획 부문 등에서 많은 증가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회복지 부문 예산안은 12조8789억 원으로 ’19년 대비 15.4% 증가하였으며, 아이돌봄 체계 확충, 사회적 약자 지원 등에 편성되었습니다.

또 일자리 예산안은 2조126억 원으로 ’19년 대비 27.3% 증가하였으며, 직·간접 일자리 39만3천 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직접 18만 개, 간접 21만3천 개) 그리고 주택·도시계획 부문 예산안은 1조3896억 원으로, 36.2% 증가하였으며 신혼부부 주거 지원, 광화문광장 조성 등에 편성되었습니다.

모두가 잘 살기 위해서 필요한 사회복지의 확대, 일자리 창출에 관련된 예산을 이렇게 대폭 늘린 것은 현재 우리 사회의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업별로 타당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꼼꼼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산안 심의 방향과 예산을 다룰 때 가장 중점을 두는 점이 있다면?

=내년도 예산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서울시 역사 이래 최대 규모의 예산입니다. 따라서 의회가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증감을 조정할 여지도 그만큼 큽니다. 그러나 지방의회가 예산안을 심사하며 기준 없이 임의로 증감을 판단하게 된다면 이는 예산의 감시자로서 그 책무를 소홀히 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서울시의회는 회의규칙을 통해 상임위원회의 심사 내용을 존중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상임위 예비심사과정에서 삭감된 예산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복원하거나 증액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집행부가 의회의 심사과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의미이며 의회 내부로서는 감정적인 삭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대안이라 할 것입니다.

그 밖에도 사업의 우선순위, 연내 집행 가능성, 시급성, 국비와 구비 매칭 등의 재원 확보 방안이 구체화된 사업에 한정하여 예산이 편성되도록 심사하며, 투자 심사와 공유재산 심의 등 법정 사전절차, 민간위탁 사업에 대한 의회의 동의, 출자·출연금 편성에 앞선 의회의 사전동의 등 절차적 요건이 선행된 사업에 한정하여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심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내년도 예산안의 긍정적인 부분과 아쉽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한마디로 내년도 예산안의 특징은 ‘확대 재정’이라 할 것입니다. 작년 11월1일에 제출된 2019년도 본예산안과 비교하면, 10.6%(3조7866억 원)나 증액 편성된 예산 규모입니다. 확대 재정이 필요한 것인지 다소 부정적인 의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이너스 물가, 소비 둔화, 취업률 둔화 등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오기 전에 공공부문의 선제적 재정 투자로 시민의 생활경제를 견인하는 과감한 재정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공공부문의 재정 투자는 기업의 설비 투자나 고용 창출처럼 단시간에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에 확대 재정의 효과를 기다릴 만큼 우리나라의 경제 여건이 느긋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내년도 예산의 쟁점사항 역시 지방채 발행을 통한 확대 재정의 필요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3조 원의 지방채를 발행하면서까지 재정 확대가 필요했냐는 반문도 있기에 예산심사과정에서도 지방채 발행을 통한 세입 확대가 그 어느 해보다도 쟁점사항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으로 청년수당의 확대 편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기초연금과 같은 복지예산으로 볼 것이냐 청년에 대한 수혜성(?) 예산이냐 하는 것인데, 한때 유럽을 중심으로 제기된 ‘생산적 복지’라는 측면에서 보면 청년들에게 한 가지 걱정이라도 덜어주고 그만큼 학업, 취업 등에 전념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이 지원하여 사회적 생산성이 높아질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서 900억 원이라는 청년활동지원비는 서울시가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습니다. 다만, 규모의 적정성이나 지원 방법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어 예산심사과정에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서울시교육청 예산안의 주요 쟁점 사업은?

=교육청의 경우, 기금을 제외한 교육청 예산(9조9730억 원) 중 교직원 등을 포함한 인건비가 6조562억 원입니다. 말하자면, 경직성 경비가 70%를 차지하고 있어 학교 건물에 대한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시설비 투자에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제출된 예산안의 범위 내에서 시급성과 효과성 등을 철저히 고려하여 시설비에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 부문을 가려내는 것이 예산심사과정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의 주요 변화 사업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실시되던 무상급식에 2019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이 추가되었으며, 2020년부터는 고등학교 3학년과 2학년으로 확대됩니다. 이에 따라 무상급식 지원으로 3,972억 원이 편성되어 2019년 대비 658억 원이 늘어났습니다.

고교 무상교육 지원도 2019년에 고등학교 3학년에서 2020년부터는 고등학교 3학년과 2학년으로 확대됩니다. 이에 고교 무상교육 지원으로 2,546억 원이 편성되어 2019년 대비 2,064억 원 증액되었습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과 심사 일정은?

=11월21부터 12월3일까지 상임위원회에서 예산안에 대한 예비심사를 진행하고 12월4일부터 13일까지 상임위원회의 예비심사 결과를 참고하여 예결위원회의 종합심사를 진행합니다. 12월16일에는 예결위원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심사해 최종적으로 의결, 확정할 예정입니다.

 

◆예산심의 과정에서의 가장 큰 애로점과 개선점은?

=지방자치법은 예산안의 제출 시기와 의결 시한을 법정사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산 규모가 확대되어 의회가 심사할 사안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음에도 1991년도에 만들어진 법에 따라 예산안의 심사 일정은 2주일 미만으로 제한되고 있습니다.

재정 규모의 확대에 맞지 않는 심사 기간이 예산안 심의 과정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로서는 입법조사관 등 의회사무처 전문 인력 확대와 함께 의원 보좌 인력 확보 등으로 열악한 환경에 대처하고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 법 개정이 필요한 것은 물론 의원 보좌 인력 확충이 절박한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시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서울시의회에서 ‘같은 당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겠는가’, ‘예산 심사도 형식적으로 될 것이다’라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예결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되새기며 우리 예결위원들과 협의하여 서울시와 교육청의 주요 사업에 대해 더욱 꼼꼼하게 살펴볼 것입니다.

예산심사의 원칙을 준수하면서 재원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해서 시민들께서 내신 세금이 한 푼도 낭비되지 않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번 예산심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은평신문 김우성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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