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포커스- 이정호 서예가 공인 서체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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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 이정호 서예가 공인 서체 강조
  • 동북일보 최헌규 기자
  • 승인 2016.11.02 10: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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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인장에는 역사 깊은 서체 써야

강북구가 22년 만에 구청장 직인을 변경한 가운데 각 지자체가 사용하고 있는 공인(公印)이 근원을 알 수 없는 한글체라는 지적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강북구는 지난 11일 1995년 도봉구로부터 분구되면서 사용해온 꾸불꾸불한 한글전서체로 되어있는 직인을 훈민정음체로 바꿨다. 기존 사인이나 공인에 사용되고 있는 구불구불한 한글전서체는 본래 한글에는 없는 형태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서체는 한자의 전서체를 모방했다는 것.

강북구는 지난 11일 1995년 도봉구로부터 분구되면서 사용해온 꾸불꾸불한 한글전서체로 되어있는 직인을 훈민정음체로 바꿨다. 기존 사인이나 공인에 사용되고 있는 구불구불한 한글전서체는 본래 한글에는 없는 형태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서체는 한자의 전서체를 모방했다는 것.

강북구의 공인을 제작한 평암 이정호 서예가는 예전부터 꾸준히 잘못된 서체의 변경을 주장해 왔다. 강북구에 앞서 도봉구에서 2009년 서울시 자치구 중 최초로 공인(도봉구청장인, 서울특별시도봉구의회장인)을 읽기 쉽고 아름다운 훈민정음체로 제작한 것도 이정호 서예가였다.

▲이정호 서예가.

잘못된 전서체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11년 3월 당시 안행부는 전국 모든 관공서의 직인을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서체로 새겨 써야 한다고 공포한 바도 있다. 훈민정음 창제당시의 서체란 국보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체. 훈민정음 해례본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의 문화유산이며,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각 지자체에서는 훈민정음 서체가 갖는 자모음의 형태와 자모음의 짜임새와 변화, 제자원리에 대한 인식부재로 바르게 서체를 찾아 쓰지 못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컴퓨터 폰트서체를 따르거나 무자격자가 만든 서체를 훈민정음서체로 잘못 알고 사용하고 있는 것. 아직도 잘못된 옛 인장문화를 따라 한자를 따라 베낀 서체를 그대로 쓰는 곳도 여전히 많다.

이정호 서예가는 잘못된 예로 서울시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기념사업회의 오류도 지적했다. 서울시 역시 지금까지 잘못된 컴퓨터 폰트 체를 관인에 사용해 오고 있다는 것. 특히 세종대왕의 정신과 얼을 보존 계승해야 할 기념사업회 역시 현관의 동판이 엉뚱한 훈민정음 서문 글씨로 되어 있고,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아래에 쓰인 서체도 외형만 갖춘 훈민정음 서체일 뿐 균형 있는 글꼴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외형만 호랑이일 뿐 성격이 다른 표범을 그려 놓았다는 설명.

이 서예가는 “조선 시대에는 예조에 관인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계제사(稽制司)라는 부서가 있었다”며, “관인의 전서체가 갖는 문자미와 예술성을 중시하였고, 관인의 서체를 다듬어 쓰는 부서, 조각하여 주물을 부어 만드는 부서 등이 있었다. 최종에는 왕의 윤허 하에 엄격하게 관리 운영됐다”고 강조하며 국가든 개인이든, 믿음의 신표 대신으로 내세우는 것이 인장이라며 법에 어긋남이 없는 확실한 인문(印文) 구성이 된 인장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이와는 별도로 공식적인 인장이 아닌 경우에는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특색 있는 서체를 개발해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실례로 지방자치단체 중에 지역의 특색을 나타낼 수 있는 서체를 개발해 현판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공식적인 인장 같은 경우에는 역사 깊은 서체인 훈민정음해례본 체나 용빙천가 체를 써야 하겠지만 인장이 아닌 경우는 다양한 한글 서체를 개발해 지역특색을 나타내는 것도 한글 서체 발달에 긍정적이라는 것.

이정호 서예가는 “해마다 맞는 한글날을 통해 다시 한 번 훈민정음 서체의 정체성(正體性)을 되돌아보아야 한다”며, “인장에서만큼은 앞으로 무분별한 오남용이 없이 바르게 써서 한글문화가 올바르게 정착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서예가는 86년도 경기도 양평문화원(사무국장) 재직 시 활발한 지역문화예술 활동으로 경기도 문화상을 수상했고 88년도 도봉구로 이주, 2002년에 도봉서예협회를 창립한 바 있다.

지금까지 지역사회 봉사활동으로 무료가훈 써주기, 도봉산축제 깃발서예전, 문화예술 마인드와 활성화를 위해 도봉구민 서예휘호대회를 제안·실천해왔다. 아울러 도봉문화원 서예·전각 강사로도 활동하며, 작품전시개최, 지방작가들과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전각교류전 등 지역 간 예술문화에도 교량적 역할을 활발히 펼쳐왔다.

그밖에 한국전각협회 이사 겸 관인분과위원장으로 서울시의회·도봉구·도봉구의회·광진구·도봉문화원등의 직인을 새겼고, 신문·방송 등으로 훈민정음 창제 당시 서체로 관인 새겨 쓰기 홍보 활동에 힘쓰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 체 관인과 잘못된 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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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순 2018-04-17 12:56:24
이정호 선생님 같은 분이 계셔서 오늘날 좋고 여러가지의 글씨체가 보존 되는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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