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제로페이 가맹점 9천여 곳, 도대체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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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제로페이 가맹점 9천여 곳, 도대체 어디에 있나요?"
  • 동대문신문
  • 승인 2020.04.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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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수수료 없는 결제이지만 "귀찮다"고 안 쓰는 업체 많아
수수료가 전혀 없는 제로페이로 물건을 계산하는 모습.
수수료가 전혀 없는 제로페이로 물건을 계산하는 모습.

 

"여기 제로페이로 계산할께요!", "그거 사용하는 사람 없어서 우리집은 그거 못써요. 어떻게 하는지도 몰라요!"

분명 네이버를 통해 '제로페이' 가맹점임을 알고 일부러 찾아갔는데 막상 계산하려고 갔는데 결제 거부를 당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81220일 전국 최초로 수수료가 없는 결제 서비스 '제로페이' 결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제로페이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으로 추진하기 시작해 정부, 서울시 및 지자체, 금융회사, 민간 간편결제 사업자가 협력해 도입한 QR코드 방식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이다. 앱투앱 결제 방식으로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에 현금을 주고받지 않아도 직접 통장을 통해 현금이 지불되며, 중간 결제 업체의 개입이 없어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신용카드 대신 제로페이를 이용하면 판매자는 신용카드 사용으로 발생하는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분명 판매자 입장에서는 일반 신용카드로 계산하는 소비자보다 제로페이로 계산하는 소비자가 같은 물건을 판매해도 더 많은 이득을 남기는 셈이다.

특히 서울시는 제로페이 가맹점이 대부분 소상공인들인 것을 감안해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상품권까지 발행해 10%를 할인해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소비심리를 활성화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20% 할인까지 해 주는 등 제로페이로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서울 물가를 생각하면 '제로페이'를 사용하면 소비자·판매자 모두 이익이 되는 것.

하지만 일부 판매자들은 "귀찮다"는 이유로 제로페이를 거부하고 있다. 특히 사용량이 적어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신용카드로 계산하면 안 되냐는 식이다.

이는 카드 수수료에 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판매하려는 사업자들의 뜻이지만 실제 제로페이를 통해 소비하려는 소비자들에게도 피해다.

동대문구는 지난 323일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소비심리를 활성화를 위해 '동대문구사랑상품권'15% 할인, 5% 추가 캐시백 행사를 실시했다. 오는 731일까지 실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발 빠른 구민들은 1인당 월 100만원 한도인 이 상품권을 구입했고 이미 49일 발행했던 50억원의 상품권을 전액 판매됐다. 구입 후 5년 안에 사용하면 되기에 15~20%를 할인 받을 수 있는 상품권을 우선 사두고 보자는 식의 구입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서울시가 현재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게 지급하고 있는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는 선불카드 또는 서울사랑상품권 등으로 발행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지역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서울사랑상품권으로 선택하면 지원금에 10%를 더 얹어주고 있다.

이렇듯 지역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와 동대문구는 예산을 투입해 많은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했고, 이미 많은 이들이 상품권 사용이 되는 곳을 찾고 있다.

그러나 일부 가맹점들은 신용카드 사용보다 불편한 제로페이를 꺼리고 있다. 대부분은 소비자에게 "아직 준비 중이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모른다" 등으로 말을 돌리지만 실제로는 "귀찮다"가 속마음이었다.

한 가맹점은 "지난해 공무원이 찾아와 가맹점 체결을 했지만 쓰는 사람도 없어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겠다. 카드는 한번 기계에 긁으면 되는데 이것(제로페이)은 결재하려는 사람이 핸드폰을 열고 돈을 입력하고 기다렸다가 다시 확인해야 한다. 솔직히 귀찮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은 "뒤에 계산하려는 손님도 기다리는데 신용카드는 몇 초 안 걸려 결재되는데 제로페이는 갑자기 핸드폰이 먹통이 되거나 그러면 한참을 기다리게 해 비효율적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가맹점 판매자는 "아르바이트생인데 카드로 계산하면 자동적으로 적립도 되지 않느냐? 사장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빨리 계산해 주는 게 편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사용자 입장에서도 제로페이 사용은 신용카드보다도 불편했다. 신용카드도 지갑도 필요 없이 매일 갖고 다니는 핸드폰만 갖고 다니면 되는 편의성도 있지만, 가끔씩 앱이 안 켜질 때도 있어 계산을 하려는 판매자 앞에서 곤란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지갑도 안 가져와서 네이버를 통해 제로페이 가맹점인 곳을 찾아 갔는데 안된다는 답변이 많아 들어가서 제로페이 사용 여부부터 물어봐야하고 헛걸음을 할 수도 있다.

아울러 이런 불편함도 있지만 분명 제로페이는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이익인 것임이 틀림없다. 이에 지방 소도시들은 모두에게 이익 되는 이런 정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사업자 출입구 앞에는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이 된다고 홍보하는 현수막도 게시돼 있었다. 지역사랑상품권을 갖고 있다면 헛걸음이나 입구에서 사용 여부를 묻지 않을 수 있게 한 것. 소비자가 내 돈 쓴다는데 판매자 눈치를 안 봐도 된다는 감사함(?)을 느끼게 해 준다.

한편 동대문구의 제로페이 가맹점은 현재 8,853개소(49일 기준)이다. 하지만 이 가맹점은 제로페이 도입 초창기 서울시청 소속 공무원들이 인맥을 통해 가입한 곳이라서 가입만 하고 실제 제로페이를 취급하지 않는 곳도 많다. 구 관계자는 "서울시가 각 구마다 경쟁을 붙여 관내에도 가맹점 가입을 많이 시켰으나 제로페이를 꼭 써야 한다는 강제성도 없다. 사업자의 자율이다"며 서울시가 좋은 정책을 실시하느라 막대한 세금을 썼음에도 제대로 활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구 관계자는 "최근에는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를 상품권으로 발행해 사업자들이 일부러 제로페이 가맹 방법에 대해 묻기도 한다""이제 정착되면 신용카드 사용보다 제로페이를 더 쓰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의 동대문사랑상품권 50억원은 지난 49일 모두 판매돼 더 이상 구입할 수 없어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10~20%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상품권 발행을 더 할 수 없냐는 질문에 구 관계는 "서울시에 요청했으나 서울시 추경이 결정되어야 구에도 얼마를 판매를 할지 결정된다"고 밝혔다.

김대곤 기자

hub@ddmnews.com

지방은 제로페이 사용 활성화를 위해 판매점 입구에 지역사랑상품권 사용 가능 현수막까지 게시하며 적극 홍보 중이다.
지방은 제로페이 사용 활성화를 위해 판매점 입구에 지역사랑상품권 사용 가능 현수막까지 게시하며 적극 홍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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