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정이담 시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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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정이담 시선집
  • 성동신문
  • 승인 2020.05.0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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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지 못한 삶이라도 아프지 않을 사랑을...

누가 우리를 위로할까!

‘마음을 낚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건져 올렸을까! 단지 세월을 그냥 보내는 사람은 없다. 삶이 더 복잡해지고 해결되지 않는 채 그리고 일상의 루틴에서 벗어나 일탈의 꿈을 꾸는 것도 쉽게 되는 것은 없다. 녹녹하지 않다는 말은 굳이 물질에서만은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의 발전 등에 힘입어 물질적 행위는 수월해졌지만, 이를 뒤따르지 못하는 문화지체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인문학적 방향으로의 선회가 요구되지만 문화적 여가를 위한 시간은 너무도 일상과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가 스스로 우리를 위로하는 것은 없을까! 누구라도 한 번쯤 있을 법한 연애편지이다. 밤새 끙끙거리며 젊은 날의 연서라도 끼적여 보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어느 덧 중년의 나이에 들어 그때의 아름다운 날을 회상하고 싶다면 <이루지 못한 삶이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을> 시집은 그러한 추억을 미소로 불러 일으켜준다.

더러 시인은 바늘 없이 낚시하는 낚시꾼과 같다.

어느 낚시꾼이 말한다. 새벽까지 낚싯대를 드리우고 낚은 것은 호수의 안개 속에서 떠오르는 붉은 점과 같은 해돋이이었다고! 본디의 목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이슬이 내린 풀들의 끝으로 태양이 솟는 장관은 희망을 낚는 희열과 같다. 아마도 이 시집이 그렇다. 시인은 시를 먹고 산다. 저자는 시와 직접 쓴 손글씨를 넣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점에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읽을거리를 주고 있다. 포괄적인 사랑의 개념으로 삶을 바라보는 나이에 ‘삶과 사랑’에 대한 생각을 한다면 언제나 청춘에 머물 것이라는 바람도 담았다. 물질적 추구는 이루지 못했다고 하여도 ‘사랑을 위한 마음’은 사는 날까지 우리를 품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그리고 한국시산책문인협회(PWC) 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PWC의 정기간행물,『문학산책 ISSN 2586-7547』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저자는 올해 여름 즈음에 독일 뮌헨에 있는 도서출판 리터라리온(Literareon utzverlag GmbH)에서 <die Reinheit Eden(에덴의 순수)>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해외에서 시집을 발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평론가의 혹독한 평가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를 무난하게 거쳐서 올해에 보게 될 그의 문학의 지평이 해외에서까지 빛나기를 바란다. 덧붙여 아름다운 한국의 시가 보다 많이 그리고 보다 넓게 확산되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가상하기도 하다.

밤샘 낚시꾼이 ‘해를 낚은 것’처럼 시인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상상력으로 아름답게 우리의 삶을 비추고자 한다. 산다는 것이 외롭지 않고, 한 송이 꽃에도 마음을 두어 새로운 삶의 기운을 얻고자 한다면 <이루지 못한 삶이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을>을 추천한다.

정항석, 『이루지 못한 삶이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을I II III』
도서출판 제이비 (063-902-6886) 값(3권 1세트): 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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