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의 질은 삶의 질, 정작 하천 수질상태는 최악인데…환경친화형, 생태형이라는 말에 속는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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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의 질은 삶의 질, 정작 하천 수질상태는 최악인데…환경친화형, 생태형이라는 말에 속는 국민들
  • 정소원 기자
  • 승인 2020.12.27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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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원 / 취재부장
정소원 / 취재부장
정소원 / 취재부장

하천의 수질은 곧 삶의 질이다. 하천은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오·폐수를 배출하는 곳에서 오염도를 측정하고 오염물질 배출을 억제하는 등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따라서 하천 수질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다.

하천의 약 3000개 지점에 수건강성척도를 파악하기 위한 수질측정망 초안은 이미 한양대학교 김백호 교수에 의해 제시되었던 바 있다. 초안은 이미 오래 전 제시되었지만 이후 13년이 지나도록 정부에서는 각 하천에서의 수질측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김 교수는 수질을 직접적으로 개선하거나, 하천이 폐쇄되어서 수질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개방해야 한다고 10년 넘게 주장을 해왔다.
김교수가 측정해보았을 때 10년동안 하천 수질이 D,E로, 이는 수질이 매우 악화된 상태임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각 지역별로 측정했을 때 하천처리는 거의 모든 지역이 엉망인 상황이다. 비가 올 때 방류해버리는 낙후된 지역도 많다. 즉, 급류처리도 활발하지 못한 지역도 아직까지 많은 것이다. 그럼에도 하천 행정은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되는 사례가 많다. 이는 하천 행정 처리가 좀 더 투명해져야 함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국가는 단 한번도 전체적으로 수질정화사업을 하거나, 바닷물을 다시 들어오게 해서 바닷물로써 자체적으로 정화시켜주는 일 자체를 시도하지 않는다. 수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하천의 담당구역이 각각 댐을 기준으로 환경부, 수산부로 나뉘어 있어 환경부, 수산부하고는 자유롭게 대화가 되어야 하는데, 대화 자체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댐 안쪽은 관리부서가 달라서 관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는 여기서 수질이 더 악화되면 그 때는 예산이 몇 배로 더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문제의 근본을 파악해보면, 평소에 국민들이 사용하는 물은 팔당댐 물인데, 문제는 팔당댐 물을 농업, 식수, 공업용수 용도로 모두 사용한다는 것에 있다. 공업용수를 굳이 팔당댐같이 깨끗한 물로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러고 나서 사용한 모든 물은 바다로 향하게 된다. 바닷물 오염은 필연적인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식수조차 7급수, 8급수 물을 이용하고 그 물을 다시 버려서 사용하는데, 우리는 성수대교에 있는 더러운 물을 정제해서 절대로 먹지 않고 무조건 팔당댐 물만을 먹고 심지어 공업용수조차 사용하여 바닷물 오염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면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환경친화형, 생태친화형 하천이란 말에 국민들은 속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생태친화형 모델은 만들어지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생태친화형 하천이 되기 위한 필연적 세가지 조건이 있는데, 첫째는 생물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속을 갖출 수 있는 형태여야 하며, 둘째는 옆에 습지가 있어야 하고, 셋째는 하천의 연속성이 차단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하천은 대부분이 자연형 하천이 아니라 인공하천으로 일직선형 하천이며, 양제천같은 일부 경우만 일직선이 아닌 약간의 곡선형태를 띠고 있어 대부분이 첫 번째 조건조차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즉, 하천이 구부러진 형태일 때 유속이 빠르지 않아 퇴적이 되면서 생물서식지도 증가하게 되고, 생물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하천은 대부분 인공하천으로 유속이 느려 물이 정체됨으로써 썩고 수질이 악화되기 쉬운 상태에 있는 것이다.

특히 4대강 때 멀쩡했던 강들을 일직선 형태로 가공해버려 하천에 조류가 번성하고 조류가 뿜는 독성이 급증하면서 식수로써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생태친화형 하천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서울시가 벤치마킹했다는 미국 미시시피 강은 생태친화형 하천인데, 구불구불한 형태로 넓은 하천에서 유속이 빠르기 때문에 돌아서 갈 수 있도록 해서 생물서식지도 증가하고 퇴적이 되고 있다. 또 옆에 영양을 공급해주는 습지도 갖추었기 때문에 생태친화형 하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당장 옆 땅덩어리가 비싸 사실상 생태친화형 하천에 대한 진정한 대책을 세울 수가 없는 실정이다. 본래 청계천 옆쪽에 원래 청계천 폭 6배의 좌우로 생물들이 살 수 있도록 습지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도심에서는 그런 억지 생태형 하천을 만들 뿐. 대책이 없는 셈이다.

이제 경고가 눈앞에 다가왔다. 먼 일이 아니라 현재 겪고 있는 문제들이다. 하천 행정이 시정되지 않으면 결국 수질은 지금처럼 악화될 것이고, 국민들의 삶의 질 또한 하락하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정책적으로 미루거나 근시안적으로 '때우기식' '눈속임식' 해결을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결국 생태친화형, 환경친화형 이름만 그럴 듯 하게 할 것이 아니라 하천 행정에 철학을 녹여 장기적이고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만이 모두의 삶을 보존하고 공생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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