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구석구석, 청년 창업의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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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구석구석, 청년 창업의 길이 보인다
  • 강서양천신문사 권해솜 기자
  • 승인 2021.03.23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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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상상캠프 옥동준 센터장

양천구 신정3, 올 초 새롭게 문을 연 양천중앙도서관과 큰길 하나 사이에 서울창업카페 양천신정점 양천상상캠프(이하 양천상상캠프)가 있다. 양천구 청년의 창업을 돕고 다양한 기회도 열어주는 지원센터다. 청년 세대의 무한상상을 응원하며 본인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양천상상캠프의 옥동준 센터장을 만났다. 젊은이들 모이는 공간이라는 것을 대변이라도 하듯 청년 센터장이 반갑게 맞이했다.

양천상상캠프는 20199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원래 서울시 산하 사업인데 양천구에서 관리하고 있어요. 모두 13개 지점이 있고, 양천구는 그중 10번째 센터입니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것은 물론 외부에서도 다양한 창업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양천상상캠프가 세워지기 전까지만 해도 양천구에는 창업과 관련된 기관이나 지원 공간이 부족했다. 창업에 관한 개념은 더더욱 불분명했다. 양천상상캠프가 문을 열고나니 예비 창업자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인큐베이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액셀러레이터까지는 아니더라도 창업에 필요한 교육은 물론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어요. 양천구에서 살거나 사업자 주소지가 양천구에 있는 분들이 방문합니다. 물론 이곳이 청년을 위한 공간이라고 말하지만, 창업에 관심 있는 주민이라면 누구든지 올 수 있습니다.”

옥 센터장은 상상캠프를 찾는 이들을 두 가지 성향으로 분류한다고 했다. 1년 안에 창업을 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쓰는 등 창업 성숙도를 갖췄으면 예비 창업자라고 부른다. 창업에 대한 도전을 고민하거나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사람은 창업 관심자로 분류한다.

창업 관심자 분들이 많이 오십니다. 멘토링도 들으시고, 실무교육도 받으시고요. 오시는 분들은 꾸준히 오시고 또 온라인 교육도 처음부터 잘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양천상상캠프가 그리 오래된 기관은 아니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사업자를 낸다거나 창업에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가 꽤 된다고 옥 센터장은 말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온라인스토어를 만들어서 창업지원을 받고 사업자를 낸 경우도 있어요. 창업을 한다는 개념이 참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거창한 나의 자본금을 들여서 돈은 벌어보겠다는 개념인데 지금 청년들은 용돈벌이 형태로 창업을 시작해요. 정말 가볍게요. 창업 아이템 없이 와서 실제로 창업을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창업학을 공부한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본인 사업아이템이 없으면 창업은 불가능하다고 배웠어요. 전통적인 창업의 개념이 많이 깨지고 있어요.”

자본금을 조달하는데 있어서도 사뭇 다르다. 예전에는 은행 대출에 의지하는 것이 다반사였다면 요즘은 중소벤처기업부나 창업진흥원 등 정부 지원에 많은 여지를 둔다고 했다.

큰 조직부터 시작해서 작은 골목가게 까지 각종 지원이 많습니다. 청년들이니까 발 빠르게 찾아보는 것이죠. 클라우드펀딩을 시도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어요. 어떤 친구는 수익률이 여기에서 2500%가 났습니다.”

사실 양천상상캠프가 신정3동이 지어진 이유가 있다. 이 일대가 청년임대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양천구 중에서 청년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신정동 거주 청년에게는 비교적 유리하지만 양천구 중심지와 꽤 떨어져 있다.

양천상상캠프가 문을 열고 조금 안 있어서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자주 방문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처음부터 온라인 교육을 강화해 두었습니다. 비대면 중심 프로그램으로 초반부터 홍보했고요. 시기적으로 국가 위기 상황에서 기회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고, 우리가 가고자 했던 방향이 맞아떨어졌습니다. 무리 없이 비대면 사업을 계속 선두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양천구가 비대면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발 빠르게 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양천상상캠프의 비대면 노하우가 있었다고 옥 센터장은 말했다. 포스트코로나를 미리 준비한 셈이다.

옥 센터장은 양천구 토박이로서 양천구 출신 청년들이 지역 이탈 없이 자신의 고장에서 하고 싶은 일을 펼치면서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양천상상캠프에서 일을 한다고 말했다.

양천구에 13만 명되는 청년인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긴 딱 거주지입니다. 교육도시라고 말하지만 대학교가 없잖아요. 고등학교 이후로는 거주지 이상의 기능을 못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양천구에 특별한 마음이 없다고 봐요. 거점사업이 없다보니 지역에서 배출해낸 우수한 청년들이 다른 지역에서 일하고 있잖아요.”

옥 센터장은 양천구에 있는 청년들이 어떻게 하면 이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했다. 최근 양천구의 소상공인들을 돕는 디지털 서포터즈 사업을 통해 양천구민으로서 청년의 역할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양천상상캠프의 청년들도 한몫 거들고 있다.

저도 아직 젊으니 생각하는 것이 많습니다. 언젠가 때가 되면 능력 있는 이곳을 청년에게 물려주고 창업하러 떠나야죠. 지금은 아닙니다(웃음). 지금은 구조를 튼튼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꿈입니다. 양천의 많은 청년들이 이곳에 적을 두고 활동하고 지역을 키워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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