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스무 돌 맞은 성동구상공회 허범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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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스무 돌 맞은 성동구상공회 허범무 회장
  • 성동신문
  • 승인 2021.03.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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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부와 일자리 원천. 존경받는 기업인 위해 헌신하고 봉사
“모든 기업이 IT기술 현장에 적용해야!” 4천여 성동상공인들의 접속 돕는다
허범무 회장은 1세대 정보통신기업 전문경영인이다. 성동상공회에 필요한 서비스 정신과 나눔의 문화는 어쩌면 그 기술정보 기업현장서 싹텄을 수 있겠다.   ⓒ 원동업
허범무 회장은 1세대 정보통신기업 전문경영인이다. 성동상공회에 필요한 서비스 정신과 나눔의 문화는 어쩌면 그 기술정보 기업현장서 싹텄을 수 있겠다. ⓒ 원동업

 

근현대사를 볼 때 성동은 '상공(商工)의 땅'이다. 상(商)은 헤아린다는 뜻이요, 이익을 위해 물건을 사고 파는 장사를 말한다. 공(工)은 장인이요, 물건을 만드는 일이다. 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는 존재이지만, 빵을 생산하고 교환하는 일은 삶의 고상함과 번영을 이루는 원천이다. 성동구상공회는 그 상공인들의 모임. 오는 3월 28일로 스무 살을 맞아 성년이 된다. 허범무 회장을 만나 성동구상공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해 물었다. 이제 막 읽기 시작한 듯, 앞쪽에 책갈피를 끼운 책 한 권을 들고 그가 나타났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직을 물러나면서 발간한 책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였다. 

◆경동초등학교 졸업, 2000년대초 성수동서 IT업 전개

 - 7대 회장을 3년 역임하신 뒤, 지난 3월 15일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8대 회장에 연임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성동과는 어떻게 처음 연을 맺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경동초등학교 졸업생이예요. 59회. 2000년대초 강남 대치동서 기업을 설립했는데, 2년여 뒤에 성수동으로 옮겼어요. 거기 미래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죠. 주변에 권유도 많이 했고. 말을 들은 친구들은 적지만….(웃음)  
여기 성동은 산과 강이 있는 동네고, 강남이 가깝고, 교통이 편리하죠. 출판 염색 자동차 수제화 철공소 같은 제조업 중심이어서…, 금융 같은 업종은 부족했고…. 일종의 3D업종이 많은 거잖아요. 낙후돼 있지만, 그래서 좋아질 일만 있는 곳이라 생각했죠.”

 - 허범무 회장께선 고우아이티 대표시죠. 회사 소개부터 해주시죠.
“1987년에 미국으로 컴퓨터 교육을 받으러 갔었어요. 당시 나는 성수동에 있던 아남산업(현 Amkor)에 근무하고 있었고.”

 - 1987년이면 컴퓨터조차 생소하던 때로군요. 저는 1988년 대학신문 기자였는데, 아직 활자를 뽑아 신문을 만들고 있었거든요. 그 다음 해 컴퓨터조판시스템이 전면적으로 도입됐죠. 
“그렇죠. 초창기죠. 당시 IBM에서 XT를 개발했어요. Microsoft에서 OS시스템이 막 나왔을 때였으니까. 당시 컴팩이라고, 지금은 없어졌는데, IBM에 대항하던 기업이 있었어요. 아남산업은 반도체 패키징 회사였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 (주)고우넷은 컴퓨터 판매, 서비스를, (주)고우아이티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클라우드 분야  쪽 일을 합니다. 외국서 한국에 들어온 거의 모든 업체에 서비스하죠. 테슬라도 있고, 퀄컴, 넷플릭스 같은 데까지….”

= 1998년 한국에 외환위기가 오고, 허 회장이 근무했던 회사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그들을 붙잡아 함께 일하고 싶었다. 옛고(古) 친구우(友) 자를 가진 회사 고우넷 GowIT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어떤 이들은 고운, 곱다를 연상키도 한단다] 그 기업의 이름은 성동상공회의 회원에 대해 그가 갖는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그는 스스로 상공인이면서, 더 넓고 다양한 상공인들과 연대 협력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는 중이다. 

  - 서울의 스물다섯 개 구 중, 성동상공회의 창립이 가장 먼저라고 들었습니다. 
“서울시와 성동구청이 업무협약을 맺고 초대 지태섭 회장께서 애써주신 덕분에 2001년 3월 28일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설립되었습니다. 성동구가 준공업지역이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상공회에 대한 설립 필요성을 더 많이 느끼고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고 봅니다. 현재 성동구 상공회는 2020년 기준 약 3,873개의 회원사가 있고, 의결기관으로 이사회에 96명의 임원이 구성돼 있어요. 

◆서울시 최초 구상공회, 현재 4천여 회원으로 성장

  - 상공회의 설립목적이 성동구 소재 상공인에 대한 경영활동 지원과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함이더군요. 자문 분들도 계시던데, 어떤 분들이 어떻게 지원하십니까?
“성동상공회엔 현재 세무사와 노무사가 각 두 분씩, 경영지도사 한 분과 무역 담당 자문이  계시죠. 이분들이 상담을 주력하는데, 각 구마다 이렇게 인력들이 계시고, 대한상공회서 통합 운영합니다. 지난해엔 재택 근무와 관련한 인력관리와 제반 법적인 문제들을 많이 물어들 오시곤 했죠. [성동상공회 홈페이지엔 2021년 2/4분기 상공회 실무강의 일정이 나와 있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운영하는 코참경영상담센터서 운영하는 강의 갯수는 약 362개. 세무 회계 인사 노무 무역 창업 등 다양한 분야가 망라돼 있다-편집자] 우리 성동구상공회 회원수첩은 '회원맞춤 AI수첩'이라 회원간 비즈니스와 교류, 협업 등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 이정동 사무국장은 핸드폰을 꺼내 성동상공회 회원수첩을 보여주었다. 상공회원들의 페이스북이라고나 할까? 연락처 얼굴 업무를 단순하게 정리해 놓은 기존의 종이수첩과는 다른 차원이었다. 회원들은 만남을 일자와 행사별로 자동 저장하고, 언제든 그 회원에 대한 메모도 사람마다 남겨놓을 수 있다. 사업과 제품, 비즈니스 모델 등을 링크를 통해 제공한다. 화상회의 기능도 탑재돼 회원간은 물론 고객들과도 화상회의도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줌보다 편리하고, 외부 고객도 비밀번호만 알면 된다”는 것.

 - 허범무 회장께서는 IT업종에 계신데, 그 영향이 있는 겁니까. e-회원수첩 말입니다. 
“아닙니다.(웃음) 김재명 부회장[(주)슈빅]이 저희 회원입니다. 전국에 근조기를 제공하는 업무도 하고 계신데, 단체홈페이지 회원수첩 제작업체를 운영하시죠. 거기에 아이티기술을 접목해서 우리와 연결돼 있습니다.”

  - 성동구상공회는 다른 지역 상공회와 어떤 점이 다릅니까?
“제가 상공회를 맡으면서 알게된 건데,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볼 때 사업장과 주거가 분리돼 있는 비율이 높아요. 타구는 사업장과 주거가 같은 구역인 경우가 많거든요. 일터와 집터가 분리되면 업무효율성 면이나 단합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많죠. 다른 하나는 우리 구가 준공업지역이라는 거죠. 이것은 우리의 큰 장점이자, 큰 미래가치죠. 이 지역의 오래된 건물들이 보이는 아우라가 카페나 젊은이들을 부르는 매력이 되고 있더군요.”

◆성동상공회 나눔과 공헌의 문화를 지역사회에도 접속하다

성동구상공회의 2021년 중요 목표중 하나는 CEO아카데미 20기 준비다. 매년 이어온 이 과정을 지난해엔 생략할 수밖에 없었다. '진성회원이 그곳서 만들어진다'고 이정동 사무국장이 말을 보탰다. 성동상공회가 현재 입주해 있는 곳은 성동안심상가. 성동구청이 비좁은 공간서 어려게 일하는 성동상공회에 공적 지원을 했다. 50여 명쯤이 들어갈 수 있는 큰 강당과 회의실 등이 갖춘 이곳을 성동상공회 임원들이 십시일반 1억을 걷어 내부를 꾸미고 집기 등을 마련했다. 이러한 나눔과 공헌의 문화는 이곳에선 더 자연스러운 일이 되고 있다.

  - 성동구자원봉사센터에서 마더굿즈 분들을 만났습니다. 성동상공회의소에서 기부해 주신 2,300여만 원의 후원금 덕분에 생리대를 지원 청소년 수가 세 배쯤 늘었다고 하더군요. 
“저도 딸을 키우니까, 그런 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있다는 게 가슴 아프죠. 한 달 1만원 1구좌를 자동이체해 돕습니다. 두서너 구좌…, 열 구좌를 하시는 분도 있고….”

 - 햇쌀 나누는 일도 하셨더군요. 10킬로그램 830포를 하셨으니, 8톤하고도 300킬로입니다.
“2018년에 203포, 2019년 622포 그리고 지난 2020년에 830포까지 늘었어요. (이정동 사무국장이 '허 회장님이 100포를 했다'고 첨언했다) 
우리가 임원들이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운영해요. 거기다 제가 50포를 먼저 적어요. 100포를 한꺼번에 적으면 다음 사람들이 뭐라 그래요. 그럼 우린 얼마나 해야 하냐고.(웃음) 
다들 자기 형편껏 기부를 하는 거죠. 나중에 50포를 더 했어요. 그런 기술이 필요하죠.”

 - 추석 때 살곶이공원에 '희망의 달'을 만들었을 때도 기부를 하셨더군요. 
“메시지 오브 더 문이었죠. 코로나에 지친 구민들이 달을 보고 소원을 빌었으면 하는 생각이었어요. 그거 만들 때, 후원하신 분들의 이름과 기업명을 한글과 영문으로 함께 적어넣자고 제안했어요. 그게 반영이 됐죠. 뭐랄까. 기업인들에겐 '명분'이랄까 그런 걸 줘야돼요. 그럼 하죠.”

= 이 시대 기업 혹은 기업인의 총아를 말할 때 흔히 테슬라 일론 머스크를 떠올린다. 그는 창업(스타트업)에 대해 다음처럼 말했다. 
“이것은 마치 유리를 씹어먹으며 심연을 응시하는 느낌이다. 이게 재밌을 것이라고 느낀다면 실망하게 될 거다. 대단히 고통스럽다. 차라리 어디에 취업하는 게 훨씬 쉽다. 스트레스는 덜하고,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여가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 거기에 거의 미쳐있는 거라면 하는 게 맞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하지 마라. 첫 번째로 명심할 것은 고통을 잘 견뎌야 한다. 미친 듯이 일해야 한다. 매주 80~100시간씩 일해야 한다.” 기업인들은 이 말을 동감하고 체감하는 이들이다. 봉급을 받을 땐 모르고, 줄 때 비로소 기업이 어떤 것인지 안다. 그러니 이들의 '기부'엔 땀과 눈물이 묻어있다. 허범무 회장은 이런 기업인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길 원한다. 그에게 기업과 취업에 대해 물었다.

왼쪽 성동상공회 이정동 사무국장과 허범무 회장. 뒤편 오른쪽 사진이 초대~3대 지태섭 회장과 4~7대 심상돈 회장. 각기 3연임 했다. 회원간 신뢰와 헌신의 문화가 싹튼 배경일 것이다.

◆기업은 부와 일자리 원천, ESG 가능하도록 도왔으면

 - 현재 기업 경영의 화두는 환경보호와 사회공헌 그리고 윤리경영 등을 강조하는 ESG경영[Environment+Social+Governance]입니다. 
“기업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사회공헌활동) 이야기도 있었죠. SK 최태원 회장 같은 분도 강조를 많이 하시고. ESG가 뭐냐, 어떻게 해야 하냐, 왜 해야하나? 이런 것부터 묻고 우리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하는 거죠. 그런데 하나 물어보죠. 국가와 기업 중 어디가 더 영향력이 큽니까?”

  - 환경문제나 빈부격차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작지 않겠죠. 기술의 혁신 말고도 윤리적 책임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거고. 
“그렇게 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의 역할이 있어요. 예를 들면 기업의 상속 증여 같은 걸 보죠. 국가는 그 부가 (불로소득으로) 승계된다고 봐요. 그런데 기업은 기업인과 근로자가 함께 창출하고 유지해 가는 부와 일자리의 원천인 겁니다. 그 기업이 유지될 수 있게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거죠. 불필요한 규제라면 제거도 하고…. 먹고 살기 바쁜 기업 입장에선 우선순위가 있어요. 성동구도 중소기업들은 인력 구하기도 쉽지 않은 곳이 많아요.”

 - 반면에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다고 하거든요. 이런 미스매치가 왜 생깁니까? 일을 구하는 이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IMF 이후 임금격차가 커졌어요. 당시가 80%쯤이었다면 지금은 격차가 배쯤 되요. 산업구조도 일자리가 줄어들죠. 
우린 최근 한양여대에서 IT쪽 인력을 4명 채용했어요. 중소기업에 가는 것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컴퓨터를 개발하라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런 걸 해내는 천재들도 있는 거고, 그걸 활용하고 적용하는 거잖아요. 인사 잘하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해내면 되는 거예요. 자신의 적성과 주제를 잘 찾아서 꾸준히 목표를 향해 가야지! 걸맞는 실력을 갖추면 금상첨화고.”

= 허범무 회장은“모든 기업들은 이제 아이티기술을 사업과 연결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이자면, 성동의 '각 기업들은 꼭 성동상공회와 접속'해야 할 것 같았다. 그건 마치 인터넷과 연결되는 것과 같다. 거기 기업과 개인에게 기회를 내어줄 자원들이 있다. 스스로 그 부분이 될 때, 전체는 부분을 위해 연결된다. 그럼으로써 개인과 전체는 더욱 커진다. 

주소 : 성동구상공회-성동구 성수일로10길 26(성수동2가) 하우스디세종타워 상가동 3층
전화 : 02)2294-2920

<글·사진 : 원동업=성수동 쓰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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