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를 캤어요. 식물학자 되어 식물들 알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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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를 캤어요. 식물학자 되어 식물들 알려주고 싶어요!”
  • 성동신문
  • 승인 2021.04.2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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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신문 어린이날 기념 특집> 김다루_아로 자매 어린이 인터뷰

“호주 간 이모 보고 싶어요. 코로나가 세상에서 제일 미워요!”

어린이란 어린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1920년 잡지 <개벽>에 번역 동시 ‘어린이 노래:불 켜는 이’에 처음 나온답니다. 이 글을 소파 방정환 선생이 썼습니다. ‘어린이’ 이전에는 어린이를 아무 이름으로나 불렀죠. 애야, 얘야, 아기야, 이노마 저노마 노마…. 소파 방정환의 어린이 사랑은 대단했습니다. 그는 1921년에 ‘천도교 소년회’를 만들었고, 1923년에는 월간 <어린이> 창간과 어린이 문제 연구 단체 ‘색동회’도 창설되지요. 이 단체가 ‘어린이날’도 만들어 첫 기념행사도 엽니다. 메이데이 노동절과 겹치는 이유 때문에 1945년 광복과 함께 이제 어린이날은 5월 5일이 됩니다. 2018년에는 어린이날이 공휴일 등과 겹치면 대체휴일을 지정합니다. 어린이는 대접받아 마땅하지요. 어린이날을 기념해 두 어린이를 인터뷰했습니다. 김다루와 김아로는 자매입니다.

- 여러분들에게 자신을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로 : “경동초등학교 1학년 4반 김아로입니다. 저는 아무 아무 댄스나 따라하지 않고 땐스땐스를 춰요. 계속 춤을 출 수 있어요. 저는 식물을 좋아해서 식물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다루 : “경동초 4학년 8반 김다루입니다. 화를 잘 내고, 책은 두말하면 잔소리로 사족을 못 쓰고 좋아합니다. 승마도 좋아해요.

기자가 묻지도 않았는데 언니에 대해 아로가 이야기를 꺼냅니다. 당연히 다루도 아로에 대해 반격합니다. 둘은 인터뷰 내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자주자주 끼어들어 옵니다.

아로 : “언니는 무조건 짜증내요. 마음대로 안 되면 막 소리 질러버려요. 화를 잘 내요. 언니는 학교 끝나면 맛있는 거 사줘요. 편의점에서 과자, 포카칩, 젤리, 초콜릿 사줘요.”

다루 : “제가 아는 동생은 ‘칭찬을 좋아하고요. 흉을 잘 못보고, 거짓말 안하고, 화도 안 내고, 할퀴기 대장’이예요. 엄마 말이 동생은 친구를 잘 사귀고, 남동생하고 잘 놀아줘요. 저 지금 동생 때문에 화산 폭발하기 대직전이란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욕설은 집에서 금지인데 하고 싶어 죽겠어요.”

- 우리 동네서 두 사람이 좋아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아로 : “저는 캠핑장을 좋아해요. 파도소리도 좋아하고, 올챙이도 잡고, 소라게도 있어요. 친구동생은 다람쥐 봤어요. (아니 우리 동네에서_다루) 서울숲도 좋아해요. 나는 식물학자인데 민들레, 소나무 딸기나무(야, 딸기가 나무냐?), 고추나무, 양파도 있어서 좋아요.”

다루 : “도서관이 제일 좋아요. 예전에 우리집은 작은도서관 했었어요[서울숲길에 있던 서울숲다루작은도서관].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요즘은 엄마가 신문 보고, 동화책만 계속 사줘요. 제 또래 남자애들한테는 <마지막 레벨업>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저희 아파트에 운동기구가 있거든요. 거기서 엄청 재미있게 놀아요. 땅에 흙으로 만든 크레파스 그림 그려요. 정말 재밌어요.

- 아로는 식물학자가 되고 싶다고요? 와!

아로 : “식물을 키우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식물을 알려주고 싶어요. 아 맞다. 얼마전에 서양수수꽃다리 나무를 봤어요. 라일락이래요. 냉이도 캤어요. 냉이는 먹는 거예요. 꽃이 피면 못 먹어요.(이천별장_엄마는 농막이라 겸손해 하는-에서도 키우고 있잖아!_다루)

- 다루는 되고 싶은 게 있어요?

다루 : “잘 모르겠는데 솔직히 승마하는 사람? 경주하고 싶어요.”

다루가 말을 난생 처음 탄 곳은 제주였다. 자신의 기억에도 남아있지 않지만. 성수동서 서울기마경찰대를 유치원에서 찾아갔을 때, 거기서 다시 말을 만났다. 엄마 아빠가 값이 쌀 때, 말을 탈 수 있는 티켓을 한꺼번에 많이 끊어놓아서 말타기는 자주 이어진다.

- 아빠랑 엄마랑 중에 자기는 어디를 닮았는지 이야기해 볼래요?

아로 : “네, 아빠는 용이고 엄마는 호랑이입니다. 아빠는 어린이 흉내를 잘내요. 나는 엄마만큼 예쁘고, 아빠처럼 눈썹을 움직일 수 있어요. 저는 연기를 잘해요. 슬픈 거, 기쁜 거, 짜증나는 거 다 잘해요.”

다루 : “아빠만큼 나는 화를 잘 내요. 아빠도 삼남매, 엄마도 삼남매, 우리도 삼남매예요. 좋은 건 학원을 많이 안 보내요. 우리들 선택권이 있어요. 친구들은 억지로 학원에 가기도 하거든요.

-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알려줄래요?(어린이날이 곧 다가오잖아요. 혹시 알아요. 누가 들어줄지?)

아로 : “엄마가 안 된다고 하는 그 고양이, 강아지도 키우고 싶습니다. 토실토실 강아지. 웰시코기가 좋아요.”

다루 : “호주로 가서 이모를 만나고 싶어요. 지난해에는 꼭 간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갔어요. 이 세상에서 제일 싫은 건 코로나예요. 한강이나 서울숲처럼 탁 트인 곳이 좋아요.”

어린이대공원은 어린이를 테마로 한 ‘세계 유일의 공원’일 것이라고, 이곳 관장이셨던 이강오 원장이 말씀하신 바 있다. 이곳에는 소파 방정환의 상이 있고, 거기 어른들에게 주는 소파의 이야기가 있다. 100년의 세월 동안 우리는 이 말에 얼마나 가까이 갔을까? 우리는 이 시대에 어떤 어린이 헌장을 어른들에게 주어야 할까? 그의 글을 읽으며 다시 새겨볼 일이다.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치어다보아 주시오. 어린이를 가까이하시어 자주 이야기하여 주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보드럽게 하여 주시오. 이발이나 목욕 의복 같은 것을 때맞춰 하도록 하여 주시오.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시오. 산보와 원족 같은 것을 가끔가끔 시켜 주시오.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히 타일러 주시오.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 만한 놀이터와 기관 같은 것을 지어 주시오. 대우주의 뇌신경의 말초는 늙은이에게도 있지 아니하고 젊은이에게도 있지 아니하고 오직 어린이들에게만 있는 것을 늘 생각하여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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