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어르신들 코로나 백신접종 대장정 완수, 7월 이후도 계속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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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어르신들 코로나 백신접종 대장정 완수, 7월 이후도 계속 접종
  • 성동신문
  • 승인 2021.06.2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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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현장 지킨 여성연합회 세 봉사자 “우리 이웃들, 현명하고 강인해요!”

이은희(자유총연맹성동지부 여성회장)
이영심(성동구여성연합회장)
김홍주(성동구새마을금고회장)

성동구여성연합회가 이번 백신접종의 자원봉사를 맡았다. 왼편부터 이은희(자유총연맹성동지부 여성회장), 이영심(성동구여성연합회장), 김홍주(성동구새마을금고회장)은 90일 개근.
성동구여성연합회가 이번 백신접종의 자원봉사를 맡았다. 왼편부터 이은희(자유총연맹성동지부 여성회장), 이영심(성동구여성연합회장), 김홍주(성동구새마을금고회장)은 90일 개근.

성동구는 백신접종 1호센터를 구청 3층에 설치, 지난 4월 1일부터 운영해 왔다. 무지개도서관을 옮기고 강당을 빌려 만든 이 임시 접종장에서 관내 75세 이상 노인들 및 경찰관, 소방관, 복지사, 의료진, 유치원관계자 등 필수인력이 백신을 맞았다. 성동구 등 행정과 서울대병원 의료진 등이 협업해 치룬 이 대규모 '작전'에는 숨은 공로자들이 있다. 성동구 여성연합회회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

이들은 오전 7시30부터 접종을 마치는 오후 5시경까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토요일엔 오전 접종)까지 90여일간 문진표 작성과 안내 등 원활한 접종을 위해 힘써왔다. 하루 800~900여명까지, 주로 거동과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은 노인 접종자들에게 이들은 큰 도움이 됐다. 지난 90여일간 매일 자리를 지켰던 연합회 '백신 삼총사'를 만났다. 여성연합회 이영심(회장), 이은희(부회장) 그리고 김홍주(총무)가 그 주인공들이다.

- 긴 시간 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6월 30일이면 어르신들 백신접종이 완료된다고요. 매일 수백 명씩 뵈었는데,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 아버지 뵙는 것 같았죠. 그동안 봉사가 소외계층 혹은 아동 등 한정된 대상이었다면, 이번엔 지역과 성별, 빈부 가리지 않고 모든 어르신들께 봉사한 거죠. 그게 대단히 색다르고 의미있는 경험이었어요.”
“많이 웃기도 했어요. 문진표 첫 문항이 임신을 하셨느냐는 질문인데, 남자 어르신들에게 여쭈면 하하하 웃으세요. 장갑을 못 끼는 어르신도 계셨는데, 끼워드리면서 '어머닌 손이 많이 가요!' 하면서 또 웃고요.”
“아쉬운 장면도 보였죠. 이동용 침대를 타고 오신 분도 계셨구요. 보호자로 함께 온 자식이 어머니는 뒤에 두고 자신만 앞서 가기도 하고요. 또 자신은 명품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한 아들인데, 어머니 마스크는 낡고 더러운 거예요. '바꿔 끼워드릴게요!' 했더니, '왜 그런 걸 쓰고 와서 아들 망신을 주느냐!' 도리어 어머니를 타박하는 모습도 보였죠.”

- 자원봉사에 참여하신 분들이 성동구여성단체연합회 회원분들이시죠? 조를 짜서 매일 30여 명 가까이 참여해 주신 헌신과 열정이 대단합니다.

“저희 성동구여성단체연합회는 바르게살기, 자유총연맹, 새마을부녀회와 새마을문고, 적십자, 구정평가단, 구민기자단, 주부환경연합회, 제과제빵, 트위터, 이미용연합회로 구성된 봉사단예요. 각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 코로나19 접종에 다들 팔을 걷어부친 거죠. 어머니들의 힘이죠. 물론 구민기자단이나 자유총연맹 같은 데서는 남성 봉사자분들도 오셔서 함께 했어요.”
“새마을부녀회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를 처음 제안했었거든요. 우리 국민들이 위기를 당해선 되게 강인하고 현명하신 거 같아요. 우리 구는 정말 열심히 코로나에 합심해서 대처했어요. 다른 두 분 포함해서 모두 정말 고맙죠.”

이번 백신접종 봉사에 단 한번이라도 참여한 봉사자만 약 250여명. 연인원으로 따지자면 2천여 명에 이른다. 더구나 이들 세 사람은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삼개월간이나 봉사에 나섰다. 그건 어떻게 가능했을까?
“가족들이 제일 고맙죠. 집에 반찬이 없어도, 엄마가 아침에 집에 없어도, '엄마 수고했어. 계란 싸갖고 가야하는데 집에 못 사둬서 미안해!' 그렇게 해주니까. 말을 하려니 눈물이 나네. 함께 봉사해주는 타 단체 회원들도 이것저것 챙겨주고요. 구청분들도 그렇고요. 그런 힘들이 서로를 계속 버티게 해준 것 같아요. 그리고 어르신들도 정말 편안하고, 친절하게 해줘 고맙다고 해요. 자식보다 낫다 그러기도 하고요(웃음).”

- 이제 7월 1일부터는 어떻게 됩니까?

“접종을 아직 못한 세대에 계속 접종합니다. 50대와 30대 등도 접종이 시작한다 해요. 매일 밤 8시까지 1천600여 분씩 접종하고요. 어르신들은 엘리베이터로만 이동했지만, 여러분은 계단도 이용하게 되실 겁니다. 하나 부탁드리고 싶은 건, 접종 받으러 오셔서 갑처럼 행동하시는 분은 없었으면 하는 거요. 우리는 함께 어려운 시기를 걸어가는, 싸워가는 공동체잖아요.”

  • 원동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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