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에 연임하게 된 임인수 대한노인회 성동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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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에 연임하게 된 임인수 대한노인회 성동지회장
  • 성동신문
  • 승인 2021.07.0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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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원 경력과 사업체 운영 경험에서 얻은 지혜,
성동구 노인의 복지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우리 지역 국보 원로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성동 지회 사무실에서 임인수 지회장. 서성원ⓒ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성동 지회 사무실에서 임인수 지회장. 서성원ⓒ

2021년 6월 25일, 대한노인회 성동지회를 찾아갔다.
코로나19로 그동안 폐쇄했던 동네 경로당들이 최근에 문을 열었다. 지회로서는 한창 바쁜 시기, 살짝 넘겼을 듯싶은 시기였다.
첫인상은 ‘단단한 사람’이었다. 조용하게 얘기를 풀어놓기 시작하셨다.

방향이 필요했다. 임인수 지회장과의 인터뷰가 나아갈 길은 두 갈래였다. 임 회장이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나머지 하나는 노인회와 관련된 일을 들어보는 것이다. 임 회장은 70년대부터 성수동에서 사업체를 운영했었다. 그러면서 동네와 성동구를 위해 봉사도 많이 했다. 그중 하나는 구의원이다. 그의 인생 역정을 톺아보면 곱씹어볼 만한 얘기들이 여름철 포도알처럼 많을 것이다.

올해 3월, 임 회장은 회장 선거에서 당선해서 대한노인회 성동지회장에 연임했다. 4만 성동구 노인들의 권익을 위해 더 일하게 된 것이다. 그 무게감 때문에 그랬을까. 임 지회장님은 노인회를 중심으로 얘기를 나눠보자고 하셨다.

사무실에 게시한 경로당 임원들 사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임인수 지회장. 서성원 ⓒ
사무실에 게시한 경로당 임원들 사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임인수 지회장. 서성원 ⓒ

- 바쁘실 텐데 어떻게 지내십니까?

“6월 14일부터 코로나 백신을 맞은 분들에 한해서, 1시부터 5시까지 경로당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노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지요.”

노인복지의 최일선 경로당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임인수 회장

- 경로당은 노인에게 어떤 곳일까요.

“시대가 바뀌어서 노령인구가 많아졌습니다. 나라의 큰 사업 중에 하나가 복지에요. 만약에 노인에게 경로당이 없다고 한다면 집에서 뭘 하겠어요. 사람이 아침 먹고 어딘가 나갈 데가 있다는 것, 노인에게 그것만큼 좋은 게 어딨겠어요. 소외감을 느끼는 노인은 치매도 빨리 오고, 불면증도 생기는데, 나들이할 데가 있으면 그런 게 다 없어집니다. 젊어서 가족과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일했으니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하는 게 복지 아닌가요. 노인복지의 최일선이 경로당이죠. ”

임 회장은 경로당에 대해서 할 말이 많아 보였다. 그럴 것이다. 사람들은 경로당을 어떻게 볼까. 무료한 노인들이 쉬는 곳, 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노인 일자리를 늘려야, … 생활이 나아졌어요.”

- 2017년 4월에 성동지회장에 당선된 것으로 압니다. 성동구 노인들을 위해 어떤 일에 중점을 두셨습니까?

“성동구 노인인구가 4만 명쯤 되는데, 노인회에서 마련한 일자리는 몇백 명밖에 안 돼요. 그래서 제가 4년 전에 취임하면서 일자리를 늘려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꽤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어요. 노령연금 30만 원, 일자리 임금 27만 원이 되니까 생활이 나아졌어요.”

성동구는 17개 동이 있고, 경로당은 162개라고 한다. 경로당 종류가 다르다는 것을 인터뷰 중에 알았다.

구에서 운영하는 구립 경로당이 있고,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경로당이 있다고 한다. 아파트 경로당은 굳이 따지자면 사립 경로당인 셈이다. 아파트 경로당 경우, 노인들이 적게 이용하는 건, 거기 나가면 노인이 된 것 같아 꺼리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임 회장이 노인회를 맡은 뒤부터 달라지고 있다고.

노인회 사업 중 ‘재능나눔’에 참여하여 일하는 노인은 행복

현재 8명으로 늘어난 성동지회 사무실 앞에서. 서성원 ⓒ
현재 8명으로 늘어난 성동지회 사무실 앞에서. 서성원 ⓒ

“노령연금은 안 받지만 일을 하고 싶은 분들도 일을 하고 있어요. ‘재능나눔’이란 것인데, 예를 들면, 서울숲에 안내 도우미도 하고 청소도 하고 그래요. 그래서 일하는 노인이 3백에서 7백으로 늘어났어요. 일주일에 하루만 일을 할 수 있어도 그날이 기다려지는 게 노인이거든요. 아는 사람과 대화도 하고, 생활에 리듬을 찾을 수 있는 게 노인 일자리입니다. 다행히도 이런 일을 정원오 구청장이 적극 도와주고 있어요. 그래서 내가, 효자 구청장이라고 부르지요. 노인복지라고 그러면 나보다 더 알려고 그래요(웃음).”

경로당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반응이 좋아

“경로당은 복지관이라든지 이런 데 보다 규모가 작아요. 여기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노래 교실, 그림그리기, 수공예, 같은 걸 진행했어요. 경로당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거기에 맞춰 진행 강사를 보냈어요. 담배나 태우고 고스톱치는 경로당이 아니라 대화하고 웃을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어요. 지금은 경로당에 나오면 심심치 않죠. 그래서 어른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서울시에서도 하고 다른 자치구에도 경로당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한다. 하지만 성동구처럼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곳은 없다고 한다. 이런 사실에 대해 임 지회장의 자긍심은 남달랐다. 성동구 노인복지에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프로그램 강사도 노인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야 노인들에게 맞출 수 있으니까요.”

경로당 활성화하기 위해 성동지회만의 시스템을 갖춰.

- 경로당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특별한 일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동네 경로당 별로 회장도 있고 총무도 있어요. 경로당을 운영하는 분들입니다. 문을 닫고 여는 일도 하고 회원들에게 전화도 합니다. 이분들에게 활동 경비를 보조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전화비라도 보태게요. 회장은 3만 원, 총무는 2만 원을 드리고 있지요.”

인터뷰 중에 뜻밖의 말을 들었다. 임 회장이 지금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에 살았고 거기 거주할 때 구의원을 했다는 것이다. 2, 3대 구의원 할 때 거주했고 4대 구의원은 다른 아파트에서 거주할 때라고. 지역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이웃이기도 하다. 이래서 동네라고 하겠지.

- 동네 경로당은 어떤 형태로 운영되는지요.

“동네 경로당에는 회원이 있어요. 자기가 거주하는 곳의 경로당에 회비를 내지요. 개인이 부담하는 회비는 경로당 별로 달라요. 그리고 성동구 지회에는 경로당별로 4만원을 냅니다. 이걸로 지회가 살림을 살아요.

구에서는 경로당에 쌀을 지원해요. 그 쌀로 일주에 3번 점심을 해 먹을 수 있어요. 반찬값은 운영비로 하는 거구요. 경로당에 중식 도우미가 있는데 노령연금 받는 분들이 맡습니다.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운영을 못 했지요. 그리고 경로당 청소하는 분도 있어요.”

“서울 지회 중 최초로 홈페이지 개설”

- 노인회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내가 사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를 오래동안 했어요. 그러면서 경로당에도 적을 두고 있었지요. 그런데 성동지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주위에서 맡아서 해보라고 권했어요. 아마 구의원도 하고 그랬으니까 노인회를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봤었나 봐요. 그래서 갑자기 등록하게 된 거지요. 선거를 통해서 당선된 게 시작이었어요.”

- 일을 맡아서 힘드시지 않으신지요.

“물론 쉽지만은 않지요. 하지만 보람도 커요. 지금 이 나이에 이 자리에 나온다는 것도 그렇고. 성동구 노인들을 위해 무얼 해 볼까 하고 구상도 하고 그러는 게 보람 있지요. 구의원을 해본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노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어요. 서울 25개구인데 다른 구에서 안 하는 것을 여러 가지 했어요.

같은 동네에 살지만 경로당 임원들이 서로 얼굴을 몰라요. 160여개 경로당이 일 년에 한 두번 만나니까 그랬어요. 얼굴을 서로 익히게 자리를 마련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동네 경로당 임원과 동장이 협의체 만들어 동네 발전에 기여하는 노인들

경로당 임원들로 해서 동별로 협의체를 만들었어요. 경로당 회장과 동장이 분기별로 만났어요. 동장은 구정 홍보도 하고 동네 현안을 협의하는 시간을 가진 겁니다. 노인들이 동네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어요.”

그렇게 해서 노인은 뒷방 늙은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젊어서 일했던 경험과 지혜를 동네를 위해서 쓸 수 있게 자리를 마련했던 것이다. 노인만큼 동네를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노인대학도 만들었어요. 1, 2기 졸업했고 3기는 모집만 해두고 코로나 때문에 못하고 있어요.”

“서울 지회 중에 최초로 홈페이지를 개설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대면 활동이 어렵잖아요. 소양교육, 노래교실 같은 것을 온라인으로 실시했어요. 지금은 다른 지회에서 배우러 오고 있어요. 연합회에도 없는 건데 우리가 처음으로 만들었어요.”

성동지회 실무를 총괄하는 서형표 사무국장
성동지회 실무를 총괄하는 서형표 사무국장

“아이들 분가하면 노인 부부만 살지요. 부인이 병이라도 나면 남자 노인도 세탁도 하고 음식도 만들 줄 알아야 하잖아요. 서울시 최초로 남자 노인들을 대상으로 가사교육을 했어요. 5주간요. 세탁기, 레인지 사용, 이게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정원오 구청장도 다녀가셨지요.”

“다른 지회에서 하지 않는 것도 하고, 그러지요. 다른 데서 안 하는 걸 하니까 우리 직원들이 힘들어해요. 서형표 사무국장이 살림을 맡아 고생하지요.”

구의원을 맡았을 때 어땠는지 여쭤봤었다. 몇 가지 말씀이 있었다. 그 중 하나, 그때는 동별로 1명의 구의원이 있었다. 동네를 아침에도 돌고, 저녁에도 돌았다고. 10년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렇게 했었다고. 동넨 사람들은 별 관심을 두지 않은 것으로 알았는 데, 그렇지 않더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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