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던 50대 독거남 살린 양천구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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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던 50대 독거남 살린 양천구 공무원
  • 강서양천신문사 송정순 기자
  • 승인 2021.09.02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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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지원금 계좌확인차 통화 시도하던 중 희미한 목소리에 한달음에 달려가
신정3동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주윤홍 복지건강2팀장
신정3동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주윤홍 복지건강2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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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희미한 단 한마디에 현장으로 한달음에 달려간 주민센터 공무원이 질병과 굶주림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던 50대 독거남의 생명을 살렸다.

지난 17일 오전 신정3동 주민센터 복지담당 공무원 주윤홍(49) 복지건강 2팀장이 취약계층 국민지원금 지급 관련 계좌확인을 위해 통화를 시도하던 중 가까스로 연결된 수화기 너머 꺼져가는 목소리로 .....’라는 한 마디가 들렸다.

20년간 복지업무를 담당한 공무원 경력으로 위급상황임을 직감하고 주민센터 돌봄매니저와 방문간호사와 함께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겨우 열린 문틈으로 냉방기도 없는 폭염 속에 뼈만 앙상한 상태로 현관에 주저앉아 있는 50대 독거남 A씨를 발견했다.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하고 상황을 파악해보니 A씨는 극심한 당뇨와 알콜중독으로 끼니를 챙길 기력조차 없었다. 열흘 넘게 식사를 하지 못한 상태였고 저혈압, 영양실조 증세까지 겹쳐 말을 할 수도, 고개를 들 수도 없을 정도였다.

생명이 꺼져가는 상황에서 A씨가 그토록 원했던 건 주스였고, 수화기 너머 그 간절함을 놓치지 않은 건 가족도, 다른 누구도 아닌 주민센터 복지 공무원이었다.

신정3동 돌봄SOS센터는 신속하게 119와 협력해 보라매병원 응급실까지 동행해서 보호자가 없는 A씨의 입원 절차까지 직접 진행했다. 또한 추가로 검진하던 과정에서 A씨도 몰랐던 새로운 질환을 발견해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주민센터에서 확인한 결과, A씨는 기초수급생활자가 아니었고 알콜중독으로 가족과 사이가 악화돼 연이 끊긴 지 오래였다. 복지사각지대 속에서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돌봄SOS센터는 긴급한 수소문 끝에 오랜 세월 왕래가 없던 A씨의 가족을 찾아냈고, 신정3동장까지 직접 나서 가족을 간절히 설득한 끝에 동 주관 하에 퇴원 후 A씨와의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 또한 보호자인 가족의 동의를 받아 복지사각지대에 있던 A씨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수급 신청도 병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돌봄SOS 주거 편의 서비스 제공기관과 연계하여 공무원,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오물과 쓰레기로 가득한 A씨의 집안을 청소하는 등 주거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김수영 구청장은 이번 A씨의 사례야말로 그간 구에서 추진해 온 양천형 돌봄SOS센터사업을 통해 이룬 값진 결실이라고 생각한다앞으로도 내실 있는 맞춤형 복지정책 추진 등 촘촘한 복지 그물망을 통해 고독사 없는 양천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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