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도시재생 - 상인과 주민의 상생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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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도시재생 - 상인과 주민의 상생 가능할까?
  • 원동업 기자
  • 승인 2021.10.1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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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늘 마장축산물시장만 조명! 동네 주민들의 희망과 좌절 들어야
“마장동은 공약도 없는 동네!” 주민들 나서 목소리 내고, 문화예술전시도 준비
상인과 주민들이 뒤섞인 동네 마장동. 도시재생은 이들을 모두 품을 수 있을까?
상인과 주민들이 뒤섞인 동네 마장동. 도시재생은 이들을 모두 품을 수 있을까?

현재 마장동은 소와 돼지를 다루는 마장축산물시장으로 유명하다. 1958년 들어선 우시장과 1961년에 건립된 제1시립도축장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축산물 시장이 우시장과 도축장이 사라진 이후에도 점점 더 확산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계기는 길이었다. 

마장동축산물 시장은 도축장과 우시장이 남북으로 있었고, 이들 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었다. 마장축산물시장이 확장된 계기는 경원선 아래로 '토끼굴'을 뚫으면서다. 마장동축산물시장은 '서문'을 갖게 된다. 
성동구청에서 용두역에 이르는 고산자로에 접한 서문으로 시장은 T자형으로 형성되고, 2차원의 선(線 line)적 시장은 점차로 본격적인 면(面)으로 확장했다. 이제 마장동 전체의 곳곳은 축산물 가공 및 도소매업 업체들이 차근차근 점유해 가고 있다. 큰 웅덩이에 돌이 던져져 튀어나가는 물방울처럼….

마장동 사람들을 만났다. 축산물시장 사람들 말고, 마장동의 주민들이다. 그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꿈과 만나보았다. 

마장동 딕셔너리 김충수. 그는 마장동의 과거에 해박하다. 그게 마장동의 내일을 준비할 자원이 된다.
마장동 딕셔너리 김충수. 그는 마장동의 과거에 해박하다. 그게 마장동의 내일을 준비할 자원이 된다.

◆더 참을 수 없다는 주민들! 시장 숙원 사업도 좌절돼

서마장은 왕십리도선동이나 홍익동과 밀접한 주민 주거 지역이다. 물론 동마장쪽으로도 한영 중·고등학교 부지에 지어진 세림아파트나 현대아파트, 삼성래미안이나 대성유니드 등 아파트촌이 형성되어 있다. 마장은 주민과 상인들이 뒤섞인 동네이기도 한데, 이들도 눈에 보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을 곳곳에서 겪고 있다. 

최근 동마장쪽에서 계획되던 도시재생 사업은 큰 턱을 만났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시장의 유지처리 현대화 시설을 동마장센터 1층에 두려던 계획이 백지화됐다. 마장동축산물 시장 냄새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소돼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지 때문. 소돼지들에선 고기뿐 아니라 곱창도 나오고, 또 비누 및 제품의 재료가 되는 유지도 막대하게 발생하는데, 그동안엔 이를 푸대에 담아 차에 실어 다시 내보냈던 것. 이때 흘러내린 기름과 피들이 땅에 스미거나, 옥외 개수구에 폐수들이 버려지면서 냄새의 진원지 역할을 해왔던 것. 

축산물 시장이 먼저 생겼고, 이후 아파트들이 생겼지만, 일단 주거를 시작한 주민들로서는 축산물시장으로 인한 피해를 더는 참고살지 않겠다는 변화된 세태가 원인이었다. 마장동 딕셔너리(백과사전)로 불리는 김충수 님이 전해준 대성연탄 시절 이야기는 이젠 옛날 이야기가 됐다.  

서마장은 고민을 안고 있다. 주민과 학생이 줄고 점포만 점점 비대해져 간다. 대안은 없을까?
서마장은 고민을 안고 있다. 주민과 학생이 줄고 점포만 점점 비대해져 간다. 대안은 없을까?

◆바뀐 시대 받아들여야! 주민의 힘이 여전히 희망

“대성연탄이 있을 때, 문을 열고 살 수가 없었어요. 매일매일 연탄 가루로 빨래고 옷이고 새카맣으니까. 그래도 그때 주민들이 뭐라 크게 항의도 않고 살았어. 대성연탄서 매달 설탕하고, 빨래비누를 주는 거야. 통반장들은 좀더 많이 받게끔 됐기도 했고…. 봄이고 가을이면 대성연탄서 여행 가시라고 돈도 주는 거야. 그럼 그걸 받으니까….”

연탄을 때서 살던 시절이었다. 공장이 있으니까, 그 혜택을 받는 줄 뻔히 알고 있는 사람들로서는 그 공장을 없애라, 나가라 할 수가 '차마' 없었던 시절이었다. 
서마장도 고민이 있다. 동명초등학교는 이 동네의 중심지. 왕좌봉에 선 이 학교는 많은 지역주민들의 학교다. 동명초 정문서 가까운 고산자로엔 육교가 있는데, 동명초 학생들의 청원으로 만들어진 시설물이다. 이 근처로 학원들이 즐비하고, 문방구들도 성업했지만 그 시절도 이젠 과거가 됐다. 학생수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도시재생 사업을 심사하러 왔던 외부인들이 처음 본 서마장 인상은 “이곳은 학원이 없군요!”였다. 

신동훈(좌)은 소세지를 이용한 기업 마조장을, 김영진(우측)은 문화예술을 활용하는 도시재생기업을 구상 추진중이다. 둘은 2021년 마장도시재생주민공모사업서 노래 을 부르고 있다.
신동훈(좌)은 소세지를 이용한 기업 마조장을, 김영진(우측)은 문화예술을 활용하는 도시재생기업을 구상 추진중이다. 둘은 2021년 마장도시재생주민공모사업서 노래 을 부르고 있다.

대신 동네를 채우고 있는 것은 축산 점포들. 점포마다 설치된 냉장고 냉동고는 스물네 시간 돌아간다. 밤이 되면 허용되어야할 평안은 좀체 마을에 내려앉기 어렵다. 끊임없이 들고나는 제품들 특성상 냉동 탑차들도 마을에 빈번하다. 물론 마장동은 생산의 동네. 봉제공장들이나 기타 소규모의 공장들이 많았다. 그래도 이들은 낮에 일하면서 근처의 슈퍼에서 다양한 군것질거리와 소비재를 소비하던 이들이었으나, 도매업 위주 축산점포는 일상의 시간엔 대개 문이 닫혀있다. 서마장에서 4대째 살고있는 김영진 마장도시재생상생협의체 주민대표의 고민도 이런 데에 닿아있다. 

“마장동은 선거철이 와도 공약이 나오지 않는 동네가 된 지 오래 됐어요. 노인들 인구 비율도 압도적으로 많죠. 축산물 점포가 마을 곳곳에 들어오면서 주민들 편의시설이었던 수퍼라든가 학원이라든가 식당 같은 것들이 점차 동네를 떠났어요. 그럼 주민들 살기가 불편하잖아요. 그러면 다시 동네를 떠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기죠. 서마장 주차장에 계획돼 있던 서마장센터도 계획이 미뤄지거나 변경되거나 해왔으니까! 정책 추진에도 아쉬운 점이 많죠!”

김영진 대표는 최근 마장동의 여러 주체들과 더불어 협동조합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도시재생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오랜 동안 마장동의 지역문제를 고민해 갈 수 있도록 장래 대비를 주민들 스스로 하자는 것. 축산물시장서는 별로 잘 팔리지 않는 부산물로 만드는 소세지를 만들 기획도 있고, 문화가 없는 마장동에 문화를 듬뿍 즐기게끔 하는 문화예술 교육과 공간도 만들 생각이다. 도시재생기업(CRC) 고기연구소[고민을 기회](가)로 만난 이들은 마장동이 가진 현재와 자원들을 재료로 마장동의 새 꿈을 꾸고 있다.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인가?     【원동업 성수동쓰다 편집장】

 

마장동서 <콘텐츠 박물관 이야기 갤러리> 열려요!

“문화와 예술로 지역을 다시 찾아요!”
서마장 지도 만들고, 클래식 노래하는 김창호와 강창련

강창련은 이탈리에서 10년 동안 유학했던 성악가다. 그곳서 살 때, 동네마다 주민들이 모이는 작은 공간들이 있었다. 대단한 시설이 된 곳은 아니었지만, 그곳에 가면 언제든 음악가들이 연주도 하고, 주민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그곳서 문화예술을 만끽했다. 동양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배우러 온 젊은 음악인을 환대해 준 이들은 그곳의 평범한 주민들이었다. 강창련 성악가는 이곳 마장에서도 그런 공간과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자기 동네의 지도를 만들고, 기업도 준비하는 이들과 결합한 이유다. 


김창호는 이곳 토박이다. 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란 이곳 동명초 동문과 결혼했고, 아이들도 이곳 동명초 동문이다. 아버지는 이곳서 유리거울 가게를 하다가 지금은 마장동 집들을 중개하는 부동산(서울)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동네 일을, 우리 동네 사람들이 나서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계기가 된 건, 마장도시재생을 알고서부터다. 함께 하는 이들과 서마장을 돌아보았다. 일명 '서마장로드'! 이를 지도로 만들고 영상으로 찍었다. 

이 일로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힘은 더 들지만 재밌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좋고, 나름의 가치와 마을의 자산을 생산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다. 이 일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가치를 나누는 모든 이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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