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폐암 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 
상태바
당신이 폐암 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 
  • 강서양천신문사
  • 승인 2021.12.16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 현 주 교수 /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화건강검진센터장)
김 현 주 교수 /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화건강검진센터장)

60대 남자가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을 받으러 왔다. 과거 방송업계에서 약 10년간 야간작업을 했고, 정년퇴직이후 지난 1년간 기계관리 업무를 하는 직장으로 옮겨서 일하고 있었다. 
문진지를 살펴보니 흡연력이 하루 1갑 45년이다.
야간작업은 불규칙한 근무시간으로 인해 수면장애와 위장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장기간의 야간작업은 심혈관질환과 유방암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다양함 암과의 관련성이 제기되는데 그 이유의 하나는 P53이라는 종양억제 유전자를 억제하기 때문이라 추정된다. 야간작업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흡연도 주요 위험요인이기 때문에, 금연상담을 더 철저하게 해야 하는 경우이다. 
흡연이 폐암을 유발한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뇌심혈관질환을 증가시킨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모든 사람에서 금연이 필요하지만 야간작업과 같은 뇌심혈관질환 위험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흡연의 폐해가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해서 설명하고 있다.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을 받으러 왔지만 장기간 흡연자이기 때문에 폐암검진은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작년에 받으라는 통보는 왔는데 그냥 지나갔다”고 했다. 건보공단과 통화하여 검진자격을 확인하면 오늘 검진하는 날 같이 검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더니 받겠다고 했다. 그래서 당일 추가처방을 내고 간호사에게 절차 상세 설명을 해달라 전달했다. 연말이라 사람들이 많이 몰려 수검자 응대하느라 바쁜 간호사를 보면서 ‘그냥 다음에 받으시라고 할 걸 그랬나’ 살짝 후회가 됐다. 하지만 경험상 직장인들이 이 검진센터를 나가서 바쁜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순간, 다음해 검진까지 또 오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적극적인 안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난 2018년부터 건강보험공단은 위, 대장 5대 암검진에 폐암검진을 추가했다. 만 50세 이상이면서 하루 1갑 3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에게 폐암에 대한 선별검사로 저선량폐CT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폐암은 말기에 발견하면 생존률이 매우 낮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잘 치료가 되는 병이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폐암검진의 비용은 보험료 상위 50% 납부자는 10%를 본인이 부담하지만 그 이하 납부자는 무료다. 
폐암검진은 다른 암검진에 비해 수검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작년에 5만5천 명이 검진을 받았고 수검률은 36.6%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 생각된다. 검진을 하면서 대상자인데도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폐암검진대상자가 된 이유도 모르는 경우가 흔했다. 한편 평소 5대 암 검진을 받던 기관에서 폐암검진은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폐암검진만 빼고 검진을 받기도 한다. 모든 건강검진기관에서 폐암검진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규격에 맞는 검사장비와 인력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전국에 폐암검진기관은 300곳으로 다른 주요 암 검진기관의 1/10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폐암검진대상인데 다른 암검진은 이미 받았다면 건보공단 홈페이지에서 폐암검진기관을 찾아 예약을 하길 권한다. 
한국에서는 10만 명당 36명이 폐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폐암은 지난 2019년 기준 사망률 1위를 차지한다. 그 예방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 폐암의 핵심 위험 요인은 흡연이고, 금연 5년째에는 폐암의 발생위험이 비흡연자만큼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니 금연은 필수이다. 문제는 금연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점이다. 
검진을 받으러 온 분들에게 금연에 대해서 생각이 있느냐 물어보면 “담배 없으면 세상 살아가는 재미도 없으니 그냥 이대로 살겠다”는 분들도 있다. “오래 살아서 뭐하나” 이런 말씀을 하기도 하신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터. 검진을 하는 의사로서 더 묻기 어렵다. 다만 그렇게 말씀하시던 분들이 폐암이나 췌장암 등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되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담배라도 계속 피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들어보고 좀 더 열심히 이야기했어야 했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하지만 건강검진 문진 시간에 가능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보건소 금연상담을 안내하고 문진을 종료하게 된다. 참고로 서울시의 경우 보건소 금연사업의 6개월 성공률은 50%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보건소에 전화를 해보자. 이미 금연상담을 통해 금연했다가 재발했다고 낙담하지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금연 경험자는 금연 성공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니, 용기를 내서 다시 시작해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폐암 검진대상 통보를 받았는데 아직 검진을 못 받았다면, 가까운 폐암검진기관에 전화해서 예약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