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문고에 나타난 억울함과 불편함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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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문고에 나타난 억울함과 불편함 백태
  • 강서양천신문사
  • 승인 2022.01.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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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만 박사 / 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한국교통대 교수
김덕만 박사 / 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한국교통대 교수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든지 자신의 억울함이나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국민신문고’입니다. 아시다시피 조선시대에는 백성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기구로 신문고란 게 있었는데요. 이 제도는 중국 남조(南朝)에서 시작돼 당·송·명나라에 계승되었던 등문고(登聞鼓) 제도를 본받은 것입니다. 1401년 태종 원년에 처음으로 등문고를 설치했다가 그해 8월 명칭을 신문고로 바꿨지요. 

원래 신문고는 왕이 자신의 통치체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모든 백성으로 하여금 억울함을 알려 풀도록 함으로써 선정을 펴겠다는 이유에서 제도화한 것이었습니다. 조선 건국 직후 국왕의 행차에 나타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이 많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고 또 고위 관리들의 잘못을 파악해 왕권을 강화할 필요성이 컸던 것입니다. 

요즘 국민신문고는 행정기관의 위법·부당하거나 소극적인 처분 및 공정하지 않은 정책으로 인한 권리·이익의 침해, 불편·불만 사항이 있을 때,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 등의 고발, 행정기관의 각종 정책이나 의사결정과정에 의견을 제시하는 민원창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으로도 접수 가능해졌습니다. 국민권익위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www.epeople.go.kr)가 바로 그것이죠. 누구든지 간단히 억울한 사연을 인터넷에 올리기만 하면 자세한 안내와 함께 처리 과정을 볼 수 있죠. 국민권익위 민원창구를 방문하거나 팩스 우편 전화(무료전화 110번) 등으로도 접수 가능합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국민신문고 및 지자체 민원창구 등을 통해 접수된 민원 빅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수집·분석한 ‘2021년 민원 동향’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민원 발생량은 총 1천4백65만26건으로, 전년(12,142,121건) 대비 20.7%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 분석 자료에 따르면 크게 보아 경제 분야가 많습니다. 국민들의 일자리·부동산 정책 불만이 빅데이터를 통해 많이 드러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나이별로 20대에서는 회사, 출근, 급여 등 '일자리' 관련 핵심어가 다수 나타났고, 30대 이상에선 공통적으로 아파트, 주택, 분양, 전세 등 '부동산' 관련 핵심어가 많았습니다. 40대 이상에선 '건강'과 '자녀 학습', '세금' 관련 핵심어가 포함됐고요. 국민지원금 이의신청, 마스크, 방역 등 '코로나19' 관련 단어와 교통 인프라, 광역교통대책 수립 등 '교통환경 개선' 관련 단어도 상당수였습니다.

기관별로는 중앙행정기관(92.1%), 지방자치단체(6.2%)는 증가했고, 교육청(3.9%), 공공기관 등(21.1%)은 감소했습니다. 중앙행정기관 중 문화재청이 2만9천9백89건으로 전년 대비 10배 증가했는데요. 세계문화유산 인근 열병합발전소 및 폐기물처리시설 건축 관련 민원 등이 관심사로 등장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토교통부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국민권익위는 사회적 현안과 주요 정책에 대한 선제적 민원 분석을 통해 주요 정책 개선사항을 발굴하여 국민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전기·수소차, 태양광 발전 등 탄소중립과 관련된 민원을 분석하고 관계부처와 협업하여 제도개선을 추진했고요. 또 승차 구매점, 배달 대행, 점자블록, 중고 거래 등 사회적 현안에 대한 시의성 있는 민원 분석을 통해 관계기관의 자율적인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모범 민원처리제도인 국민신문고를 통해 억울함과 불편함이 없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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