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도시 ESG의 최전선에 일하는 (주)세림기계 한기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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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도시 ESG의 최전선에 일하는 (주)세림기계 한기선 대표
  • 원동업 기자
  • 승인 2022.02.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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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 있어야 지속가능도시 ESG 실현!”
오염된 폐합성수지를 정제유로 환원하는 기술 개발! 친환경 폐기물 처리 가능

코로나19는 지난 2년여간, 지구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미증유의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19보다 '천배쯤 그 파장이 클 것'이라고 예상되는 지구온난화는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이제야 국가와 기업이 행동에 나서는 모양새다. 바이든은 대통령이 되면서 제일 먼저 트럼프가 탈퇴했던 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했다. 세계최대의 자산운용사라는 블랙스톤은 그들이 투자하는 각국의 대기업에 서한을 보내 “거의 모든 투자에서 ESG 평가를 반영할 것”을 선언했다. 이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고려와 적용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보인다. 하지만 의구심은 여전히 있다.

2022년 올해는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 보고서가 나온 지 50년이 되는 해다. 여기서 언급되고, 이후 큰 현안이 된 단어가 '지속가능성'. 즉 우리는 이미 50년 동안이나 지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이어졌지만, 사태는 현재까지 왔다. 지구온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성동구의 ESG 상황은 어떨까? 성동구는 지난해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발족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지속가능도시 ESG』를 책으로 펴냈다. 올해 성동구에선 9억9천의 예산으로 'ESG 실천공모사업'도 실시한다. 기업쪽은 어떨까? 한기선(세림기계) 대표를 만난 것은 그가 '기술적인 해결책'을 가진 '기업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폐그물이나 부자같은 해양 스티로폼, 플라스틱, 폐비닐, 폐목재 등을 처리하는 환경산업 최전선에서 일하는 연구자 겸 경영인이다. 

환경(E)문제에도 사회(S) 구성원과 여러 영역 협치(G) 필요 

- 여러 환경문제가 있겠지만, 코로나19 이후로는 일회용품 재활용쓰레기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현장에서 매일 이런 문제를 접하고 있을 텐데?
“쓰레기 문제를 발생시킨 것은 인간 아닌가. 그러니 인간이 스스로 우리가 발생시킨 쓰레기들을 처리해야 하지 않나. 쓰레기를 발생지에서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쓰레기 처리를 외부로 옮겨야 할 경우에 또다른 환경오염과 물류비용이 발생한다. 어느 지자체에서 다른 곳의 쓰레기나 재활용품을 받으려 하겠나. 2025년엔 서울의 쓰레기를 이제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인천을 탓할 수가 없다.”

- 또 다른 문제가 있나?
“지난해 부산 서구 생곡의 재활용처리센터에서 노동자가 분신자살을 했다. 처리주체, 노동환경면에서 많은 문제가 있던 곳이었다. 4차산업 혁명의 시대에 아직도 제대로 된 처리환경이 되지 못하는 곳이 많다. 환경처리노동자들의 인권과 생존권조차 보장되지 못하면,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대상도 된다. 이전처럼 쓰레기 문제를 대처하면 안 되는 시대다.”
- '어쨌든 우리 지역에서 쓰레기 처리는 안 된다'는 주장은 여전하다. 

“정치가 설득을 해야할 문제라고 본다. 민간에 인센티브를 주고, 그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방안을 낼 수도 있다. 사용자가 깨끗하게 세척하고 분리해낸 재활용품에 대해서 보상을 하는 안이다. 에코코인 같은 걸 활용하는 곳도 이미 있다. 재활용처리 시설 같은 것을 만들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전체 구민에게 주식으로 주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사회적기업화를 하면, 이게 그린산업이 되도록 주민참여를 이끌 수도 있다.”

폐합성수지 무촉매자연순환형 열분해 정제유 제작 과정. 여러 종류의 폐기물들은 열분해 과정을 거쳐 정제유로 환원된다. 자료제공 (주)세림기계

- ESG에서는 환경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와 지배구조도 중시한다. 즉 사회적 약자를 돌보거나 민·관·산학의 협치도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성동구 같은 경우도 진행되어 오던 유지처리장 같은 시설설치가 무산됐다. 성격은 약간 다르겠지만 결국은 거버넌스 협치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성동에서 재활용정류장 같은 정책도 운용한다. 아파트같은 곳은 관리가 되는 편이지만, 일반 주택가에서는 재활용품 관리가 잘 안 되니까, 이를 관리하는 데 지역 자활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환경 문제에 사회적 배려가 적용되는 것이다.
“필요한 정책이라고 본다. 민간의 협조와 이해 없이는 쓰레기 폐기물 처리장 같은 것도 짓기 어렵다. 정책 집행자들이 제일 신경을 쓰는 곳이 어디겠나? 기업보다 유권자다. 학계의 전문가들이나, 민간의 시민단체등과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쓰레기는 처리만이 아니라 애초에 줄이는 노력도 해야하는데, 여기에도 민간의 참여와 압력은 절대적이다.많은 곳에서 환경운동은 곧 시민 소비자 운동이기도 하다.”

폐플라스틱, 폐비닐, 폐스티로폼 처리할 기술적 비즈니스적 대안 이미 있어

- 현재의 재활용품 처리 방식이 궁금하다. 폐지나 캔은 잘 알려져 있고, 페트병 같은 경우는 따로 모아서 섬유를 만들기도 한다. 하나하나 묻자. 우선 스티로품 처리는 어떻게 하나?
“용적을 우선 줄인다. 그걸 감용작업이라 하는데, 전기열선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배출된다. 우리는 스티로폼을 고압스팀으로 찌는 방식을 사용한다. 유해 물질이 발생하지 않고, 바닷가에선 조개나 기타 이물질이 붙어도 제대로 처리된다. 유럽에서도 권고하는 친환경적인 처리방식이다.”

- 감용되고 남은 그 재료는 어떻게 처리하나?
“부피를 줄인 다음 그 물질은 액자나 건설현장 몰딩 소재로 재탄생된다. 폐기물 처리 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 성동구엔 축산물시장이 있다. 이곳에서도 폐비닐이나 스티로폼이 엄청 많이 사용된다. 코로나19 이후로는 각 가정에서도 플라스틱과 폐비닐도 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 이런 처리는 어떻게 하나?
“기존의 방법은 고형폐기물연료(SRF)로 만들어 태우는 거였다. 지방 곳곳에 세워지고 있는 열병합발전소나 시멘트공장 등에서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태울 때 다이옥신 등 2차오염 물질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온실가스도 나오고. 항산화물 질산화물이 나오는데 이것 역시 규제를 받으니까 막대하게 환경설비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 동안에는 제재가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이제 탄소세라든가 하는 것들이 강제로 부과가 되면 역시나 큰 어려움에 빠질 거다.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주변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는 별개로 하고.”

- 세림은 조금 다른 방식인가?
“최근 우리는 폐합성수지 무촉매 자연순환형 열분해 정제유 재활용 설비를 개발했다. 600도씨 무산소 환경에서 용융로에 폐플라스틱, 폐비닐, 나일론 같은 걸 집어 넣는다. 그러면 등유와 비슷한 기름이 추출되고, 납 등 물질은 비중에 의해 가라앉는다. 비닐이나 플라스틱이 원래 석유에서 온 것 아닌가. 역분해, 역반응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런 상태로 처리한다. 오염된 폐비닐 같은 것은 기존엔 재활용 처리되지 못해 소각되던 거다. 폐지라든가 캔은 돈이 되고, 처리기술도 있다. 어려운 문제같지만 기술적 대안도 분명히 있다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다.”

- 환경문제, 기후변화 대응, 이산화탄소 저감…. 이런 목소리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기업은 왜 일찍 이 문제에 나서지 않았나? 혹은 이미 나서고 있는데 우리가 모르는 것인가?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쪽이니까. 그동안은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가 적었다. 유예기간이 지속됐고. 해마다 기업에 국가에 배출가스에 대한 저감목표를 준다. 그런데 예를 들어 생산량이 떨어지면? 80% 생산목표에 탄소배출이 백만톤이 목표였어. 그런데 우리가 50만톤밖에 생산을 못했어. 그러면 감축할 이유가 없는 거다. 그런 오류에 빠지면 자구적 노력을 안 한다. 목표치를 어떻게든 외면하거나 낮게 가져가는 전략이 통했다. 이제는 부족한 배출가스는 돈 주고 사야하는 시대가 됐다. 저항이 여전하지만, 실제로 삼성이나 SK같은 데서 탄소세 때문에 정제유 재활용 열분해에 관심이 높다. 투자도 많이 하고. 그간 투자를 안 한 것은 아닌데, 실패를 한 다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거지.”

인간이 지구에 가한 위협 인간이 스스로 제거해야

- 이런 일에 어떻게 나서게 됐나? 한기선 대표의 이력이 궁금하다. 
“90년대초 충남대에서 임산공학을 공부했다. 산림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인간에게 가장 친환경적인 재료가 나무 아닌가. 소재 중심, 목재자원의 솔루션을 찾는 게 내 관심이었다. 석사과정에서 당시 복합재료를 연구했다. 그 이후 들어간 곳이 LG화학기술원. 복합바닥재 개발에 나서서 건강마루, 구들장마루 등을 개발했다. 무기 유기소재를 10년쯤 다뤘다.
그 뒤 카이스트 옛 동료와 국가가 과학기술에 대한 공공기술 이전 사업화 모델을 컨설팅하는 회사에서 일했다. 날리지 웍스라고. 한국기술정책연구원(STEPI) 멤버들이 세운 회사였다. 한 3년쯤 했나? 그 뒤 금호석유에서 일했다. 신재생에너지사업 분야였다. 거기서 8~9년쯤 일했다. 바이오매스도 주요한 업무 분야였다.”

- 바이오매스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해준다면?
“생물 유기체로부터 만들어지는 모든 종류의 물질을 통칭한다. 티베트같은 곳에선 소똥을 연료로 사용하고, 우리 선조들은 인분에 재와 겨 등을 섞어 퇴비로 만들어 땅에 뿌렸다. 자원의 재활용과 순환이란 측면의 접근이다. 기후변화 시대 우리의 화두다.”

- 회사를 나와서 새로운 기업의 대표가 됐다. 계기는?
“단순하게 보면 폐기물이 이제 돈이 되는 시대가 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훨씬 더 절실하게 기후변화에 대한 해법을 실천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유일한 해법은 탄소배출을 저감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거다. 지구가 현재에서 1.5도 이상 기온이 높아지면 해안 도시들에 큰 재앙이 온다. 폭염 한파 폭풍 산불이 일상화될 거다. 무엇인가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만들고 배출해낸 쓰레기와 화석연료의 부산물질들은 결국 인간이 해결해야 한다. 쓰레기를 처리하고 다시 자원으로 100% 재순환하는 것. 그것이 우리 인간이 사는 법이다. 거기에 산업의 미래도 있다고 생각한다.”

·(주)세림기계 : 공장 경북 경산시 자인면 울옥길31-24 
·연구소 :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로 46-1(남양동3-7) 
·홈페이지 : www.serimmach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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