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겸재정선미술관 김용권 신임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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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겸재정선미술관 김용권 신임 관장
  • 강서양천신문 강혜미 기자
  • 승인 2017.04.2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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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의 매력, 미술관에서 다시 꽃 피운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직업으로 삼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드물다. 단순한 애정을 넘어 동경하는 이의 발자취를 따라 걷고, 그를 더 알아가고 또한 널리 알리는 것을 새로운 사명으로 삼은 사람. 1호 민화 박사로 유명한 김용권 신임 관장(60)이 지난 2월 가양동의 겸재정선미술관장으로 취임했다.

김 관장은 인터뷰 내내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이곳 겸재정선미술관에 관장으로 온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단번에 “겸재 정선을 흠모하고 사랑해서”라고 했다.

미술사를 전공하고 오랜 기간 학교에서 미술교육과 미술사를 강의해 왔던 그는 우리나라 5천년의 역사를 강의하다보면 꼭 조선 후기대에 와서는 열변을 토하게 된단다. 그 이유가 바로 겸재 정선이었다.

“우리의 산과 강을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독창적으로 그린 이가 바로 겸재 정선이었다. 한국의 브랜드로 세계 어느 곳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극찬할 만큼 애정 하는 겸재를 상징하는 공간의 수장으로 그가 서있다는 것만으로도 김 관장은 떨림과 감동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초대관장이었던 故이석우 관장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 그는 취임 두 달여가 지난 지금, “이 전 관장님이 일궈놓은 것들에 흠이 되지 않을까 싶어 머리가 뜨거울 정도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미술관 일을 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2004년부터 복권기금 지원 사업과 관련한 박물관, 미술관 등의 평가를 해온 덕에 전국 곳곳을 두루 다녀 미술관의 생리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고, 직접 눈으로 확인한 몇몇 곳의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아이템들을 겸재정선미술관에 접목시키고 싶은 욕심도 크다. 하지만 그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초 기념관으로 시작했던 겸재정선미술관을 보다 ‘미술관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겸재정선미술관은 시스템 구축 당시부터 ‘기념관’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다 개관 5주년이었던 2014년부터 미술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 모습을 갖춰 나가기 시작했다. 기념관으로 시작했으니 미술관으로의 변화에도 한계는 있었을 터.

“미술관을 가장 미술관답게 하기 위해 전시장에 있는 작품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고 로비, 외관, 복도에 있는 것까지 모두 액자에 넣어, 관람객들이 작품들을 가치 있고 격조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상대적으로 협소하게 느껴지는 전시실을 시각적으로 넓어보이게 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고요. 미술관이 열린 공간이자 휴식과 교육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구상도 하고 있지요.”

 

그동안 겸재정선미술관에서 해오던 프로그램들은 계속된다. 늘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는 명사석학 초청 강좌를 비롯해 겸재문화예술제, 학술공모전, 내일의작가, 기획전 등 1년 내내 숨 가쁘게 돌아가는 미술관의 프로그램 어느 하나라도 김 관장은 놓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크고 작은 보완과 새로운 시도는 있을 예정이다. 우선 그동안에 3주, 3개월 등 비규칙적으로 열리던 기획전시실의 전시를 한 달 단위로 정기적으로 개최토록 해 언제나 주민들이 미술관에서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겸재 정선은 우리의 생활과 마음, 우리의 정서를 그린 위대한 화가입니다. 그를 상징하는 미술관이 이곳 강서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운 일이고요. 많은 분들이 찾아와서 겸재의 화혼과 지성 등을 본받고, 그 영향으로 제2, 제3의 겸재 정선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겸재정선미술관이 한 번 다녀가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지역의 열린 사랑방이자 휴식의 공간으로 주민들에게 더 깊이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뷰가 진행된 관장실 벽면에는 국내외에서 21회의 개인전을 열었을 정도로 그림에 대한 남다른 재능과 열정을 보여주는 그의 전시 포스터와 작품들이 걸려 있다. 다른 한쪽 벽면에는 겸재정선미술관의 주요 프로그램에 대한 포스터들도 부착돼 있다. 김 관장은 “이 공간에서 개인인 김용권과 겸재 정선이 함께 있는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지난 4월23일 개관 8주년을 맞은 겸재정선미술관. 따뜻하고 유쾌한 목소리 뒤에 강렬한 에너지를 가진 김용권 관장이 있어 겸재정선미술관의 제2막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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