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의 A to Z, 청계천박물관,수변도시 성동구와 함께 할 일 많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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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의 A to Z, 청계천박물관,수변도시 성동구와 함께 할 일 많을 듯
  • 서성원 기자
  • 승인 2022.05.24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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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원의 엉뚱 발랄 성동 이야기] (48) 청계천박물관
청계천에서 바라본 청계천박물관. 자세히 보면 물가에 새가 앉아있다. 사진 찍는 중에 날아든 건 비둘기다. 위에 살짝 보이는 것은 두물다리, 청계천박물관 뒤편 높은 건물은 서울시도시관리공단. ⓒ서성원 

○소재지: 서울시 성동구 청계천로 530

성동구에는 수도박물관, 한양대박물관이 있다. 서울하수도과학관은 박물관 기능은 약하다. 용답동에 국악음반박물관(사설)이 있다고만 들었다. 이렇게 박물관이 적은 성동구에서 청계천박물관은 의미가 남다르다. 오늘은 청계천변에 멋있게 서 있는 청계천박물관을 만나보자.
2022년 5월 20일, 청계천박물관 박민아 학예사님과 통화를 할 수 있어서 고마웠다. 박물관으로 가려고 자전거에 앉았는데, 빗방울이 듣는다. 가는 길에 중랑천과 청계천 물길을 보려했었다. 청계천 물길을 따라 달리면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데, 시간을 따로 내야 할까 보다. 

4층 1관에서 맨 처음 만나는 전시물. ⓒ서성원 

청계천박물관이 존재하는 이유

나는 박물관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내 천성과 관계가 있다. 나는 무얼 잘 버리지 못하고 쟁여놓는 편이다.
청계천박물관에는 무엇을 쟁여놓았을까. (이 말은 박물관 직원에게는 이만저만 무례한 말이 아닐 터) 알다시피 청계천문화관(박물관의 원래 이름)을 만든 목적은 분명했다. 청계천 복원을 기념하기 위한 것. 2005년에 문을 열었다. 언제부터 박물관으로 바꿔 불렀을까. 2014년에도 문화관으로 불렀는데……. 
청계천박물관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그동안 기획전시도 많이 했다. 박물관 역할에 충실했다. 그래서 궁금증이 생겼다. 청계천을 복원한 서울시의 기술력, 경험은 어떻게 되었을까. 어느 기관에서 관리하고 있을까. 청계천박물관 홈페이지에는 없는 듯하다. 청계천을 복원할 당시, 하는 게 옳으냐, 아니냐를 놓고 논란이 많았다. 공사는 2003년에 시작해서 2005년에 끝냈다. 복원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서둘러야 했냐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어쨌든 도시 하천의 복원 경험은 우리의 자산이다. 그 자산이 어디에 있을까? 다른 나라에서 청계천 복원을 배우러 오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또 하나, 청계천 복원 공사할 때 발굴한 문화재는 어디에 보관할까. 학예사를 만났을 때 물어봐야 했는데. 

 수변도시 성동구와 청계천박물관이 협업(콜라보레이션)한다면

우리 동네에는 뚝도정수장이 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청계천에 물을 공급한다. 청계천을 유지하는데, 뚝섬이 한몫하는 것이다. 물이 흐르지 않는 청계천이라면? 뚝섬이 물을 대어 주어서 서울시민에게 인기가 많은 청계천이 되었다고 억지를 부리고 싶다. 그뿐만 아니다. 성동구 용답동에 있는 중랑물재생센터는 또 어떤가. 중랑물재생센터를 처음에는 청계하수처리장이라고 했다. 조선 시대에 청계천(그때는 이름이 '개천'이다)은 하수도 기능을 했다. 근대에도 비슷했다. 청계천의 정화에 청계하수처리장이 역할을 했을 것 같다. 이런 연유로 해서 수변도시, 물의 도시 성동구와 청계천박물관은 협업했으면 한다. 성동구는 청계천, 중랑천, 한강과 14.2 km를 수변과 접하고 있다는 것을 내세운다. 이제는 말처럼 수변 도시다운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수변 도시'라면서 뭔가 내세울 만한 게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삼표레미콘 자리를 공원화해야 하는 지금이 좋은 기회다.

물 흐르듯 관람해야 하는 청계천박물관

청계천박물관은 지상 4층 지하 2층이다. 일반적으로 1층부터 관람한다. 청계천박물관을 다르다. 4층에서 시작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 때문이다. 
4층 1관에 들어서면 대형 영상이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영상은 오늘로부터 과거로 돌아간다. 2005년, 90년대, 80년대, 50년대, 30년대, 마지막는 조선 시대로 간다. 
자, 전시실로 들어가 보자. 1관 개천시대(開川時代), 2관 청계천(淸溪川), 청계천로(淸溪川路), 3관 청계천 복원 사업, 4관 복원 후 10년.
살다보면 가끔씩 '물먹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이럴 때, 청계천박물관을 찾아보시라. 거기서 물 흐르듯 아래로 흘러내리다 보면 당신은 뭔가를 얻게 될 것이다. 청계천박물관 전시물은 케케묵은 유물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다. 기억을 더듬으면 어릴 적에 살을 부비고 살았을 법한 그런 것들이다. 청계천변에 있었던 판잣집이 그렇고, 청계천변 노점상이 그렇고, 세운 상가의 옛 모습이 그렇다. 그래, 그땐 다들 어렵게 살았지, 라는 생각이 날 것이다. 사는 게 힘겹다면, 청계천박물관을 찾으시구려. 

청계천 헌책방과 함양서림

기획전시실에서 낮 익은 사진 하나를 발견했다. 함양서림. 청계천을 복원하기 전, 나는 청계천을 자주 들락거렸다. 헌책방이 있어서다. 전업 작가로 살고 싶었던 시절이다. 그때는 전업 작가가 늘어나던 시절이었다. 나는 책 사는 비용을 줄이려고 거길 번질나게 드나들었다. 그중에 우리 고향 분이 있었다. 책방 이름을 보고 알았다. 오늘 기획전시에서 그 서점 간판을 발견했다. 
그러고 보니 청계천 복원 후에 나는 한 번도 헌책방을 찾은 적이 없다. 책방이 줄어들어서 그곳에 갈 맘이 없었고 또 영상시대로 변해 버린 탓이기도 하다. 현재 청계천변에는 16개 서점이 남았다고 한다. 그 사장님들의 뚝심에 경의를 보낸다. 내 휴대폰에서 함양서림 전화번호를 찾아보니까 없다. 그렇다면, 헌책방 갈 일이 있을 때 들러서 주인과 얘기를 나눴나 보다. 사장님 얼굴은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난다. 세월이 더 흐르면 내 추억과 기억들도 청계천 물처럼 어디론가 흘러가겠지. 시간 내서 헌책방에나 한번 가봐야겠다.

판잣집체험관의 판잣집. 여러 번 갔었지만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서성원. ⓒ서성원
청계천 복원에서 남겨진 과제 ⓒ서성원
기획전시 중인 사진 중 일부. 전용해 작가의 사진. 청계천변에 아직도 16개의 서점이 영업 중이라고.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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