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봉사가   그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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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봉사가   그리웠습니다” 
  • 강서양천신문사 권해솜 기자
  • 승인 2022.06.29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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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 봉사왕’ 이만구 씨, 군인정신으로 봉사한다

 

코로나 시대를 사는 동안 달라진 게 있다. 사람을 만날 수 없다. 특히 누군가를 만나야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는 사람에게는 암울한 시간이었다. 퇴역 군인으로 오로지 봉사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이만구(77) 씨는 조금은 답답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이제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서 기지개 켜듯 봉사에 하는 삶에 재시동 걸어보고자 한다. 강서구 등촌 5단지 경로당 회장이기도 한 이 씨를 만나 봉사하는 삶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맨 처음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군에서 나오니 일하러 오라는 곳도 많았지만,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34년 동안 국가를 위해서 봉사했고 훈장도 받았습니다. 국가에서 받은 것이 많으니 여생을 사회 환원에 바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뜻을 세우고 하루도 쉬지 않고 봉사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4만 시간 가까이 봉사했습니다. 

 

Q. 지금까지 참가한 자원봉사가 있다면? 

A. 2002년 한일월드컵, 부산아시안게임,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등 그동안 국내에서 열린 34개 국제대회에서 자원봉사 했습니다. 

자기 돈 써가면서 봉사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봉사는 말 그대로 무보수입니다. 그래도 2018 평창올림픽 때는 재워주고 먹여주더군요(웃음). 올림픽 때는 연세대 원주 캠퍼스 기숙사를 이용했고, 패럴림픽 때는 속초의 한 리조트를 숙소로 이용했습니다. 

그때 사흘에 한 번씩은 의무적으로 쉬었어요. 쉬는 날에는 원주자원봉사센터에 전화해서 종이접기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속초에 있을 때는 어르신들 점심 식사를 나눠줬고요. 하루도 쉬지 않고 저만의 방식을 고수하며 살았습니다. 

허리디스크로 걷는 것이 힘들어지기 전까지 15년 동안 555일을 시각장애인과 함께 산에도 다녔습니다. 지금은 아쉽게도 못 하고 있지만 제 생각에 가장 보람 있었던 봉사였습니다.

 

Q. 봉사활동을 다시 시작하셨나?

A. 저는 종이접기 봉사를 합니다. 치매에 도움되는 단어 외우기도 하고요. 늑대, 새우, 참새, 박쥐 등 종이를 이용해 다양하게 접어서 만들 수 있어요. 색종이로 모양을 접어서 요양원 등에 보내는 재능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말부터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경로당 문을 짧게나마 열기 시작했어요. 이제 조금씩 어르신들과 함께 종이접기 등을 하면서 지낼 수 있을 겁니다. 

지난 겨울에는 어느 분 댁에 갔더니 집안에 찬바람이 드는데 사과 상자로 막아놓고 살더라고요. 철물점에 가서 바람막이에 필요한 장비를 사 가서 고쳐드렸습니다. 수리하지 않았으면 한겨울에 정말 추웠을 텐데 다행이었습니다. 동네 어르신 대소사나 어려운 점은 최대한 살피려고 합니다.

 

Q. ‘돕는 삶’을 살 수 있는 원동력은?

A. 우선 지금 제 일이 바로 봉사입니다. 봉사만 나가면 마음이 편해요. 내가 베풀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봉사를 나처럼 하면 안 됩니다. 어디 가서 뭐 한다고 하면 쉬지 않고 하니까요. 여하튼 집에 있는 날이 없었습니다. 집사람이 내조를 해줘서 정말 아주 고마워요. 제가 이렇게 오래 봉사할 수 있었던 이유가 가족 덕분입니다. 3분의 2가 가족의 노력에서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Q.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 어떤 봉사를 하고 싶은지? 

A. 강서구에 있는 봄날서울요양원과 봄날강서요양원에서 봉사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대면할 수 없으니 요즘은 집에서 접은 종이접기를 담당자에게 드립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3월부터 12월까지는 남산 유아숲에서 체험교실 안전요원 봉사를 하고요.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는 한강 밤섬철새조망대에서 봉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해서 봉사 시간을 꼭 4만 시간 넘기고 싶습니다. 열심히 봉사하다 보니 국무총리상도 받았으니 대통령상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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