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고도제한 완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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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고도제한 완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 기자
  • 승인 2022.09.0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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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주는 되고 강서는 왜 안 되나” 주민 ‘성토’

강선우 국회의원, 토론회 열고 법 개정 추진 검토

 


“기다리면 1%라도 긍정적인 답을 주긴 하는가”, “고도제한 완화를 20년간 기다렸다”, “우리가 호소할 곳이 민주당 말고 더 있느냐”

지난달 30일 강서구 곰달래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강서구 고도제한 완화 및 지역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기다림에 지친 주민들은 국토부 관계자와 이 자리를 마련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울분을 토해냈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국회의원(강서갑)의 주최로 개최됐다. 질의응답에 앞서 김연명 한서대 교수의 ‘고도제한 국제기준 제·개정 현황 및 국내 정책 추진 현황’, 신성환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의 ‘공항 주변 고도제한 완화로 부동산 문제 해결(안)’에 이어 장재민 한국도시정책연구소장의 ‘김포공항으로 인한 문제점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등에 대한 발제가 진행됐다. 김경 서울시의원(강서1)이 좌장을 맡아 패널들과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간 강서구는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양천구, 부천시와 함께 공동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전국 최초 고도제한 완화 추진 지원에 필요한 조례 제정과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 추진위원회’ 구성, 청와대와 국회 등에 34만여 명 주민 서명을 제출했다. 2015년부터는 매년 국제세미나를 열어 전문가 및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왔으며, 그해 5월에는 김성태·원혜영 (전)의원의 대표발의로 항공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3년 후에는 항공학적 검토 전문기관이 지정 고시되면서 고도제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각국 전문가로 구성된 장애물제한표면(OLS) T/F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서 2022년까지 개정안을 작성해 항행위원회에 제출하고 2024년에 발효, 2년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26년부터 각 체약국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윤성배 국토교통부 공항안전환경과장 역시 이를 언급하며, “2024년까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국제기준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관련 용역도 같이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24년 이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국내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롯데월드타워’와 2015년에 건축 허가를 받은 ‘제주드림타워’와 같이 정부가 고도제한을 완화해 준 사례를 들어, “롯데타워나 제주는 되고 강서는 안 된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2020년에 개장한 38층(169m) 높이의 ‘제주드림타워’는 제주공항으로부터 불과 2㎞ 거리에 위치해 있다. 신성환 센터장은 수평표면의 고도제한 기준을 자연장애물(남조순오름 296.7m), 거리제한 적용 방식을 FAA 기준으로 변경 적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 김포공항 인근 개화산(128.4m)을 기점으로 30층까지 건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신 센터장은 또 “법 개정이 아니더라도 ICAO 부속서 14에서는 항공학적 검토를 통해 고도제한을 완화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고, 2년마다 총회가 개최되는 ICAO 운영상 세부지침 마련은 더 지연될 수 있다”며 국토부의 입장을 반박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신 센터장의 주장을 바탕으로 한 주민 질의에도 “국제기준 개정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개정이 되면 빠른 적용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반복하며 원성을 샀다. 

강선우 의원은 토론회를 열며 “고도제한 완화를 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당시 항공학적 검토를 할 때 ICAO의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조건이 법에 남게 되면서 수년이 지난 아직도 진척이 더딘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강 의원은 국제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임의 조항’으로 바꾸는 내용의 추가적인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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