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과이불개(過而不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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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과이불개(過而不改)’
  •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 기자
  • 승인 2022.12.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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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정치권 현실 투영

교수들이 선택한 2022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의 ‘과이불개(過而不改)’였다. 

교수신문은 11월23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대학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는데, 절반이 넘는 476명(50.9%)이 ‘과이불개’를 꼽았다고 밝혔다.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뜻의 ‘욕개미창(慾蓋彌彰)’은 137표(14.7%)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누란지위(累卵之危, 13.8%)’, 4위는 ‘문과수비(文過遂非, 13.3%)’, 5위는 ‘군맹무상(群盲撫象, 7.4%)’이 차지했다. 

공자의 가르침을 모은 ‘논어(論語)’ 중 ‘위령공편’에는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노력을 강조한 구절들이 나온다. 

군자는 ‘잘못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 고치고(過則勿憚改)’, 제자 안회는 ‘같은 잘못을 두 번 저지르지 않는다(不貳過)’라고 칭찬받았으며,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잘못(過而不改 是謂過矣)’이라고 했다. 

‘과이불개’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박현모 여주대 교수(세종리더십연구소 소장)는 “우리나라 여당이나 야당 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는 더 잘못했다’ 혹은 ‘야당 탄압’이라고 말하고 도무지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그런 이유로 ‘과이불개(過而不改)’, 즉 ‘잘못을 저질러놓고 그 잘못을 고치지 않는 그것이 진짜 잘못(過而不改 是謂過矣)’이라는 공자의 말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과이불개’를 추천한 더 큰 이유는 잘못을 고친 사례가 우리 역사 속에 있었는지 궁금해서였다”며 “조선왕조실록을 찾아보니 잘못(過)을 고쳐서(改) 좋은(善) 쪽으로 옮겨간(遷) 사례가 여럿 있었는데, 성군(聖君)으로 알려진 세종 역시 잘못한 일이 많았다. 세종이 잘못해서 후회한다고 말한 기록만도 『세종실록』에 10여 차례 이상 나온다”고 했다.

박 교수는 사람을 잘못 임명해 외교 망신을 당했을 때 세종이 “사람을 잘못 알고 보낸 것을 심히 후회한다”라고 말한 사례와 후회를 넘어 잘못을 고친 사례 등을 언급하면서 이를 현대에 빗대, “잘못을 고치거나 처벌받기는커녕 인정하지도 않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진노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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