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교도소에서 재소자들에게 설교하면서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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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교도소에서 재소자들에게 설교하면서 든 생각”
  • 성동신문
  • 승인 2017.10.2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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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범 담임목사(성은교회)

얼마 전에, 남부교도소에서 재소자들에게 설교하게 되었습니다. 설교를 하면서 감사와 슬픔이 교차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재소자들이 죄를 뉘우치고 반성하며 회개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행이다. 자신의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하고 뉘우치는 마음을 가진 것은 참 다행이다.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보란 듯이 떵떵거리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는 마음을 지닌 것이 감사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슬픈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재소자 중에서 찬송가를 잘 부르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저렇게 찬송가를 잘 아시고 예배에 대해서 익숙하신 분들이 교도소에 들어와 계시다는 것은 제 마음에 슬픈 생각이 들게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거룩의 자리로 초청하셨는데 죄의 자리에 있다가 교도소까지 오게 된 많은 분들을 보니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세상의 빛이 되기는커녕 도리어 죄와 얽히게 되어 교도소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남부교도소 안에 많은 재소자들이 종교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에서도 종교생활을 했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종교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교도소 안에 많이 있다는 것은 곧 종교지도자들의 무능함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목사인 나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러나 감사와 슬픔이 교차하는 마음 속에서 희망이 점차 밝아지는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찬양하는 저들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설교를 듣는 재소자들의 눈빛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들려지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저들의 시선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뉘우침과 반성과 회개의 마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죄의 대가를 받고, 새롭게 바르고 정직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교도소 안에서 재소자들로 구성된 성가대의 찬양소리와 저들의 고귀한 영혼을 생각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부디, 교도소에서 마음이 새로워져서 환경은 교도소이지만 마음의 환경은 평안과 행복의 자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실수와 잘못과 죄로 인해 교도소의 처량한 자리에 들어와 계시지만, 다시금 뉘우침과 바른 마음으로 인해 희망으로 새 삶을 살아가시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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