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마스크 속 내 얼굴 … 흘러간 세월 돌아보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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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마스크 속 내 얼굴 … 흘러간 세월 돌아보게 돼요”
  • 서울로컬뉴스
  • 승인 2017.11.0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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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마음꽃이 피었다: 데스마스크(death mask) 제작」 실시

저소득 은둔형 여성 노인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기 위한 심리치유 활동
11월 1일(수) 오후 2시부터 어르신 10명과 무계원에서
석고붕대로 얼굴 본 뜬 가면 제작 후, 한지와 물감 등으로 장식
자신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나를 만들어 준 지나간 세월에 대해서도 생각
여생에 대한 재다짐으로 자아존중감 향상 효과 기대
“나의 신체를 느끼며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긴다”
마스크 건조될 동안 부암동 골목길 투어도 마련… 즐거운 추억 만들어

올 6월 진행됐던 「마음꽃이 피었다: 데스마스크 제작」 모습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관내 우울증 및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저소득 여성 노인을 대상으로,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심리지원 프로그램 「마음꽃이 피었다: 데스마스크(death mask) 제작」을 운영한다.

11월 1일(수) 오후 2시부터(*오후 1시 30분 종로구청에 모여 무계원으로 함께 출발) 5시까지 관내 전통한옥시설 무계원(부암동 315-3, 창의문로5가길 2)에서 펼쳐질 이번 프로그램은 “나의 신체를 느끼며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긴다”는 화두를 던지며 시작될 계획이다. 참여 어르신은 모두 10명이다.

저소득 여성 노인의 경우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높고, 이러한 신체적 기능 저하는 곧 심리적 침체로도 이어져 은둔형 생활습성을 가지기 쉽다. 이에 종로구는 「마음꽃이 피었다: 데스마스크 제작」을 통해 이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고 우울감을 해소시키는 것이 목표다.

데스마스크하면 흔히 주물로 본 뜬, 차가운 이미지의 가면만을 생각하기 쉽다. 데스마스크의 사전적 정의도 ‘사람이 죽은 직후에 그 얼굴을 본떠서 만든 안면상’으로 다소 음산하게 내려져있다.

그러나 할머니들이 만들게 될 데스마스크는 오히려 남의 삶에 원동력을 불어넣어줄 라이프마스크(life mask)에 가깝다. 데스마스크를 제작하다보면 ▲자신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지나간 삶과 세월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보게 되며 ▲여생에 대한 재다짐을 해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까지 떨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석고붕대로 하얗게 본뜬 데스마스크를 한지ㆍ물감으로 꾸미는 시간도 마련해, 나의 얼굴을 꼭 닮은 마스크를 오랫동안 소중하게 어루만지며 어르신들이 자아 존중감 향상도 맛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데스마스크를 모두 만들고 난 다음에는 ‘로션 및 핸드크림 바르기’ 시간도 따로 꾸려 프로그램 마지막까지 할머니들이 자기 자신을 정성스레 돌볼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눈에 띈다.

아울러 종로구는 어르신들이 만든 데스마스크가 건조되는 동안 깜짝 이벤트도 준비했다. 무계원이 위치한 종로구 부암동에 드라마 촬영지 및 유명 카페들과 더불어 윤동주 문학관, 현진건 집 터, 이상 생가 등 다양한 볼거리가 몰려있음을 고려해 마련한 ‘문화해설사와 함께 하는 부암동 골목투어’가 바로 그것이다.

데스마스크를 만들어본 소감을 참여자들과 같이 나누는 것으로 프로그램은 끝이 난다. 1:1로 짝을 지어 서로의 얼굴을 보듬어가며 데스마스크를 만들어준 짝궁과 교감하다 보면, 고립된 삶에 익숙한 할머니들은 어느새 친구가 돼 있을 것이다.

올 6월 진행됐던 「마음꽃이 피었다: 데스마스크 제작」에서 할머니들이 만들고 꾸민 가면들

한편 「마음꽃이 피었다: 데스마스크 제작」은 비영리민간단체 ‘나눔과 나눔(사무국장 박진옥)’이 후원한다. 장례상담 및 기초생활수급자, 무연고 사망자들의 장례 지원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다.

종로구가 지난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저소득 여성 어르신 ‘심리복지’ 사업 「마음꽃이 피었다」는 데스마스크 제작 외에도 ▲엔딩노트* 만들기 및 엔딩노트 출간기념 북 콘서트 ▲내 생애 최고의 사진(영정사진) 촬영 ▲반가운 몸짓(운동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해 관내 실버세대의 정서를 책임지고 있다.(*엔딩노트: 노인이 인생 말기에 죽음에 대비해 자신의 생각을 적어 두는 노트.)

김영종 구청장은 “굴곡진 삶을 살면서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어려웠을 관내 저소득 여성 어르신들이 「마음꽃이 피었다: 데스마스크 제작」을 통해 어쩌면 난생 처음으로, 자신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 볼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될 것 같다”면서 “할머니들이 가면 만들기로 얼굴 뿐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도 어루만져 지나온 세월이 남긴 상처를 모두 치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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