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햇빛 환한 숲속

김근당

2022-03-25     성광일보

       햇빛 환한 숲속
                         김근당

 

목적지에 가기 전에 우리는
햇빛 환한 숲속
짚은 그늘 밑에서
점심을 먹었다

맑은 냇물 흐르는 개울가
소나무 아래였다

무성한 솔잎들은 그물처럼
햇빛을 가리고
그물코를 빠져나온 햇살들이
흐르는 물에 
은어 떼로 파닥였다 

물가 풀잎들의
싱싱한 손을 흔들며
걸어오는 바람의 얼굴

비늘 반짝이는 은어를
풀잎에 꿰어
어깨에 메고 오는 
그들의 환한 웃음에 우리는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리고

신비로운 쟁기로 갈아엎는 
마음의 이랑마다
새롭게 열리는 세상

우리들의 이야기는 
꿈의 날개를 달고
여름 나라로 날아가고 있었다

김근당

시인, 소설가
성동문인협회 소설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