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준비
상태바
월동준비
  • 강서양천신문사
  • 승인 2018.11.16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의학칼럼

이대희 원장유림한의원

“부모님 댁에 보일러 놔 드려야 겠네요”라는 광고가 있다. 겨울을 준비하기에 집안의 보일러가 걱정이라면 겨울을 맞이하기에 허리의 보일러를 잘 챙겨야 할 때가 왔다.

차가운 가을, 아니 이제 가을을 지나 겨울로 향하는 길, 거리 곳곳에서 두터운 패딩코트 차림의 사람들을 보는 게 낯설지가 않다. ‘아 나도 패딩입고 올 걸’ 하는 마음이 드는 출근길이다. 너무나 빨리 다가온 추위라 다들 약간은 당황스럽고 바쁠 것이다.

겨울 준비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건강관리 또한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허리가 좋지 않은 분들은 11월이 아주 중요한 계절이다.

허리의 월동준비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긴 겨울 동안 내 몸의 기둥인 허리가 잘 작동하느냐 아니면 앞으로 다가올 3개월, 길게는 4개월에 이어지는 겨울동안 고장 난 보일러 고치듯 병원을 들락날락할 것인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기온이 떨어지면서 급성 요추염좌로 한의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찬바람이 불면서 뻣뻣해지는 허리가 방심하다가 요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날씨가 쌀쌀해지는 계절이면, 특히 11월에 접어들면 환자들에게 꼭 미리 주의를 주곤 한다. “추위가 오기 전에 허리 월동 준비하세요”라고.

따뜻한 계절에는 “겨울 오기 전에 미리 운동하시고 허리 힘을 키워 두세요”라고 말씀드리지만, 혹 바쁜 일상에 지나쳐 지금처럼 추워지기 시작해서 “허리가 시리고 무지근하거나 안 좋다 싶은 반응이 한두 번 오면 꼭 11월 중에는 오셔서 한겨울 추위가 닥치기 전에 허리를 좀 보강하세요”라고 말씀드린다.

우리 몸의 보일러라 할 수 있는 양의 기운이 응집되어 있는 허리가 고장나거나 약하게 되면 가벼운 요통으로 시작해서 결국 잘 움직이지 못하는 지경이 되기도 하는데 허리가 몸의 기둥이라 하는게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요통에 열 가지가 있으니, 신허, 담음, 식적, 좌섬, 어혈, 풍, 한, 습, 습열, 기를 원인으로 하는 십종요통이 있다고 하였다. (腰痛有十 : 有食積, 有挫閃, 有瘀血, 有風, 有寒, 有濕, 有濕熱, 有氣, 凡十種 )

요통이라 하여 단순히 허리가 아픈데 각각의 원인과 증상에 따라 10여 가지로 나누어 놓고 치료를 했으니 한의학에서 얼마나 요통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또 치료해 왔는지 알 수 있다.

침과 물리치료로 통증을 제거하는데, 더해서 한약으로 식어 있는 허리의 기운을 보강하고 따뜻하게 온기를 불어넣어주고, 추나요법으로 척추를 정렬하고 관절과 인대에까지 오게 된 불균형을 잡아주고 경락과 기혈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준다면 그제야 내 몸의 기둥인 허리가 겨울 맞을 준비가 되었다고 하겠다.

거리도 마음도 쓸쓸하고 차가워지는 계절이다. 마음이 서늘해지기 전 몸을 좀 데우고 튼튼하게 한다면 왠지 더 추울 것 같은 올해 겨울도 잘 버텨낼 수 있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