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여행법(무라카미 하루키)
상태바
하루키의 여행법(무라카미 하루키)
  • 서울로컬뉴스
  • 승인 2018.12.13 1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18.12.13

@김광부

“나는 여행지에서는 쓰기를 잊어 버리려고 한다(중략). 카메라 같은 것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여분의 에너지를 가능한 한 절약하고,  그 대신 눈으로 여러 가지를 정확히 보고,  머릿속에 정경이나 분위기,  소리 같은 것을 생생하게 새겨 넣는 일에 의식을 집중한다.  호기심 덩어리가 되는 것이다.

어쨌든 그때그때 눈앞의 모든 풍경에 나 자신을 몰입시키려 한다. 모든 것이 피부에 스며들게 한다. 나 자신이 그 자리에서 녹음기가 되고 카메라가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 저(著) 김진욱 역(譯) 「하루키의 여행법」 (문학사상사, 5-6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 작가 중의 한 사람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여행이 나를 키웠다”  고 말할 정도로 유달리 여행을 좋아합니다. 그는 여행을 하면서 특별한 것을 보고 먹고 느끼는 것을 즐기지 않습니다.

대신 여행의 순간순간에 느꼈던 감정을 기억하는 데 온 마음을 집중합니다.  온몸으로 받아온 것이라야 글을 쓸 때도 살아있는 글이 나오듯이,  그때의 그 느낌 그대로의 아우라(Aura)를 마음에 새기는 것을 여행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둡니다.

유홍준은 그의 유명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1」 (창비, 334쪽)에서 여행 답사의 본질에 대해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답사의 초보자들은 이름난 정자에 다다르면 정자의 건물부터 유심히 살핀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답사라고 생각하는 습성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건물이 아니라 위치이니 정자의 누마루에 걸터 앉아 주변을 조용히 둘러보는 맛, 그것이 본질인 것이다.” 여행의 멋은 “나 여기 왔다” “남는 것은 사진 밖에 없어!” 하며 도장을 찍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물소리,  바람 소리,  뺨에 부서지는 햇살.  그것을 벅차게 느꼈던 ‘맛’ 에 있습니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시8:1)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