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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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상식
  • 강서양천신문사
  • 승인 2019.09.2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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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이대희 원장유림한의원

「날이 저문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면 한잔해야지

붉은 얼굴로 나서고 싶다…

 

이시영 <바람이 불면> 중」

 

 

이시영의 시가 생각나는 날이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접어드는 9월 퇴근길 바람이 시원하게 닿는다. 바람이 불면 나는 내 주변의 텅빈 공간을 느낀다. 평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던 그 공간에 바람이 불면 하나하나의 입자로 변해 내 볼에 닿는 것을….

그래서 내가 고작 이 세상의 일부임을 마치 바람의 한 입자처럼 나 역시 이 넓은 공간을 채우고 있는 세상의 일부임을 하나의 입자임에 지나지 않음을 느낀다.

 

차가운 바람이 어깨를 스치기 시작하는 가을이다. 따뜻한 공기에 잘 돌아가던 온 몸 관절들이 차가운 기운에 조금씩 삐그덕 삐그덕 거리기 시작한다. 추석 명절을 뒤로 여러 가지 이유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총총 내원하셨다.

 

동의 보감에서는 어깨 통증의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영추에서는 폐와 심에 사기가 있으면 양쪽 팔꿈치로 흘러간다고 하였다. ○팔을 굽혔다가 펴지 못하는 것은 힘줄에 병이 생긴 것이고 폈다가 굽히지 못하는 것은 뼈에 병이 생긴 것이니 병이 뼈에 있으면 뼈를 보호하고 힘줄에 병이 있으면 힘줄을 보호해야 한다.<영추> ○술을 많이 먹는 사람은 목덜미가 붓고 팔이 아픈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열은 주로 상초에 있는데 술로 인해 상초에 있는 열이 깨끗하게 없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 있게 되니 담연이 생기고 그것이 몰려서 목덜미와 팔로 돌아다니게 되면서 붓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프게 된다.<직지> ○팔이 풍, 한, 습의 침범을 받거나 잠을 자면서 이불 밖으로 손을 내놓아서 한사의 침범을 받으면 팔이 아프다. 그리고 어린이 어머니가 팔을 어린이에게 베어 주었다가 풍한에 상해도 역시 팔이 아프다. 한사로 아픈데는 오적산을 쓰고 풍사로 아픈데는 오약순기산을 쓰며 습사로 아픈데는 견비탕에 창출과 방기를 넣어서 쓴다.<의감> ○기혈이 잘 통하지 못하여 팔이 아픈데는 강황산, 서경탕을 쓴다. ○풍습으로 팔이 아픈데는 활락탕을 쓴다. ○칠정으로 팔이 아픈데는 백개자산을 쓴다. ○팔과 어깻죽지가 아픈데는 오령지산을 쓴다. ○손발이 다쳐서 부러져 아픈데는 응통원을 쓴다.(肩臂病因 靈樞曰 肺心有邪其氣 流于兩肘 ○手屈而不伸者 其病在筋 伸而不屈者 其病在骨 在骨守骨 在筋守筋<靈樞> ○酒家之癖 多爲項腫臂痛 盖熱在上焦 不能淸利故醞釀 日久生痰涎 聚飮氣流走於項臂之間 不腫則痛耳<直指> ○臂爲風寒濕所搏 或睡後手在被外爲寒邪所襲遂令臂痛 或乳婦以臂枕兒傷於風寒亦致臂痛 寒痛宜五積散(方見寒門) 風痛宜烏藥順氣散 濕痛宜蠲痺湯(竝見風門)加蒼朮酒防己<醫鑑> ○氣血凝滯臂痛 宜薑黃散舒經湯 ○風濕臂痛 宜活絡湯 ○七情臂痛 宜白芥子散 ○臂胛痛 宜五靈脂散 ○折傷後手足痛 宜應痛元)

 

충돌증후군, 석회화건염, 상완이두근건염, 점액낭염, 오십견 등 여러 가지 어깨 질환이 있지만 한의원에서는 다양한 병인으로 분석을 하고 그에 맞춰서 치료를 한다. 내원하셔서 침치료를 통해 치료를 받으시고 그래도 미진한 면이 있거나 혹은 침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시는 분들이라면 풍, 한, 습과 같은 병인에 맞는 처방과 함께 추나 치료를 받는다면 고질적인 어깨 통증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새벽의 찬 기운과 어깨 통증으로 잠을 깨서 뒤척인다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퇴근길, 바람이 분다. 이시영의 싯구처럼 오늘은 퇴근길 바람에 편안한 이와 더불어 한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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