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목욕이 하고 싶다
상태바
장애인도 목욕이 하고 싶다
  • 동대문신문
  • 승인 2017.01.24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급격한 시대적 변화 속에 인간은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무한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수많은 욕구 중 가장 기본적인 욕구로는 '의·식·주'의 해결이 있습니다. 의·식·주는 장애 유무를 막론하는 인간의 기본권으로 사회생활의 필수적인 요소일 것입니다.

하지만 세월의 변화 속에 의·식·주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어 가면서 또 다른 욕구 즉, 건강과 외모꾸미기에 대한 욕구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중요한 욕구로 2000년대 들어서는 매스컴에서 남발되는 건강 프로그램과 외모 지상주의 등 남·여를 불문하고 건강염려증과 외모지상주의가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에 걸 맞는 건강유지와 돈을 벌기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은 건강과 외모꾸미기에 가장 기본이 되는 목욕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의 60~70%는 경제활동을 영위하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관내에 평범한 사람들처럼 샤워시설과 욕조를 갖추고 삶을 영위하는 장애인이 얼마나 될 까요?

"장애인 옆에 가면 너무 냄새가 나", "왜 씻지를 않는 걸까?"라고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말합니다. 심지어는 거동이 불편하여 스스로는 씻을 엄두조차 못하는 중증장애인들은 가족조차 외면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더구나 홀로 사는 독거 중증 장애인들은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할까요?

현실은 장애로 인해 불편한 육체와 혈액순환에 필수적인 반신욕이나 온탕을 수시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의 목욕봉사만을 받고 있습니다.

중증 장애인들은 불편한 몸으로 인해 자주 실수를 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씻을 수 있는 곳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지만, 공중목욕탕을 이용할 때, 비장애인들의 흘끔거리는 시선과 장애인 옆자리를 피하는 사람들을 견뎌가며 목욕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입니다.

때문에 서울의 여러 구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 전용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이런 가슴 아픈 장애인들의 현실을 감안하여 관내에 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들만의 목욕시설을 갖추고자 부단한 노력을 하였으나 최근 준공된 청계천로 다사랑행복센터에는 장애인 전용 목욕탕이 설계로만 끝이 나 목욕을 자유롭게 하고자 했던 동대문구 중증장애인들이 꿈꾸던 소박한 희망은 흔적조차 없어졌습니다.

흔히들 21세기는 찾아가는 복지, 맞춤형 복지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동대문구 또한 장애인 복지증진을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 자존심의 기본이 되는 씻고자 하는 욕구조차 해결 할 수 없는 현실이 과연 맞춤형 복지서비스라 할 수 있을까요?

다가오는 구정!

아마도 비싼 요금을 들여서라도 모텔 등으로 가서 목욕을 하고 설을 맞이하는 장애인들이 동대문구에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원하는 깨끗한, 보기 좋은 외모를 장애인들 또한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야 말로 한 인간의 자존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말로만하는 복지 보다는 실생활에 맞는 복지, 장애인의 기본권이 보장되는 안락한 복지를 원합니다.

장애인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목욕탕은 언제쯤 만들어 질까요?

 

동대문구장애인단체연합회 회장 장금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