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가족과 함께하는 ‘지붕 없는 박물관 성북동'
상태바
수험생 가족과 함께하는 ‘지붕 없는 박물관 성북동'
  • 김영미 기자
  • 승인 2019.11.14 0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북동 지도 / 조감도=성북구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최근 개인 SNS 등에 올린 수험생 응원영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한양도성 구간 중 주변 경관이 가장 뛰어난데다가 동네 그 자체가 ‘지붕 없는 박물관’에서 우리 근현대의 역사문화 유산이 가득해 오감만족 나들이를 추천했다. 

첫 번째는 심우장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만해 한용운 선생이 일제 강점기인 1933년에 지은 집으로 당시 조선총독부를 등지고 북향으로 터를 잡았다. 만해의 글씨, 연구 논문집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 교과서 속에서 만났던 만해 한용운의 삶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혜곡 최순우 옛집도 빠질 수 없다. 제 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하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데 평생을 바친 혜곡의 안목과 손길이 배어있는 옛집이다. 혜곡은 1976년부터 이 집에 머물면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와 같은 아름다운 글을 집필했다. 잠시 혜곡의 눈을 빌어 ‘성북동 골목담장에 기대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성북구립미술관도 빠지면 섭섭하다. 서울시 최초의 구립미술관으로 11월 24일(일)까지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기획전시 '존재와 공간'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김환기, 변시지, 장승업, 김광균, 김광섭, 박태원, 이태준, 조지훈, 윤이상, 전형필, 최순우, 한용운, 김중업 등 성북(城北)이라는 공간 속에서 한 시대를 공유하며 한국 근현대 문화예술계를 이끌어온 57인의 문화예술인들을 한 자리에 아우르는 전시다.

관람을 마치고 미술관 옆 한옥카페 ‘수연산방’에서 차 한 잔 하는 것도 좋다. 이곳은 원래 상허 이태준 고택으로 상허 선생이 1933년부터 살던 집이다. 당호를 ‘수연산방’이라 짓고 문학작품 집필에 전념하여 한국 근대 문학을 이끌었다. 현재는 그의 후손이 한옥카페를 운영 중이다.

길상사도 성북동의 아이콘이다. 종교시설이지만 이곳에서 종교를 이야기하는 이는 드물다. 평생 무소유를 실천한 법정스님 그리고 법정스님의 법문에 감동해 자신의 전 재산을 기증한 길상화의 스토리는 종교를 초월해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오히려 큰 것을 얻는 비움의 가치를 깨닫게 만든다. 성모상을 닮은 관음보살상도 눈여겨 볼만하다.

성북동은 한양도성 탐방의 출발점이기하다. 도시지역 구간이 끝나자마자 펼쳐지는 북악산과 굽이굽이 이어지는 성곽으로 한양도성의 구간 중 가장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북악하늘길 진입로에서 성북동 일대를 둘러보면 그 많은 부호들이 왜 강남스타일이 아닌 성북동스타일을 고집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역사문화유적 외에도 골목골목마다 독특한 이력이 담긴 멋집, 맛집이 가득해 성북동은 혼자여도 좋고, 둘이여도 좋고, 모두여도 좋다” 면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그간의 긴장을 풀고 가족, 친구와 문화생활을 즐기며 홀가분한 시간을 누리고 미래를 계획하는데 수많은 근현대 문화예술인이 활동한 성북동에서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