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약자, 암환자, 장애인, 청소년 스트레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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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약자, 암환자, 장애인, 청소년 스트레스도
  •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 승인 2016.11.0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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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수락산, 불암산에서 치유하다

산림치유지도사 방에스터‘산림치유모임’

1898년, 아내의 장례식에서 한 사내가 경찰에 붙잡혔다. 은행 회계원으로 근무하다 횡령죄가 적용되어 재판을 받던 중 도주했던 사내다. 삶의 의미가 오직‘가족’이었던 그는 아내가 숨지자 모든 걸 포기하고, 감옥에서 자살까지 시도했다. 그때 어린 딸을 위하여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오 헨리의‘마지막 잎새’이다. 거센 바람에도 까딱하지 않는 굳건한 마지막 잎새는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 이제 담쟁이 잎이 새빨갛게 새봄을 부른다.

노원의 어깨가 되어주는 수락산과 불암산이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왕성한 생명들을 갈무리해 새봄을 준비하는 것이다.

한해 동안 수락산에서 생명의 기운을 오롯이 호흡했던 이들이 있다. 수락산 벽운계곡에서 방에스터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 ‘산림치유’과정을 보낸 이들이다. 햇빛, 음이온, 피톤치드 등 숲이 주는 치유인자를 이용하여 봄부터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왔다.

숲속에 떨어져 있는 것들을 하나 골라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젊은 시절 남편에게서 받은 반지가 생각난다.”며 보라색 열매를 단 작살나무를 고르기도 하고, 빨갛게 물든 감나무 잎을 골라 “화려하게 장식하는 삶”을 기원하기도 한다. 구멍이 난 왕버즘나무 잎은 막내딸을 시집보낸 허전한 마음을 닮아 또 소중하다.

그렇게 같은 것을 고른 이들이 그날의 짝이 되어 한주간의 이야기도 나누면서 숲속을 산책하고, 마주 손을 잡고 기공체조도 했다.

퇴직 공무원인 김정기씨는 아내와 손잡고 매주 수요일이면 수락산 산림치유모임에 참석했다. “노원에서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해봤는데 이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너무 알려져서 사람들이 몰리면 내가 낄 틈이 없어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홍보했다.

산림치유 모임은 요일에 따라 ▶어르신 낙상예방 및 면역력 증진 ▶병후회복기 ▶대사질환예방 ▶스트레스 완화 모임이 따로 운영된다. 주말에는 뿐만 아니라 단체활동도 신청을 받아 진행한다. 예약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2월까지 진행된다. 서울시 시범사업으로 노원구에서 시작해 양천, 강동구에도 전파되었다.

“음이온이 체내에 흡수되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피를 맑게 하면서 피로회복, 그리고 신경안정에 큰 효과를 준다. 그래서 음이온을 공기 중의 비타민이라고 하는데 숲 속 물길을 따라 걸으면 음이온 샤워를 하는 것이다. 새벽 6시, 조금 서늘할 때가 제일 좋다.”

온몸이 종합병원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중년에 들어서면 목, 어깨, 허리가 성하질 못한다. 그렇게 한번 병마가 몸을 지나가면 그때서야 번쩍 정신을 차린다. 그럼 숲으로 오라.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조용히 어깨를 만져주고 등을 쓰다듬어주면 몸도 마음도 편해진다. 그처럼 나무도 안아주고 이야기 들어주면 생기를 전해준다.

방에스터 산림치유지도사는 간호학을 전공하고 아픈 사람들을 돌보아왔다. 의학에 기대지 않고 내 몸이 힘으로, 자연의 기운으로 치유하는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산림치유를 공부했다.

방에스터 산림치유지도사는 함께 걸으며 내 몸 이야기뿐만 아니라 산속의 모든 생명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입술을 내민 벚나무의 숨구멍도 구경할 수 있다.

“숲에 오면 왜 편안해질까요? 우리가 옛날에 태어난 곳이지요. 자연이 생명의 고향입니다. 숲속에는 피톤치드와 음이온, 산소까지 가득해요. 따뜻한 날이면 피부도 숨을 쉴 수 있도록 많이 내 놓고 숲을 맞이하세요.”

숲이 잠잘 겨울이 되면 산림치유모임도 휴식에 들어간다. 방에스터 산림치유지도사도 휴식을 위한 남미숲 탐방에 나설 계획에 찬바람에도 설렌다.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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