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 주민들의 보물창고, ‘마주보고'는 어떻게 보물창고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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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동 주민들의 보물창고, ‘마주보고'는 어떻게 보물창고가 되었나
  • 성동신문
  • 승인 2020.08.1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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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위원회들의 희생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보물창고
코로나 여파로 현재 운영 상 위기
공익에 기여하는 부분 감안하여 시설, 세금에 대한 행정적 지원 필요
'마주보고' 카페에서 주민자치위원회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좌측부터 김석중 회장, 김성찬 부회장, 최돈분 부회장, 이재희 위원, 김영대 감사, 김영선 감사다.
'마주보고' 카페에서 주민자치위원회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좌측부터 김석중 회장, 김성찬 부회장, 최돈분 부회장, 이재희 위원, 김영대 감사, 김영선 감사다.

성동구 마장동 주민센터 앞에는 주민들을 위한 '보물창고'가 있다. 카페이자 커뮤니티공간인 '보물창고'의 이름은 '마주보고'인데, ' 주민들이 서로 마주보며 이웃간의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이 1500원일정도로 저렴한 것은 물론, 마주보고 수익금은 지역 불우이웃 돕기에 쓰일 뿐 아니라, 매달 카페 운영비를 뺀 수익금의 40%는 장학금으로, 20%는 저소득층 복지사업, 나머지 40%는 지역 자치사업을 위해 적립되어 '지역공동체형성'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는 공간이다. 

‘마주보고’의 역사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주보고'는 2013년 마장동이 행정안전부의 주민자치회 시범동으로 선정돼 마을기업형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을 운영하는 곳으로 차(茶)와 이야기가 머무는 만남의 장소로 개방된 곳이다. 

기존에 관 주도로 운영되었던 주민자치위원회는 18대 국회 관련법 제정으로 주민 주도로 바뀌게 되었고, '마주보고'(마장동 주민들의 보물창고) 가게는 서울시에서 운영된 주민주도 주민자치회 첫 번째 핵심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따라서 '마주보고'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운영되어져 왔는데, 놀라운 사실은 '마주보고'가 초기 성동구청에서 지원받은 동주민센터 앞 화단부지와 사업비 3,500만원 외에는 지원받은 것은 따로 없고, 7년동안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각출한 예산으로, 운영되어져왔다는 점이다. 2015년 11월부터 시작하여 5년 간 '마주보고'의 회계를 맡으셨던 김영선(47) 간사를 통해 구청의 예산지원 없이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올 수 있었던 비결과 현재의 운영상황을 여쭤보았다.

= '마주보고’는 구청의 예산지원 없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져 왔나요?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운영하는 데 어려움은 많았어요. 그동안 '마주보고'는 사회적 기업 형태가 아닌 주민자치위원회의 수익사업의 형태로 운영되어져 왔었거든요. 
일반적으로 사회적 기업이면 대표가 정해져 있는데, 저희는 공익을 위해 기여하는 카페이긴 하지만 주민자치위원회의 대표가 바뀌면 바뀌는 형태라 택하게 된 법인 형태였죠. 카페가 수익을 낸다는 게 일단 어려워요.(웃음) 
일반 프렌차이즈도 아니고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수익이 나서 그 수익사업을 가지고 복지사업한다는 것은 더더욱요,(웃음) 

그러나 어떻게 위원님들이 같이 노력해서 항상 수익은 나지만 전부 다 주민자치위원회원들이 다른 데서 드실 것을 여기 와서 모두 드시는 편이세요.

조금이라도 돈이 흘러가버리면 더 지원해줄 수 있는 아이들한테 지원을 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내 살림이다 생각하고 아끼시죠. 

저희 자치위원회님들은 아껴서 더 좋은 일 하자는 마음으로 최우선으로 마주보고 카페를 생각하세요. 필요하신 분들한테는 공간대여같은 것도 하는 식으로 운영하기도 했구요. 

결국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것은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안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모두의 희생이 있었다고 할 수 있죠. 

= 겪으셨던 어려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실 수 있나요? 최근 코로나 여파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많이 겪었던 어려움은 내·외부 시설적인 어려움이었어요.

'마주보고'가 2013년도에 조성되었으니 사실 햇수로 8년차, 내부나 외부나 노화가 됐어요. 작년이나 제작년이나 비가 새서 이용하시는 분들도 힘들었죠. 

자치행정과에서 지원을 해줘서 천장을 도배하는 식으로 해결은 했지만, 사실 노화가 된 부분이 아직 더 있거든요. 커피로스팅기계도 5년이상 쓰면 노화되잖아요. 열심히 지역행사를 해서 기계를 바꿨거든요. 
1500원 커피를 팔아 600만원 넘는 기계를 바꿨으니까요.(웃음) 

주민들이 저희를 생각하고 와서 해주시는데 계속 노화된 기계로 해선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바꾸는게 맞고, 바꿔야 주민분들도 좋아하시고 자주 오실 수 있고. 이런 부분들을 모두 주민자치위원회가 예산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서, '마주보고'가 지역공동체인만큼 노화되는 부분을 지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생각했죠.

또 담당직원들이 계속 바뀌면서, '마주보고' 관리적인 면이 정착이 안되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위원들이 보수를 받지 않고 그저 내 살림이다,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자치위원으로서의 활동도 해야 하다 보니 활동제약도 있고 한계가 어느 정도 있거든요. 

'마주보고'는 결국 지역공동체에 기여하는 살림인만큼 행정에서 행사때 자원봉사자분들을 보내준다는 식으로 도움을 주셨으면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담당직원들이 바뀌게 되면, 지속적인 무언가가 정착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코로나로 인해서 겪었던 어려움은 세금에 관련된 부분이었어요. 사실 현재 일하고 계신 분들에게 최저시급도 못드릴 때도 많은데, 세금은 할인이 없잖아요.(웃음) 

고용지원안정금에 지원요청을 냈는데도 그나마도 떨어지고. 2월부터 5월까지 문을 아예 닫아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어도 조그만 마을카페에서 마을을 위해 1년에 세금 내 200만원 넘게, 법인세 합치면 300만원 내야하죠. 

정소원 기자
정소원 기자

'마주보고'는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아니라 정말 마을을 위해 수익사업으로 인해 마을에 다시 수익을 돌려내는 사업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00만원의 수익을 내야 한다는 부분이 '마주보고'가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마주보고'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비결은 주민들의 '보물창고'로써 주민자치위원들과 마을주민들의 빛나는 공동체 정신, 희생정신이었다. 그러나, 공동체 정신, 희생정신으로도 충당이 안되는 현실적 부분에 있어서, '마주보고'가 수익사업형태일지라도 수익이 모두 공익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쓰이는 것을 고려했을 때, 행정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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