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과 경제 두 마리의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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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과 경제 두 마리의 토끼
  • 광진투데이
  • 승인 2020.12.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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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종/ 건국대학교 의과전문대학원 교수
장원종 교수
장원종 교수

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지 만 일 년이 지나가고 있다. COVID-19는 그동안 전 세계를 혼란 속에 빠뜨리고, 커다란 고통을 넘어 비극적인 결과들을 양산해 가고 있다. 인류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서 치료제의 개발과 백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어 전세계가 COVID-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여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기에는 수년에서 십여 년 이상의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데 최근 선보이고 있는 COVID-19 백신들은 개발 기간을 최소한으로 단축하여 이러한 상식을 깨고 있다. 지난 12월 2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이 영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고, 영국에서 12월 8일부터 접종이 시작되었다. 미국에서는 화이자의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늦어졌지만 지난 14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고,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이 18일 긴급승인을 받았다.

백신은 고전적으로 병원체 자체를 포르말린 등으로 처리하여 불활성화시킨 사균백신 형태로 개발하거나 독성을 줄이거나 없앤 약독화 생백신 형태로 개발해 왔다. 병원체 자체를 백신으로 개발하는 경우 면역원성은 높은 편이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병원체의 특정 단백질 등을 정제하거나 따로 생산하여 백신을 개발하거나 DNA 혹은 RNA 백신을 개발하기도 한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은 모두 세포 내에서 곧바로 단백질로 번역되는 mRNA 형태이다. 이들은 COVID-19 예방효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십만 명을 접종하는 가운데 몇 건의 알러지 반응과 같은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한편, 러시아와 중국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하였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 미생물학센터가 개발하고 있는 ‘스푸트니크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5형 (Ad5) 및 희귀종인 아데노바이러스26형 (Ad26)을 전달체 (벡터, vector)로 활용했다. 중국 캔시노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역시 Ad5에 전달체를 기반으로 한다. 이 두 국가는 먼저 백신을 승인하고 최종 임상에 돌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두 국가는 지원자들을 필두로 사람에게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며 방어능이 높고 부작용이 없다고 하지만, 정작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 시노백 백신의 경우 브라질에서 임상 3상 시험참가자 중 한 명이 사망하여 시험이 중단된 바 있다.

일부 과학자들이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백신이 면역 효과가 낮을 것이며,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백신은 저렴한 가격과 백신의 안정성 면에서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는 mRNA에 비해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냉장 조건에서 보관과 운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백신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는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하고, 모회사가 존슨앤드존슨인 얀센은 Ad26에 기반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핵산이 RNA로 이루어져 있어 핵산의 돌연변이가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최초 종간의 벽을 넘어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 COVID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는 지속적으로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감염자가 급증하고 그 원인이 전염력이 70%나 증가 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영국은 백신 접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월 14일 수도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을 사실상 전면 봉쇄했다. 영국 총리는 19일 ‘바이러스가 공격 방법을 바꾸면 방어 방법도 바꿔야 한다’며 COVID19 대응 단계를 신설 4단계로 상향하였다.

우리나라는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여 하루 1000명 전후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재생산지수는 1.1∼1.2로 알려져 있다. 이는 백신 접종이 언제부터 가능할지도 확실하지도 않은 국내 상황에서 현재 방역 수준을 유지할 경우 1000명대의 환자가 아닌 보다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방역 강화로 인한 불편함과 사회·경제적인 손실은 불가피하겠지만, 방역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제적인 조치로 감염확산을 조기에 막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는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을 고집하기보다는 영국처럼 보다 적극적인 방역체제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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