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문화원과 함께 하는 (사진으로 보는 성동 100년) - 제4회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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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문화원과 함께 하는 (사진으로 보는 성동 100년) - 제4회 집
  • 서울로컬뉴스 기자
  • 승인 2021.04.1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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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은 사회의 축소판! 물질의 풍요와 편리 담으며 집도 변화해오다
- 자연 깃들던 집, 불편함 개선돼 왔듯 집의 문화도 새 지향 논해야

코로나19의 시대에 집은 더욱 중요한 곳이 되었습니다. 집은 학교 교실이 되고, 재택 사무실로 변했습니다. 한때는 돌밥돌밥(돌아서면 밥, 돌아서면 밥)이란 말이 유행했습니다. 식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요리를 해 먹었죠. 이제는 배달이 대세가 되어갑니다. 생수가 나오기 이전 사람들이 “물을 누가 사먹어?” 하고 물었던 것과 비슷한 사례죠. 사람들은 집안을 뒤집어엎으며 인테리어를 새로 합니다. 집에서 나오는 1회용품 재활용품들이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이전의 집살이는 어땠을까요?

사진1. 김일상 제공 / 1978년경 / 행당동 대문앞에서
사진1. 김일상 제공 / 1978년경 / 행당동 대문앞에서

사진1은 대문입니다. 마당을 거쳐 들어가는 집은 한옥입니다. 땅의 기운을, 하늘의 변화를 겪으며 살았습니다. 당시 사람들의 꿈은 2층 양옥이었습니다. 사진2처럼, 베란다에는 꽃을 키우며, 옥상에서 빨래를 널었습니다. 벌과 나비들과 새들이 날아오고, 가을이면 귀뚜라미 울었죠. 사진3처럼 댓돌에 신발을 벗고, 대청마루에 올랐습니다. 여름에도 바람이 통하는 이곳은 나름 여름을 견딜 만했습니다. 문짝을 아직 동네 목재소서 짰을 시절입니다.

사진2. 신추자 제공 / 1982년경 / 행당동 그 시대의 꿈 양옥
사진2. 신추자 제공 / 1982년경 / 행당동 그 시대의 꿈 양옥

불편함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사진4는 집안에 있는 펌프인데, 우물보다 진화한 형태입니다. 두레박을 넣어 물을 길어올렸던 시절보다 펌프는 얼마나 편리한 물건이 될까요? 마중물을 한 바가지 붓고 손잡이를 움직이면 시원한 지하수가 올라왔습니다. 사진6의 쪽마루 위에는 물항아리가 있습니다. 갖고 다니기엔 무겁게 보이는데, 더 이전 시대엔 저런 걸 이고 우물가를 왕복했겠죠. 풍로는 바람을 불어 숯을 태워 밥을 하는 도구입니다. 전기밥솥이 없던 시절이니 밥하는 내내 눈을 떼서는 안 되던 시절입니다. 냉장고 대신 찬장에 몇 가지 반찬을 두고 있겠고요.

사진5는 성수1가동 쌍용아파트가 있던 곳의 1968년 풍경입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웬만한 집은 갖추고 있는 이 시대, 손빨래 하고, 빨랫줄에 거는 모습이 어느새 낯이 섭니다. 마지막 헹굼물은 옆의 텃밭에 줄게 분명합니다. 벽을 타고 올라간 줄 따라 호박이든 수세미든 오이든 자라나겠습니다. 사진7은 70년대 후반인데, 어느새 브라운관 티브이도 있고 전축도, 전기밥솥도 있습니다. 무척 편리해졌겠지만, 진화된 신제품이 나오면 우리는 저것들을 미련 없이 바꿀 것입니다.

사진8은 아들의 생일상을 차리고 가족이 축하를 해주는 풍경입니다. 부엌은 왼편이고, 위는 다락방, 오른편이 방입니다. 부엌서 요리를 하고, 바깥을 거쳐 방에 듭니다. 아이 넷쯤은 기본이던 시절. 엄마는 가족의 모든 생일을 집안에서 차렸을 것입니다. 사진9의 뒤편에 모기장이 보입니다. 전자모기향, 전자모기채 없이도 잠이 편안한 이유입니다. 형과 실컷 놀고 동생은 밤에 단꿈을 꾸겠죠. 사진10은 부엌의 아빠와 아기입니다. 우리의 물건들과 공간이 바뀐 만큼 우리의 문화도 바뀌어 왔겠죠? 집안일을 나누어 제각각 역할을 하겠죠? 집의 문화도 새 지향을 잡았겠죠? 집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니까요.

사진3. 김미자 제공 / 1973년경 / 하왕십리 댓돌과 대청마루
사진3. 김미자 제공 / 1973년경 / 하왕십리 댓돌과 대청마루
사진4. 이윤자 제공 / 1968년경 / 성수1가동 집안에 있던 펌프
사진4. 이윤자 제공 / 1968년경 / 성수1가동 집안에 있던 펌프
사진5. 한경자 제공 / 1980년경 허드렛 물로 키운 집밖 텃밭,
사진5. 한경자 제공 / 1980년경 허드렛 물로 키운 집밖 텃밭,
사진6. 이정자 제공 / 1950년대 / 행당동 풍로와 물항아리 시절
사진6. 이정자 제공 / 1950년대 / 행당동 풍로와 물항아리 시절
사진7. 한경자 제공 / 1976년경 실패를 이용하는 할머니 바느질
사진7. 한경자 제공 / 1976년경 실패를 이용하는 할머니 바느질
사진8. 이남순 제공 / 1986년경 부엌위 다락방
사진8. 이남순 제공 / 1986년경 부엌위 다락방
사진9. 임재옥 제공 / 1983년경 / 도선동 모기장과 창호지 문
사진9. 임재옥 제공 / 1983년경 / 도선동 모기장과 창호지 문
사진10. 이명순 제공 / 1986년경 곤로와 법랑 밥그릇
사진10. 이명순 제공 / 1986년경 곤로와 법랑 밥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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