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과 우리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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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과 우리의 교육
  • 성동신문
  • 승인 2021.06.0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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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경/동국대학교 글로벌어문학부 영어영문학과 4년
차문경/영어영문학과 4년
차문경/영어영문학과 4년

과거 한국에서는 크레파스나 수채화 물감을 사면 ‘살색’이라는 단어를 흔히 볼 수 있었다. 이 살색은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가지고 있는 살구색을 말하는데, 살색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피부색만 뜻하는 걸까? 미국의 흑인인권운동가, 도미니크 아폴론 씨는 자신의 피부색이 아닌 반창고를 붙일 때마다 슬픔을 느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반창고는 살구색이었고 자신의 피부색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이것을 보면, 인종에 따라서 살색에 대한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살색은 살구색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는 ‘한국사회의 인종차별 실태와 인종차별철폐를 위한 법제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설문조사 결과 이주민 10명 중 7명이 한국에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반 이상이 인종차별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주민들은 매체에서도 인종주의적 편견이 드러난다고 여겼다. 대중매체, 인터넷매체, 정부 발간물 등에서 이주민의 능력이나 성품을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이주민의 종교, 문화, 전통 등을 부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인종차별 인식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겠지만 그중 하나는 획일화된 교육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199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살색이라는 단어가 존재했다. 여기서 말하는 살색이란 우리나라 사람들의 피부색이었다. 이 당시에는 크레파스나 수채화 물감에서 살색이라는 색을 흔히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살색이 한국인의 피부색이라는 것을 흡수하며 자랐을 것이다. 이런 획일화된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타인종에 대한 넓은 마음가짐을 가지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 사회도 변화의 움직임이 보였다. 살색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청원이 들어와 2000년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연주황으로 바꾸었다. 또한, 연주황은 어려운 한자말이어서 더 쉬운 한글로 바꿔 달라는 초등학생의 요청이 들어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살구색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그러면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프랑스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은 2020년 6월, 하얀 피부를 강조하는 화이트닝 용어를 금지하고 브라이트닝 등의 표현으로 바꾸었다. 또한 미국 크레용 업체인 크레욜라는 24가지 피부색을 표현한 크레용을 오는 7월에 곧 출시할 계획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많고,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개성이 있다. 그러나 사회는 우리의 다양성을 일부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획일화된 교육과도 관련되어 있다. 우리는 어떤 것을 보고 배우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생각이 달라지고, 우리의 삶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양한 인종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인종과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교육과 함께 사회적으로도 인종과 문화적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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