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도시 속, 정겨운 마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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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도시 속, 정겨운 마을 만들겠습니다"
  • 동대문신문
  • 승인 2022.01.1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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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삶 바뀌는 '도시재생' 추진, 살고 싶어 하는 동네 조성

interview - 제기동 감초마을 주민협의체 대표 차영덕

 
변화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도시 곳곳에는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재개발은 곧 아파트 건설을 의미하는 단어로 인식되고 있다. 아파트 건설은 보다 깨끗한 주거환경을 갖추지만 어릴 적 기억의 동네를 전부 잊게 만들며, 이웃들도 대부분 흩어지기 마련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종종 재개발이 무산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70~80년대 지어진 낡고 오래된 집들로 형성된 제기동 67번지 일대도 재개발을 시도했지만 2013년 재개발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이 지역은 분명 낙후된 곳이기에 '도시재생'이 필요했다. 이에 2018831일 국토부는 이곳을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역으로 선정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낡은 주택시설 보수로 주거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어 도시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 또한 정부는 이러한 과정들을 관 주도가 아닌 주민들이 직접 주도해 주민들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마을을 꾸미고, 주민들이 주가 되어 함께 발전시키는 마을을 만들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정부는 3년간 총 125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제기동 67번지 일대는 한약을 지을 때 꼭 들어간다는 약초인 '감초'의 의미를 더해 주민협의체는 '감초마을'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제기동 67번지 일대는 도심지역이라 감초는 재배되지 않지만, 동네 인근에는 우리나라 최대 한약 유통단지인 서울약령시장이 인접해 있어 '감초마을'이라는 이름이 더욱 잘 어울리는 동네이다.

지금까지 재개발은 아파트를 짓는 건설업체 주도하에 이뤄졌었다. 건설업체는 재개발 조합이 공간을 설정해 주면 관련 법에 맞도록 건물과 공원 등을 디자인해 건설해 준다. 하지만 감초마을은 재개발이 아닌 도시재생이기에 전문 건설업체도 없고, 오직 주민들이 도시를 디자인해서 가꾸어야 했다.

이를 위해 감초마을 주민협의체(대표 차영덕)는 오직 삭막한 도시 속 정겨운 마을을 만들어 살고 싶어 하는 동네로 만들자는 '우리동네살리기'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그 첫 번째로 주민 소통을 위해 어린이들부터 노인들까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주민사랑방(앵커시설)을 조성하기로 하고 125억원의 예산 중 약 85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상 5층 규모(998.78)로 건설을 준비 중이다. 주민사랑방은 도서관, 현장지원센터, 경로당, 다목적실, 마을카페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낙후된 도시재생을 위해 노후화된 주택개량지원사업을 추진해 1~3차분 78가구가 사업을 완료했다. 주택개량지원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주택을 새롭게 고친 지역 대상 주민들은 "오래되어 언젠가는 고치려고 했는데 도움을 주셔서 말끔하게 고치게 돼 감사하다"며 큰 만족감을 표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속에서도 공동체활성화 및 주민역량강화 사업으로 20198, 20206, 20217건 등을 추진했으며 보행안전시설 설치 추진 범죄(보안등)안전시설 설치 화재안전시설 설치 추진 감초 마을마당 조성 완료 등의 사업을 펼쳤다.

아울러 이러한 다양한 사업 속에서 감초마을이 추구하는 정겨운 마을을 만드는 사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특히 캘리크라피, 언어교류, 집수리스터디, 제기톡톡 원룸모임, 효성트럼프아파트 주민모임, 감초마을 봉사단 등 모임 지원을 통해 삭막한 도심 속 주민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감초마을 차영덕 대표는 "재개발이 되면 그동안 함께 살았던 이웃들은 대부분 헤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정겹게 지냈던 동네 모습도 기억 속에 저장된 추억으로만 남게 된다. 하지만 감초마을은 우리 지역 주민들이 영원히 기억되고 싶은 동네로, 기억 속 저장된 추억이 아닌 현실 속 추억으로 남도록 동네 보존을 위해 도시재생 하는 것"이라며 "삭막한 아파트가 아닌 이웃들이 함께 생활하며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살고 싶어하는 마을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감초마을은 지난 3년간 정부의 도움을 받아 도시재생을 위한 마중물 사업을 마쳤다. 마중물 사업 중 가장 크게 역점을 두었던 앵커시설인 주민사랑방이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주민 소통을 강조했던 차영덕 대표는 지난 3년간 마중물 사업을 이끌어 왔지만, 감초마을은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차 대표는 "마중물 사업을 통해 도시재생의 기틀을 마련했다면 앞으로 주민사랑방을 통해 우리 감초마을이 주민협의체로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도시재생을 위해 짧게 뭉쳤던 감초마을이 아닌 우리 지역 모든 주민들이 100년의 삶을 기억하는 감초마을 조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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